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 11월호 옥택연 화보 & 인터뷰 | 더블유 코리아 (W Korea)

처음 느낌 그대로 [옥택연]

2021-10-22T18:16:30+00:002021.10.26|FEATURE, 피플|

처음부터 옥택연에게는 ‘건강한 남자’의 전형성이 있었다. 건강한 몸이 건강한 정신과 더불어 오래갈 때, 그건 그 사람의 가장 큰 무기가 된다. 

큼직한 검정 재킷, 팬츠는 발렌시아가 by 무이 제품.

<W Korea> 추석 연휴 때 <아는 형님> 2PM 편을 재방송해주길래 가족들과 재밌게봤다. 마침 케이블 방송에서는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를 해주더라. 그 드라마가한 10년 전 작품이던가?

옥택연 12년쯤 됐을 거다.

 

그때나 지금이나 헤어스타일의 변화 정도를 빼면 당신은 거의 그대로다.

그런가? 미리 늙어놔서 다행이다(웃음).

 

나이가 어떻게 되나?

서른넷이다.

 

만남을 앞두고 되짚어보니, 아이돌 출신의수많은 연예인 중에서도 옥택연은 몇 차례각인을 새긴 인물이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짐승돌’이자 ‘찢택연’이었고, 토익만점을 받는 스마트한 청년으로, 영주권을 포기하고 간 군 생활로는 캡틴 코리아로회자됐다. 전역한 지 2년이 넘었지만 되돌아보면 군 생활은 어땠나?

군대도 사람 사는 곳이고, 다녀올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나는 나이 들어 갔으니, 그전의 아이돌 생활에 비하면 군 생활은 그리 힘들지 않았다. 내가 복무한 곳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말이 잘 통하는 문화이기도 했고. 스물일곱 즈음부터 어서 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올 게 왔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 별로 걱정되지도 않았다.

 

팬들은 옥택연을 ‘건강하고 바른 사람’이라고 바라보는 듯하다. 당신에게는연예인 아닌 다른 길을 갔어도 웬만큼 잘해낼 것 같은 인상이 있다.

‘이 일을 안 했으면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상상을 자주 해본다. 만약 다른 일을 했다면, 우선 굉장히 살이 쪄서 지금쯤 동글동글한 몸으로 바닥을 굴러다니고 있을 것 같다(웃음). 나는 지인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인생의 큰 재미다. 요리하는 것도 즐긴다.

 

먹는 데 진심인가?

지금 바닥을 굴러다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니까?(웃음)

 

가장 최근에 한 요리는 뭔가?

뭐 오븐에서 고기 좀 굽고, 크림 스피니치랑… 매시트포테이토?

 

옥택연은 집에서 직접 그런 거 만들어 먹는남자구나.

매시트포테이토는 그냥 감자 익혀서 버터, 소금, 후추, 우유만 넣고 잘 섞으면 끝이다.

 

생크림은 안 넣나?

굳이 넣을 필요가 없다. 나는 그보다 버터를 더 넣는 쪽이다. 버터 양이 많을수록 좋다. 감자가 뜨거울 때 버터를 녹이면서, 잘….

아이보리색 후디는 아크네 스튜디오, 데님 팬츠는 메종 유레카 by 십화점 제품.

올 상반기에는 드라마 <빈센조>가 있었고,곧 퓨전 사극인 tvN <어사와 조이>가방영한다. 두 드라마 사이, 여름에는 2PM 활동을 했으니 한 해를 알차게 보냈겠다.

예전에는 드라마를 촬영하는 기간이 3개월 정도로 짧았기 때문에 연달아 다음 작품을 하면 금방 다시 나올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촬영 기간 자체가 전보다는 꽤 길어져서, 일을 계속해도 막상 작품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빈센조>는 2월에 방영을 시작했지만 촬영은 작년부터 했다. <어사와 조이>는 여름에 촬영하느라 얼굴이 탔는데 11월에 공개되고.

 

연기하는 건 재밌나?

재밌다. 매번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거고, 그때마다 표현도 달라지니까 늘 색다르다. 할 때마다 다른 숙제가 주어진다. 표현을 얼마나 깊게 해야 하는가, 좀 가볍게 하는 게 좋은가, 연출자와 작가의 의도는 뭔가,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해줄 수 있나 등등을 다 생각하면서 하려면 재밌지만 힘들기도 하다.

