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지컬렉션의 프라이빗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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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이 철학이 될 수 있다면? 40여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시대의 여성들을 매혹시킨 디자이너 지춘희가 ‘Tone of Bread’라는 주제로 흥미로운 쇼를 선보였다.

언제나 열정적이고 자유롭게, 시대를 초월한 ‘모던 클래식’을 아우르며 동시대의 여성들과 우아하게 소통하는 디자이너 지춘희. 지난 4월 15일,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청담 쇼룸을 배경으로 프라이빗하게 펼쳐진 미스지 컬렉션의 21 FW 쇼가 그 풍부한 감성과 감각을 오롯이 선보였다.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며 그녀가 집중한 것은 다름 아닌 ‘빵’. 팬데믹 시대에 제빵으로 시간을 보내던 디자이너가 빵에서 삶의 철학을 발견하며 그 속성을 패션 미학으로 승화시켰다. 빵을 굽고 옷을 짓듯이 아름다운 일상도 변함없이 흘러가기를 바라는 디자이너의 소망을 담아서.

마치 파리에 온 듯, 감미로운 샹송이 흐르며 미스지 컬렉션의 새로운 21 FW 컬렉션이 펼쳐졌다. ‘Tone of Bread’라는 타이틀처럼 빵을 연상시키는 컬러 팔레트와 이국적인 프린트, 위트 있는 제빵 모자 형태의 헤드피스, 바게트를 담은 장바구니를 닮은 백, 무엇보다 특유의 섬세한 드레스와 구조적인 테일러드 코트에 이르기까지 풍미 가득한 컬렉션으로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맛있는 빵을 만들기까지 집중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듯 우리도 매일의 삶을 빵처럼 정성을 들여 구워내고 있다. 밥을 짓고 빵을 굽고 옷을 짓듯이 우리의 일상은 변함없이 흘러간다. 어쩌다 생각처럼 잘 나오지 않아도 다시 삶의 양식을 짓고 굽듯이 멈추지 말고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묵묵히 우리의 삶을 이어나갈 것이다’라는 쇼 노트의 문구가 특유의 감성 어린 룩들과 함께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패션 에디터
박연경
사진
COURTESY OF MISS GEE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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