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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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뻐서, 사랑해서, 잊지 않으려고. 저마다의 이유와 사연으로 아로새긴 모델들의 타투 스토리. 

 스완(@sw_swan) 

“어릴 때는 내려간 입매 탓에 오해받는 일이 잦았어요. 그게 콤플렉스가 되기도 했을 정도로요. ‘나는 미운 오리가 아니다. 언젠가 백조가 될 거다’ 스스로 다독이며 그 시간을 통과해온 것 같아요. 그 다짐과 ‘노력이 나를 만든다’는 의미의 레터링을 더해 ‘미운오리새끼’의 백조 타투를 했어요. 제 삶의 모토랄까요?” 

 티아나(@tianatolstoi) 

“할아버지의 성함인 ‘Sergueï’를 러시아 키릴 문자로 새겨 넣었어요. 할아버지는 러시아인이셨는데, 살아생전 저를 정말 사랑해주셨죠. 몇 년 전 세상을 떠나셨을 때, 저는 그를 옆에 두고 싶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어요. 그래서 할머니께 할아버지 이름을 러시아어로 써달라고 부탁했고, 이것을 타투로 했죠.” 

 정소현(@cochon_j) 

“어릴 때부터 타투에 환상이 있었어요. 성인이 되면 바로 하고 싶었는데, 모델 일을 시작하면서 오히려 조금 늦어졌죠. 나만의 타투 철학이 있다면 평소 내가 볼 수 없는 곳에 하는 거예요. 눈에 계속 보이면 금세 질리거나 후회할 거 같았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선이 굵고 컬러풀한 스쿨 계열 타투를 할 생각이에요. 스쿨 계열은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본다고들 해서 살짝 망설이는 중이죠.” 

 김희연(@hxxyeoni)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생 때까지, 모든 추억을 함께한 우리 막내 ‘보리’가 하늘나라에 간 2020년 보리의 얼굴을 팔에 새겼어요. 타투를 후회한 적? 단연코 없습니다! 팔뚝 속 보리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함께한 추억도 생각나고, 영원히 함께한다는 기분이 들어 정말 행복해요.” 

 조영은(@bad__yoyo) 

“오랜 친구 중에 타투 아티스트가 있어서 아주 자연스럽게 타투 문화에 빠졌어요. 당시 저는 페인팅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그때 그린 그림들이 주로 타투 도안이 되었죠. 전문가가 그려준 완성도 높은 타투도 좋지만, 저는 웬만하면 본인이 디자인해보는 걸 추천해요. 저의 첫 타투인 어깨에 있는 꿈나무, 팔의 앉아 있는 여자 그림 타투, 유일한 다리 위의 타투도 다 그렇게 완성했죠.” 

 임다혜(@limangel) 

“타투를 할 때 깊이 생각하지 않아요. 이미 새긴 것을 두고 후회한 적도 없고요. 사진의 타투 역시 남들이 잘 안 하는 도안을 찾다가 물고기 두 마리의 조합이 귀여워서 바로 결정했죠. 코로나가 끝나면 곳곳을 여행하면서 현지에서 즉흥적으로 타투를 해보고 싶어요.” 

 이후신(@nexxtgod) 

“타투는 ‘일기장’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유행 탈까, 금방 질릴까 고민하다 보면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고요. 저는 타투를 통해 그때그때의 감정이나 취향을 기록해두는 편이에요. 최근에는 피카소, 뭉크, 달리, 바스키아, 고흐 등 저에게 영향을 준 화가의 대표작을 많이 새겼죠.” 

박서희(@s2eohee) 

“두 개의 타투가 있어요. 숫자 313과 눈 밑의 점. 어릴 때 얼굴에 점이 너무 많은 게 스트레스였는데, 성인이 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게 되면서 제 손으로 얼굴에 점을 더했어요. 숫자는 개인적으로 평생 가져온 신념이 완전히 깨진 날인 313일을 의미해요. 저에게는 둘 다 굉장한 의미가 있죠.” 

노마(@nomahan) 

“타투가 많은 편인데, 그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을 꼽으라면 10년간 살았던 뉴욕을 모티프로 한 목의 타투예요. 반대로 초보 시절 연습 삼아 이것저것 시도해본 다리의 타투는 조금 후회가 되죠. 타투를 하고 싶다면, 너무 많은 생각은 하지 마세요. 단, 처음이라면 안 보이는 부위부터 시작하시고요.” 

이하진(@jinbeb) 

“노을, 여름, 야자수, 사원까지, 제가 좋아하는 모든 것이 들어갔어요. 23세 때 처음으로 간 방콕 강변에서 바라본 저물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걸 도안으로 삼았죠. 마마스앤파파스의 ‘캘리포니아’를 정말 좋아하는데, 딱 그 곡을 시각화한 느낌이라 더 마음에 들어요.” 

메구(@__chomegyu___) 

“내 타투는 ‘행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죠. 뭔가 대단한 계획 아래 한 게 아니라, ‘한 번쯤 해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중 타투이스트 지인을 우연히 만나게 되어 그날 바로 생애 첫 타투를 했어요. 막상 하려니 겁이 좀 났는데, 생각보다 안 아파서 그 자리에서 바로 하나를 추가했죠!” 

초유(@choyuisfine) 

“몸에 첫 타투를 받고 매력을 느껴 타투이스트로도 활동했어요. 특히 여행이나 자연을 주제로 한 ‘만다라’ 작업을 많이 했는데, 만다라 철학과 사상은 알면 알수록 제게 깊은 울림을 주곤 했죠. 지금은 모델 일에 충실하고 있지만, 언젠가 다시 도전하고 싶어요.” 

서지수(@jissuuseo) 

“타투 문양을 정할 때 크게 의미 부여는 안 하는 편이에요. 처음에도 그저 아는 이의 몸에 새겨진 타투가 예뻐 보여서 했고, 지금도 그냥 제 눈에 예쁘고 귀여운 타투를 해요. 제아무리 굉장한 의미를 부여해봤자 살다 보면 생각도 바뀌고 취향도 변해서 다 소용없더라고요.” 

이혜승(@_hyeseunglee) 

“로마 숫자 27이에요. 27을 좋아하기도 하고, 당시 스물일곱 살에 대한 막연한 기대도 있었죠. 생각보다 크고 두껍게 돼서 잠시 후회한 적도 있지만, 대체로 마음에 들어요. 타투를 하기 앞서 ‘마음에 안 들면 지워도 되지’라는 생각이라면 하지 않는 게 좋아요. 꼭 후회하니까요. 특히 유행하는 디자인이라면 더욱 신중히 결정해야 하고요.”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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