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가 2022 S/S 컬렉션.
발렌시아가 2022 S/S 컬렉션은 저녁 8시, 파리에 있는 샤틀레 극장(Théâtre du Châtelet)에서 시작됐다. 2015년부터 발렌시아를 맡은 뎀나 바잘리아는 자신의 친구들을 레드카펫 위로 불러들였다. 어떤 이는 2022 S/S 시즌의 정식 모델 – 배우 이자벨 위페르, 배우 엘리엇 페이지, 포토그래퍼 유르겐 텔러 – 이었고, 어떤 이는 컬렉션을 관람하기 위해서 온 게스트 – 가수 카디 비, 모델 나오미 캠벨, 모델 나탈리아 보디아노바 – 였다. 게스트는 극장 내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라이브 스트리밍되는 레드카펫 포토콜을 지켜봤고, 이게 바로 2022 S/S 컬렉션이었다!
레드카펫에 오른 2022 S/S 컬렉션은 다소 구제품 같았다. 재킷은 빌려 입은 것처럼 컸고, 니트 소매는 찢어져서 덜렁거렸고, 코트는 세탁 후 말리지 않은 것처럼 구겨졌으며, 트렌치 코트에는 페인트가 묻어 있었다. 이를 강조라도 하는 듯 카메라는 이런 부분부분을 때때로 클로즈업 했다. 마지막 모델은 뎀나 바잘리아. 얼굴을 검은색 베일로 가리고 검은색 후드와 블랙진을 입고 등장했다. 한 마디로 누가 누구를 관찰하는지도 헛갈리고 어떤 제품이 진짜 컬렉션인지도 헛갈리는 이상한 농담 같은 쇼! 하지만 레드카펫 포토월은 거짓이 아니었다. 실제로 이들은 레드카펫 포토콜 뒤 극장으로 들어왔고, 10분 짜리 <심슨 발렌시아가(The Simpsons/Balenciaga)> 영상을 감상했다. 컬렉션의 2부라 할 수 있는 영상은 아내 마지의 생일을 잊어버린 호머 심슨이 발렌시아가에 메일을 보내면서 시작된다. 영상에는 안나 윈투어가 카메오로 등장해 흥미를 더했다. 발렌시아가 컬렉션은 늘 그렇듯 상류사회의 전유물 같은 럭셔리를 거리로 끌어내리며 아름다움의 기준을 새롭게 썼다. 업사이클 데님, 선인장과 바이오 고분자에서 추출한 식물성 가죽, 재활용 소재 등 90% 이상을 지속 가능한 소재로 제작한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 패션 칼럼니스트
- 명수진
- 영상
- Courtesy of Balencia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