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을 즐기며 떠나는 가을날의 아트 트립.
1 . <가르니 호텔>
1989년 잘츠부르크에서 설립해 런던, 파리에 또 다른 둥지를 틀어온 세계적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이 10월 서울에 상륙한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의 개관전은 20세기 후기 독일 예술의 새로운 정체성 형성에 선구적 역할을 한 화가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개인전으로 개최된다. 바젤리츠는 예술사의 다양한 레퍼런스를 작품 속으로 절묘히 끌어오는데, 이를 통해 회화라는 매체의 의의를 성찰하게 한다. 개관전을 위해 제작한 8점의 회화와 12점의 드로잉 신작을 통해선 부인 엘케(Elke)의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그의 최근작에선 회화적 재현에 대한 고민, 주체성의 불가피성, 반려자를 통한 자아의 재현 등 작가의 독창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전시 제목인 ‘가르니 호텔’은 프랑어스로 저가 호텔을 의미한다. 이는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아비뇽의 처녀들’에서 착안한 발상으로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연상 과정을 거쳐 고안된 제목이다.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10월 7일부터 11월 27일까지.
2 . <내가 말하는 그 매듭은 지을 수 없다>
올 초 광주시립미술관에서의 전시 <워크 라이프 이펙트>를 통해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을 선보인 영국 출신 설치미술가 리암 길릭의 개인전이 갤러리 바톤에서 열린다. 현대미술사의 중요한 개념인 ‘관계 미학’의 이론적 정립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는 지난 30여 년간 자신의 작업을 통해 전시, 기관, 관람객, 작가 사이의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왔다. <내가 말하는 그 매듭은 지을 수 없다>라 이름 지은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총 5막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그리하여 작가는 공간 구성과 작품 배열, 색상 간의 관계를 통해 작품, 행정과 삶의 영역에서 사회적 기관의 새롭고도 복합적인 측면을 주목한다. 이번 전시는 신작 그래픽 작업인 ‘핀’ 시리즈와 원형관 모양의 ‘레일’ 시리즈는 물론, 1996년 제작해 중요한 초기 작품으로 손꼽히는 ‘(The What if Scenario) Dining Table’도 만나볼 수 있다. 갤러리 바톤에서 10월 1일부터 11월 5일까지.
3 . <앤디를 찾아서>
“앤디 워홀에 대해 알고 싶다면 저와 제 페인팅, 영화에 드러나는 모습을 보면 됩니다. 그 이면엔 아무것도 없습니다.” ‘동시대의 피그말리온’이라 불린 앤디 워홀은 무수한 자기 성찰의 과정을 통해 창조된 현대판 나르시스 신화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컬렉션 소장품을 소개하는 ‘미술관 벽 너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전시 <앤디를 찾아서>는 워홀이 남긴 자화상을 중심으로 그의 초기작부터 가장 최근작까지 아울러 소개한다. 영화, TV를 비롯한 대중 매체를 활용해 언더그라운드 및 동성애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 워홀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워홀의 각양각색 자화상을 통해 그에게 내재된 수많은 캐릭터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에서 10월 1일부터 내년 2월 6일까지.
- 피처 에디터
- 전여울
- 사진 크레딧
- ⓒ PRIMAE / LOUIS BOURJ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