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사이를 거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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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중심에서, 11월에 봐야 할 전시 3편.

ALEXANDER CALDER, UNTITLED, 1963, SHEET METAL, WIRE, AND PAINT, 29″ X 57″ X 24″ (73.7 X 144.8 X 61CM) © 2021 CALDER FOUNDATION, NEW YORK / ARTISTS RIGHTS SOCIETY(ARS), NEW YORK / SACK, SEOUL.

ALEXANDER CALDER, UNTITLED, 1970, GOUACHE AND INK ON PAPER, 43-1/4″ X 29-1/2″ (109.9 °X 74.9CM) 45-3/4″ X 31-7/8″ X 2-1/4″ (116.2 X 81 X 5.7CM) © 2021 CALDER FOUNDATION, NEW YORK /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SACK, SEOUL.

1 <칼더>

기하학적 구조의 모빌로 유명한 알렉산더 칼더의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개인전 <칼더>가 개최된다. 금속과 철사로 제작한 모빌 ‘Untitled’ (1969), ‘Untitled’(1963)는 물론 워싱턴D.C.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외관에 설치되기도 한 높이 10m에 달하는 금속 스테빌(움직이지 않는 모든 조각) ‘Les Arêtes de poisson’(maquette, 1965), 칼더가 두 달 동안 인도를 여행하며 제작한 독립형 조각 ‘Franji Pani’(1955)도 만날 수 있다. 대중에게는 덜 친숙하지만, 칼더의 작업 전반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 종이 작품 8점을 중심으로 전시된다. 특히 1960년대와 1970년대 제작된 잉크와 구아슈 작품은 다채로운 색감의 배경 위 역동적인 검은색 선, 나선형과 기하학적 도형 등의 요소가 특징. 옅은 회색과 노란빛의 몽환적인 바탕과 대비되는 원형과 초승달 모양을 그린 유화 ‘The Black Moon’(1964) 또한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작품이다. 페이스갤러리에서 11월 20일까지.

KG/P 138/00, KATHARINA GROSSE, UNTITLED, 2019, WATERCOLOR ON PAPER, 119 X 89CM; 46 3/4 X 35IN, UNIQUE. COURTESY OF KÖNIG GALERIE BERLIN / LONDON / SEOUL, 사진 안천호.

2 <거품의 뭉그러진 가장자리에서>

강렬한 색채와 빛, 그리고 캔버스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작업을 복도, 계단 등의 공간으로 확장시키는 대담함, 이로써 제시하는 ‘설치적 회화’. 지금 독일 출신의 예술가 중 가장 주목해야 하는 예술가 중 한 명, 카타리나 그로세를 설명하는 문장이다. 카타리나 그로세의 서울 첫 개인전 <거품의 뭉그러진 가장자리에서>는 작가가 종이 위에 수채와 아크릴 물감을 활용한 ‘Wet on wet’ 기법으로 완성한 신작 14점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신작에선 활기 넘치고 희망차기도 하며, 우울하고도 불안한 듯 보이는 색상이 교차하고 모세혈관, 나뭇가지, 소용돌이 등의 형태가 복잡하게 뒤섞여 있다. 언뜻 ‘색채 명상록’과도 같이 다가오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이번 신작을 작업하며 ‘오늘날 회화가 여전히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자문하고 새로운 방식을 고안했다고 전한다. 색과 빛으로 사유를 연결 짓는 그가 깊이 몰두하는 회화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쾨닉 서울에서 11월 21일까지.

박웅규, DUMMY NO.61, 2021, 종이에 안료, 200X103CM (215X118CM)

3<트랜스포지션>

오랜 시간 현대미술에서 늘 문제가 되어왔던, 그러나 최근 더 복잡하게 논의되고 있는 ‘몸’을 주목한 전시다. 박웅규, 이유성, 무스퀴퀴 치잉, 케이트 쿠퍼, 쿨 매거진 등 국내외 작가 5팀이 참여하는 기획전 <트랜스포지션>은 작가들이 현재의 문화 안에서 신체가 재현되는 방식을 재고하고, 신체의 한계와 특성을 시각적으로 재해석하며, 나아가 특정 신체를 바라보는 부정적 인식에 개입하고 교란하는 작업을 제시한다. 전위로도 번역되는 ‘트랜스포지션’은 경계를 가로지르며 횡단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시선을 전환할 때 비로소 겪게 되는 통찰의 경험과 영상, 조각, 사진, 회화 등 작가들의 다양한 매체적 시도를 강조하기 위해 채택된 제목이다. 자기 자신과 갈등하는 신체를 형상화한 케이트 쿠퍼의 비디오 작품 ‘Infection Drivers’(2018), 돈벌레에 대한 세 가지 시선을 담은 박웅규의 회화 작품 ‘Dummy No.61’(2021) 등을 만날 수 있다. 아트선재센터에서 12월 12일까지.

피처 에디터
전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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