명품 매장에서 빈티지를 파는 기이한 현상 이해하기.
얼마 전 발렌티노는 빈티지 스토어와 협업해 빈티지 발렌티노 의류를 판매하고 구매할 수 있는 ‘발렌티노 빈티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발렌티노의 귀한 컬렉션들이 새로이 발견되고 정제되며, 재해석되길 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소장 중인 발렌티노의 의류는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 신청이 가능한데, 빈티지 스토어를 선택하여 소장 중인 발렌티노 빈티지를 들고 찾아가 제품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위탁 판매 금액을 협의한 후, 책정한 평가액에 상응하는 크레딧을 제공받는 식이다. 2022년 1월부터는 다른 사람이 내놓은 빈티지 발렌티노를 구입할 수도 있으니 다음 매장들을 참고하길. 밀라노 ‘마담 폴린 빈티지’, 밀라노 몬테나폴레오네 매장, ‘뉴욕 빈티지 Inc’, 소호 뉴욕 매장, LA ‘레저렉션(Resurrection)’, 베벌리힐스 매장, 시부야 ‘라일라 토키오’, 오모테산도 매장이다. 한편 장 폴 고티에는 자체적으로 자신의 빈티지 의류를 수집해, 판매를 시작했다. Y2K 패션 트렌드의 가장 큰 수혜자인 그들은 시대의 변화를 빠르게 캐치하고, 변화에 대응한 것. 고티에의 웹사이트에 가면, 2004년 코르셋 줄무늬 티셔츠가 350유로, 1994년 롱 참 네크리스는 180유로에 살 수 있다. 단, 제품이 하나뿐이니, 고민할 시간은 얼마 없을 듯. 새 것을 만들어내는 일보다 더 수고로운 이 일을 행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하이패션 브랜드의 숙제처럼 되어버린 지속가능한 패션을 실천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행함으로써 자신들의 역사를 재정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지속가능한 소비에 동참하길.
- 패션 에디터
- 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