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체앤가바나 2022 S/S 컬렉션.
‘2000년대 같은 분위기로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돌체앤가바나는 ‘DGlight’라는 테마로, 그들이 가장 반짝였던 20년 전으로 돌아갔다. 활주로처럼 넓고 길게 쭉 뻗은 런웨이 위로 섹시해지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는 101가지 패션 아이템이 그야말로 와르르 쏟아져 나왔다. 신비롭고도 섹시한 분위기의 블랙 레이스를 필두로 레이스업 코르셋, 오버사이즈 가죽 재킷, 턱시도 수트, 디스트로이드 진, 주얼리 장식의 마이크로 미니 스커트, 현란한 라인스톤을 장식한 투우사 재킷과 액세서리까지! 섹시한 미망인을 떠오르게 하는 시칠리아 블랙 드레스는 과감한 컷아웃을 통해 관능미가 극대화되었고, 간간이 남성적인 이너웨이와 카모플라쥬 아이템을 믹스매치하여 반전의 매력을 뽐내는 정공법도 잊지 않고 사용했다. 돌체앤가바나의 상징인 테일러링 재킷은 어깨와 소매 부분에 볼륨을 넣어 조금 더 80년대 분위기에 가깝게 표현했다. 최고의 것만 보여주고 싶어서 늘 안달인 도미니크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 듀오 디자이너는 펜데믹이라는 우울한 현실에서 하루 빨리 탈출해 옛날처럼 즐거움이 넘치는 삶을 꿈꿨다. 100여 벌의 옷이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느낌이었지만 공감했던 건 모두가 같은 마음이라서?
- 패션 칼럼니스트
- 명수진
- 사진, 영상
- Courtesy of Dolce&Gabb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