 

<빈센조>는 까다로운 숙제였을 것 같다.초반에는 다소 덜렁거리는 청년인가 싶었지만 사실 잔혹한 빌런이었으니 배우입장에서는 표현상의 격차도 있었고. 바벨그룹의 회장 장준우 캐릭터가 실제 자신과닮은 데가 있다고 말했던데, 어떤 점에서그랬나?

어느 한 가지가 딱 닮았다기보다는 그 인물의 다양한 면 중에서 나와 비슷한 모습을 본 것 같다. 장준우는 자신이 설계해놓은 대로 무조건 진행해야 하는 인물인데 그 점에서 좀 비슷한 느낌이 있다. 냉철한 면도 그렇고.

 

옥택연도 계획적인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고 단기 목표를 잘 세운다. 이번 주에 할 일을 정해놓았으면 그걸 꼭 해야 하는 사람이지만, 몇 달이나 몇 년 단위의 계획 같은 건 딱히 생각하지 않는다. 자잘한 계획을 촘촘히 세우기는 하는데 근시안적이랄까?

어깨에 두른 검정 블랭킷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님 팬츠는 라프 시몬스b y G494 제품.

당신의 출연작 중에서는 사이비 교주를 둘러싼 마을 이야기를 그린 <구해줘>가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러고 보니 연기 경험중에서 로맨틱 코미디 요소가 있는 드라마는 이번 <어사와 조이>가 처음이다.

밝은 코믹 사극이다. 나는 굉장한 귀차니스트인데 등 떠밀려 암행어사 직책을 맡는 인물로 나온다. 상대역인 김혜윤과 함께 수사를 하면서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닌다. 공개 후 반응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끼리는 아주 재밌게 촬영하고 있다. 촬영장 분위기가 즐겁다는 점이 특히 좋다.

 

‘욜로’주의자인 조선 시대 기별부인(이혼녀)김혜윤과 얼떨결에 암행어사가 된 수사 커플이라는 설정에서 코믹한 장르임이보인다. 주로 지방에서 촬영하나?

그렇다. 사극 촬영을 위한 세트장이 지방 곳곳에 꽤 많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예를 들어 문경에는 <태조 왕건>, 부여에는 <서동요>를 촬영한 세트장이 있다. 그런 장소가 관광 스폿처럼 조성돼 있기도 하고. 지방 각지에 흩어져 있는 촬영지를 돌아다닌다.

아이보리색 후디는 아크네 스튜디오 제품.

2PM의 모든 멤버가 전역한 후 여름에 발표한 <Must>가 정규 7집이었다. 5년만에 한 완전체 활동이었는데, 오랜만의가수 활동은 어땠나?

코로나19 시국이기도 하고 음악 방송의 문화가 예전과 달라진 면도 있었다. 한창 가수 활동할 때는 모든 가수가 생방송을 위해 대기했다면, 이제는 방청객 없이, 최대한 서로의 접촉은 피하면서 남아야 할 사람만 남고 가도 되는 사람은 일을 마친 후 빨리 나가는 분위기였다.

 

사실 그런 문화는 코로나19와 상관없이진작 추진됐어도 좋았을 텐데. 예전에는 음악 방송 있는 날이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침 일찍부터 스탠바이하지 않았나?

뭐, 전부터 있어왔던 시스템이니까 누구든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어쨌든 달라진 시스템을 겪으니 좀 신기했다.

 

올여름 2PM의 활동은 2015년에 발표한 ‘우리집’이 역주행해 히트하면서 비교적 급히 결정된 것인가?

아니다. ‘우리집’ 역주행 현상은 내가 군대 있을 때부터 시작됐다. 앨범을 내자는 계획은 전부터 잡혀 있던 거고, 군에 가기 전부터 언제쯤 낼 거라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2PM은 등장할 당시부터도 콘셉트가 놀라웠지만, 그만큼 성숙함이나 피지컬을내세운 그룹이 K-Pop에 여전히 없다. 2PM 팬들에 대해서는 어떤 자랑거리가있나?

