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es on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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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으로 말하는 시대. 감정을 전달하는 아이 포인트 메이크업.

꽃무늬 매시 톱은 Ganni, 이어커프는 Roaju, 링은 Vasey 제품.

번져도 괜찮아, 모노 아이 

칠흑처럼 검게 칠한 눈매만큼 쿨한 아이 메이크업이 또 있을까? 블랙 라이너와 마스카라는 스트리트 시크를 가장 손쉽게 완성해주는 최적의 도구다. 빅토리아 베컴과 에트로, 짐머만의 공통점은 블랙 펜슬 아이라이너로 어퍼라인과 언더라인의 점막을 빈틈없이 메운 뒤 마스카라로 속눈썹을 풍성하게 연출했다는 점. 그런데도 부족함을 느낀 걸까? 톰 포드는 거대한 인조 속눈썹을 붙여 어지간한 다크서클보다 짙고 두터운 그림자를 모델의 눈 밑에 드리웠다. 중요한 건 오랜 시간 공들인 듯 정교하고 날카롭게 그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 “라인이 다소 빼뚤게 그려지고, 마스카라가 살에 찍혀 묻어나도 수정하지 마세요. 번져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쿨하고 퉁명스러운 ‘츤데레’ 매력을 발산할 수 있으니까요. 피그먼트가 녹아 내리면 더욱 좋아요. 밤새 클럽에서 논 것 같은 스트리트 감성의 탁한 눈매가 연출되거든요!” 화보 촬영 현장에서 모델의 눈 밑에 스친 마스카라를 그대로 방치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영의 말이다. 천편일률적인 아름다움보다는 당당한 자기 표현이 중요해진 시대. 자, 이제 모노톤의 아이 메이크업으로 밋밋한 얼굴에 에지를 주는 일만 남았다.

검정 원피스는 Venecy, 목걸이는 Roaju 제품, 페이턴트 베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눈썹으로 분위기 역전 

백신 접종으로 끝이 날 줄 알았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마스크 착용으로 눈매가 부각된 시기. 매일 똑같은 눈썹으로 지내왔다면 생각을 달리해보자. 대담하고 실험적인 눈썹이 급부상했으니까! “틱톡과 레드카펫, 런웨이만 보아도 알 수 있죠.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눈썹 트렌드가 등장하잖아요? 눈썹결을 바꾸고 풍성해 보이도록 교정하는 눈썹 펌이나 스크루 브러시에 비누를 발라 눈썹을 위로 향하게 하는 솝(Soap) 브로, 반짝이는 펄 섀도를 이용한 디스코 브로 등 다양한 브로 메이크업이 시도 때도 없이 소개되고 있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수연의 설명이다. 가파르게 치켜올린 가느다란 일자 눈썹으로 등장한 칸 필름 페스티벌의 벨라 하디드와 파스텔 핑크와 퍼플 컬러로 눈썹을 염색한 리조, 연인 던과의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눈썹 위에 하트 모양의 주얼 스티커를 붙인 현아가 좋은 예. 돌체&가바나, 발망, 장 폴 고티에 쇼에 선 모델들처럼 눈썹을 밝게 탈색하거나 붓펜 또는 펜슬 타입의 브로 라이너로 눈썹을 한올 한올 그려 넣은 뒤 브로 마스카라로 복슬복슬한 결을 더하면 와일드한 매력을 뽐낼 수 있다.

퍼플 컬러 드레스는 Wovement 제품, 귀고리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대담하게, 강렬하게! 레트로 섀도 

아이섀도가 부활했다.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이 다이내믹한 컬러를 가감 없이 활용하며 시대를 넘나드는 무드를 자아낸 것. 베트남 전쟁과 산업화로 인한 혼돈의 70년대 디스코 룩과 80년대 글램 룩은 커가는 소비 욕구와 자유에 대한 갈망이 충돌해 빚어낸 산물이다. 디자이너들이 그때 그 시절에 푹 빠진 이유는 어디론가 도피하고 싶은 지금의 현실과 맞물려 있기 때문일 터. 고(故) 칼 라거펠트의 70년대 컬렉션에서 영감 받은 샤넬은 두툼하게 번진 스머지 아이로, 디올은 눈두덩 가운데를 비운 네거티브 스모키로 시적인 눈매를 완성했다. 공통점은 컨실러로 잡티를 감추고, 파우더로 피부를 보송하게 연출하고, 매트한 누드 립으로 입술을 ‘색’기 없이 연출해 눈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는 것.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영은 “토프 컬러나 그레이지, 초콜릿 브라운, 퍼플까지 가을 하면 떠오르는 클래식한 셰이드를 멀티로 활용해보세요. 입자가 큰 펄 섀도로 입체감을 더하거나 관자놀이까지 닿을 듯 날개 모양으로 넓게 이어주면 눈이 두 배는 커 보일 거예요”라고 조언한다. “백스테이지에서는 브러시를 이용해 그러데이션했지만 손가락으로 거칠게 바르면 서늘한 무드가 더욱 강조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디올의 메이크업 크리에이티브&이미지 디렉터 피터 필립스(Peter Philips)의 팁이다.

Charlotte Tilbury 럭셔리 팔레트 오브 펄스(셀레스티얼 펄) 화이트 크리스털 패키지의 홀리데이 에디션으로 핑크, 옐로의 듀오 크롬 펄이 각도에 따라 영롱한 빛을 발한다. 4.6g, 7만1천원.

Chantecaille 루미네센트 아이 섀이드(레오파드) 오색 펄이 반짝이는 크롬 브론즈 컬러. 판매 수익금 일부는 인도의 희귀 호랑이와 표범 보호에 쓰일 예정이다. 2.5g, 7만5천원.

YSL Beauty 꾸뛰르 컬러 클러치(사하리엔느) 누드, 핑크, 브라운 등 햇살이 부서지는 파리의 골목에서 영감 받은 10가지 색상의 아이섀도 팔레트. 20g, 13만5천원.

MAC 파워포인트 아이 펜슬(율 네벌 노우) 은은하게 반짝이는 미세 펄이 함유된 어두운 그레이 컬러로 신비로운 눈매를 연출해준다. 1.2g, 3만원대.

Dior 디올쇼 24H 스틸로(091 매트 블랙) 피부에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발리는 크림 타입의 워터프루프 아이라이너. 스머지 팁이 내장돼 블렌딩에 용이하다. 0.2g, 3만6천원대.

Benefit 하이 브로우 듀오 펜슬 기존의 리넨 핑크, 소프트 샴페인 컬러 눈썹 하이라이터를 하나로 합친 신제품으로 눈썹 위아래에 도포하면 입체감이 살아난다. 1.4g 2, 3만9천원.

Hince 시그니처 브로우 쉐이퍼(내추럴 브라운) 눈썹을 한올 한올 코팅하고 볼륨감을 더해주는 컬러 브로 젤로 눈썹이 딱딱하게 굳지 않는다. 4ml, 1만8천원.

Chanel 옹브르 프리미에르 라끄(17 오르 느와르) 골드 글리터가 반짝이는 블랙 컬러의 리퀴드 섀도. N°5 10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으로 선보인다. 6ml, 4만8천원.

뷰티 에디터
천나리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희진
포토그래퍼
장덕화
모델
루루
스타일리스트
오주연
헤어
조미연
메이크업
이 영
네일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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