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entino 2022 S/S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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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 2022 S/S 컬렉션.

“우리가 전에 보여주었던 그 어떤 곳에서도 쇼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2년 여의 단절 끝에 피지컬 패션쇼로 복귀한 발렌티노의 디자이너 피엘파올로 피춀리(Pierpaolo Piccioli)는 발렌티노 메종이 계속 살아 숨 쉬면서 동시대성을 가지길 원했다. 이를 위해 2022 S/S ‘발렌티노 랑데부’라 명명된 컬렉션은 파리의 카로 뒤 텅플(Carreau du Temple)의 오래된 시장과 맞은편 마레 지구(Le Marais)의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열렸다. 관람 포인트는 ‘풍요로운 발렌티노 메종의 유산을 어떻게 동시대에 뿌리내리게 하느냐’하는 것! 

오프닝을 장식한 화이트 컬렉션은 발렌티노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1968년의 컬렉션을 오마주한 것이다. 오간자 소재로 만든 섬세한 꽃장식을 넣은 화이트 블라우스, 브로드리 앙글레즈와 자수를 넣은 화이트 셔츠는 웨딩 드레스처럼 아름답고 화려한 발렌티노 그 자체였다(얼마만에 접하는 컬렉션 다운 컬렉션인가!) 여기에 데님 팬츠, 펑키하게 재해석한 진주 액세서리, 터프한 워커를 매치해 한결 동시대적으로 풀어냈다. 뒤이어 등장한 선명한 원색의 옐로, 바이올렛, 퍼플, 그린 컬러의 셔츠, 재킷, 쇼츠, 원피스 등은 타프타 실크 소재로 만든 것인데, 타프타 실크 소재에 특별한 워싱과 후가공을 더해 소재 특유의 럭셔리한 느낌을 오히려 덜어냈다. 타프타 실크 소재로 만든 오버사이즈의 옐로 셔츠 드레스는 모던해진 발렌티노를 실감케하는 키 아이템이었다. 이밖에도 모델 베르슈카(Veruschka von Lehndorff)가 1968년에 입었던 줄무늬 맥시코트와 1970년대 발렌티노에서 선보인 플라워 프린트 원피스 등 발렌티노의 풍부한 아카이브를 현대적으로 변주하여, 누구나 소장하고 싶은 화려하고도 모던한 21세기의 오트 쿠튀르 옷장을 완성했다. 

패션 칼럼니스트
명수진
사진, 영상
Courtesy of Valent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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