처음 시작할 때부터 기존 아이돌과는 다른 노선이어서 그런지 팬들도 성숙한 느낌이 있었다. 우리 팬들에게는 독특함이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아이돌의 ‘응원봉’이 보편화됐는데, LED 라이트가 달린 응원봉이라는 것을 맨 처음 도입한 것도 우리 팬들이고.

 

그걸 2PM 팬덤에서 처음 시작했나? 응원문화의 한 시작을 열어젖힌 발상인데! 이젠아주 갖가지 디자인의 현란한 응원봉이 존재한다.

이후로 아이돌 팬들에게 봉이라는 개념이 생긴 거로 기억한다. 우리가 데뷔할 때 팬클럽의 풍선 색깔과 관련한 문제가 좀 있었다. 웬만한 색깔은 이미 다른 팬덤이 사용하고 있어서 우리는 검정 풍선을 쓰게 됐다.

 

그런데 검정 풍선은 너무 칙칙한 느낌이 들었나?

칙칙한 게 아니라 아예 보이지가 않았다. 팬덤이 단체로 풍선을 흔드는 이유는 가수들이 무대에 있는 동안 ‘우리 팬이 이렇게 응원을 해주는구나’라고 느끼게끔 하는 이유도 있는데, 무대 위치에서는 조명 빛이 세게 비추며 시야를 가리기도 하기 때문에 검정 풍선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 문제로 팬들이 고민한 결과 LED 라이트 응원봉이 탄생한 거다.

검정 터틀넥은 르메르 by 10 꼬르소 꼬모, 검정 와이드 팬츠는 델라다 by 10 꼬르소 꼬모 제품.

2PM은 2008년에 데뷔했고, 당신이 연기를 한 지도 10년이 넘었다. 어느 순간일에 대한 마음을 재정비하거나 또 다른 원동력을 찾아야 할 필요는 없었나?

나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부터 재밌어했다. 당연히 힘들 때도 있지만, 이 일의 특성에 사람을 지치지 않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고, 새로운 동료들과의 만남이 있고. 그 모든 걸 통틀어 봤을 때 업 자체가 지닌 매력이 크다. 다시금 어떤 원동력을 찾을 필요 없이 처음에 느꼈던 그 동력대로 가고 있는 듯하다.

 

낙관적인 편인가?

스트레스를 자주 받는 타입이 아니다. 딱히 큰 고민도 없고.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차이가 클 텐데,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다면 그걸 행동으로 옮기면 된다.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걱정한다고 풀릴 일도 아닐 것이고.

 

딱히 고민은 없어도 자신의 성장이나 변화에 대해서는 느낄 수 있나?

가수 활동을 하면서 연기를 병행할 때는 뭔가를 되돌아본다는 개념 자체가 없이 살았던 것 같다. 바쁜 와중에 밤을 새워가며 일을 정신없이 했다. 이제는 보다 여유가 생겼고, 하나의 일을 끝낼 때마다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돌아보곤 한다. 뭔가를 할 때 내 이름을 걸고 한다는 책임감이 확실히 더 있다. <빈센조>를 하면서는 고민이 많았다. 작품 자체도, 작품을 함께 하는 사람도 모두 훌륭한데 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보완이라는 건 어떤 방법으로 가능할까?

글쎄, 연기에 답이 정해져 있진 않겠지. 하지만 많은 대중이 즐기는 미디어에서는 ‘이렇게 표현하는 쪽이 좋다’라는, 절대 다수가 내는 목소리가 생기곤 한다. 그렇다면 그 점을 기준으로 삼고 거기서부터 내 표현 방식을 조금씩 조절해가는 게 맞을 것 같다.

흰 재킷은 돌체&가바나, 안에 입은 검정 셔츠는 크리스타세야 by 십화점, 팬츠는 송지오 제품. 플립플롭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뷔 후 지금에 이르러 당신 안에 뿌듯함이있다면 어떤 종류일까?

생각해보자면 오래 해왔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 (박)진영 형이 예전부터 자주 들려준 말이 있다. 강해서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 해서 강한 거라고.

 

더 오래갈 미래를 위해 어떻게 나이 들면좋겠다는 생각은 해보나?

이건 어릴 때부터 든 생각인데, 나에게 선택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꼭 해야 해서 혹은 돈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 내 의지가 들어간 선택을 하며 살 수 있다면. 그런 위치에 이른 사람은 나이 드는 모습도 멋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