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전성시대 – 유미의 세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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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웹툰은 한국에서 해외로,  콘텐츠의 원천에서 다양한 미디어로 뻗어 나가는  거대 산업의 중심이다.  웹툰만큼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작품 뒤편의 핵심 작가들은 누구일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다양한 장르의 웹툰 작가 넷이 입을 열었다. 

작가 캐리커처 by 이동건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유미의 세포들>은 평범한 30대 주인공 유미의 연애와 일상을 머릿속 세포들의 시각으로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유미의 감정이나 행동이 의인화된 뇌세포로 나타나는 독특한 설정으로 총 누적 조회수 32억 뷰를 기록하며 2020년 네이버 웹툰에서 최종 연재를 마쳤다. 글과 그림을 모두 담당하는 이동건은 데뷔작 <달콤한 인생>부터 동시대 젊은 여성의 심리를 디테일하게 표현해왔다. <유미의 세포들>은 올 하반기에 드라마로도 만나볼 수 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W>, <거침없이 하이킥>의 송재정 작가가 극본을 맡고 배우 김고은, 안보현이 출연한다.

<유미의 세포들> 웹툰 일부. COURTESY OF NAVER WEBTOON ⓒ이동건

<유미의 세포들> 웹툰 일부. COURTESY OF NAVER WEBTOON ⓒ이동건

<유미의 세포들> 웹툰 일부. COURTESY OF NAVER WEBTOON ⓒ이동건

<유미의 세포들> 웹툰 일부. COURTESY OF NAVER WEBTOON ⓒ이동건

당신을 표현하기 좋은 세 가지 단어는?

이동건 호기심, 변덕, 프로페셔널.

하반기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이 방송 될 예정이다. 최근 캐스팅이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는데 원작자로서 소감이 어떤가?

500화가 넘는 이야기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는 것은 즐겁고도 신나는 일이다. 이제 만드는 입장이 아니라 시청자 입장에서 팝콘 먹으며 마음 편히 즐길 거다. 부디 드라마 제작자들이 잘 만들어 많은 사람이 좋아해줬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연재 중 하루 일과는 어떻게 흐르는 편인가?

시간을 최대한 밀도 있게 보내려고 애쓴다. 특히 작화를 할 땐 1시간 단위로 알람을 맞춰 작업하기도 한다. 잠깐 딴짓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리는데 이런 시간이 쌓이면 꼬박 날밤을 새워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 일찍 작업실에 나와 해가 질 때까지 앉아 원고 작업을 한다.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 시간은 소중하니까.

독자를 작품에 최대한 몰입하게 만들고자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대사를 간결히 쓰려고 한다. 나조차 긴 지문은 대충 ‘스윽’ 보고 지나치기 일쑤니 독자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대사를 길게 쓸 때면 어디선가 독자들이 ‘하암, 벌써 지루해’ 하고 하품하고 있을 것만 같다.

연재 형식의 웹툰은 매회 공개와 동시에 독자로부터 생생한 피드백을 받는다. 연재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나?

2019년 봄에 달린 댓글이 늘 떠오른다. 내가 독자 눈치를 보느라 이야기를 제대로 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일침이었다. 너무 크게 정곡을 찔려 큰 자극을 받았다. 그 댓글 이후로 이야기를 좀 더 자유롭게 풀어갔다. 당시 내게 굉장히 필요한 조언이었던 것 같다. 새 작품을 준비하는 지금도 종종 그 댓글을 떠올린다.

많은 독자가 최고의 에피소드로 “남자 주인공은 따로 없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 명(나)이거든”이라는 명대사가 등장한 194화 를 꼽는다. 당신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유미의 연인 순록이 멋진 모습으로 등장했던 441화. 이전까지 순록은 철저히 베일에 감춰진 캐릭터였다. 많은 독자가 순록의 등장에 반가워했지만 정작 나는 순록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취향을 갖고 있을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아 마감날 새벽까지 끙끙대며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그날 콧구멍에서 뿜어 나오던 뜨거운 바람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인생에서 최초로 빠져든 콘텐츠는?

난생처음으로 접한 웹툰이 구미 작가의 <돈까스취업>이었다. 지금이야 일상을 재미나게 표현한 일상툰이 많지만 당시엔 판타지, 액션 장르물이 주였다. 일상에서 피어나는 ‘공감’을 코드로 만들어진 이 작품을 보고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난다.

만화가라는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만화가라 당당히 불리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이야기 만드는 일 자체는 너무나 매력적이다. 아마 많은 작가들도 여기에 동의할 거다. 게다가 지금은 작품과 작가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개선되는 추세고, ‘웹툰은 무료 콘텐츠’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이를 소비하는 문화도 정착되었다. 흔히 말하는 돈과 명예를 다 가진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웹툰의 세계화가 이슈다. 한국 웹툰만이 가진 경쟁력은 뭘까?

일차적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좋은 작가들이 많은 것, 그리고 이런 좋은 작품들이 빠르게 퍼질 수 있는 탄탄한 플랫폼을 갖췄다는 점이 강점이지 않을까?

웹툰이 콘텐츠 IP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웹툰은 그 어느 매체보다 호흡이 빠른 콘텐츠다. 웹툰 작가들은 이러한 매체의 특성을 십분 이해해 독자가 더욱 빠르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주야장천 연구하는 사람들이고. 재미있는 작품이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이니, 재미있는 콘텐츠가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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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에디터
권은경, 전여울
사진
COURTESY OF NAVER WEBTOON ⓒ이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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