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츠 아나토미

W

팬츠 없이는 설명이 안 되는 남성복을 위한 2021 S/S 컬렉션 팬츠 해부학.

핀 스트라이프 팬츠와 샌들은 페라가모, 레몬색 셔츠는 드리스 반 노튼 제품

CELINE

BALENCIAGA

DOLCE & GABBANA

KENZO

MSGM

BALENCIAGA

MSGM

데님 입고 나빌레라

플레어, 오버사이즈로 양분화되는 여성복에 비해 남성복의 데님은 그 범위가 무척 넓고 다채롭다. 실루엣으로 보자면 발렌시아가의 오버사이즈 데님이, 장식적 화려함으로는 셀린느의 디스트로이드 진이나 돌체&가바나와 msgm의 패치워크 데님, 겐조의 인디고 데님과 스트링 장식 데님 등이 시선을 붙든다.

JACQUEMUS

DIOR MEN

KENZO

JACQUEMUS

A-COLD-WALL

LEMAIRE

모던 워크웨어

갈대밭을 무대로 컬렉션을 선보인 자크뮈스의 뉴트럴 톤 카고 팬츠는 활동적인 범위 안에서 멋지게 일하는 남자들의 섹시한 작업복처럼 보였다. 르메르의 카키색 모노크롬 룩이나 겐조의 멀티 포켓 장식 점프슈트 역시 마찬가지. 디올 맨의 컬러풀한 밴딩 장식 버뮤다 팬츠와 어 콜드 월의 데님 카고 팬츠, 돌체&가바나의 데님 패치워크 치노 팬츠는 댄디한 남자에게 어울릴 법하다. 유니폼의 창조적인 재해석은 앞으로도 계속될 듯하니, 새롭고 모던한 유틸리티 룩을 그저 즐기면 될 일이다.

Y-PROJECT

BURBERRY

MSGM

LOUIS VUITTON

ISSEY MIYAKE

LEMAIRE

내겐 너무 어려운 프린트

남자에게는 여전히 높은 허들로 다가오는 프린트 팬츠. 타이다이, 정글 패턴, 줄무늬, 체크, 그래픽 꽃무늬 등 다양한 프린트가 무대에 등장한 이번 시즌엔 상하의 셋업 프린트가 주를 이룬다. “저는 프린트가 한 번도 어렵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흰 티셔츠만큼 무난한 아이템이죠.” 평소 레오퍼드나 도트 등 화려한 프린트 팬츠를 즐겨 입는 스타일리스트 정환욱의 말처럼, 자신감이야말로 프린트를 대하는 첫 번째 덕목이 될 것이다.

두꺼운 허리 밴딩 장식 버뮤다 가죽 팬츠와 흰색 셔츠, 로고 장식 이너 톱은 모두 디올 맨 제품.

ERMENEGILDO ZEGNA

BOSS

NEIL BARRETT

ALEXANDER McQUEEN

A-COLD-WALL

MSGM

버뮤다 트라이앵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버뮤다 제도의 원주민들이 입던 복장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진 버뮤다 팬츠. 여유 있는 바지통과 실루엣이 특징으로, 포멀과 스포티 룩을 넘나드는 매력이 있다. 테일러드 재킷과 셔츠, 블루종, 스웨터 등 어떤 상의도 새로운 표정을 넣을 수 있지만,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은 시선을 아래로 돌린다. 스니커즈나 구두, 그리고 투박한 샌들에도 매치한 양말에 스타일링 열쇠가 있음을 잊지 말 것.

BALENCIAGA

HERMES

BOSS

ALEXANDER MCQUEEN

DSQUARED2

VERSACE

BALENCIAGA

트랙팬츠의 질주

일상 모든 곳에서 존재감을 발하는 트레이닝 팬츠. 하이패션의 궤도 안에서 편안하고 쿨한 영역을 담당하며 매 시즌 무한 발전 중이다. 운동장 트랙에서 컬렉션을 펼친 셀린느는 볼캡과 티셔츠, 바이커 재킷 등에 다채로운 트랙팬츠를 매치했고, 발렌시아가는 허리 라인을 한껏 끌어올린 운동복 형태의, 일명 고무줄 바지로 불릴 만한 트레이닝 팬츠를 주요 룩으로 선보였다. 한편 베르사체와 보스, 알렉산더 맥퀸은 발목을 밴딩 처리한 조거 형태의 스타일을, 디스퀘어드 2는 슬릿 형태의 가죽 트랙팬츠를 제안한다.

GIVENCHY

DOLCE & GABBANA

VERSACE

RICK OWENS

하의 실종 남자들

매튜 윌리엄스가 지휘하는 지방시의 첫 컬렉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피스는 바로 스윔 브리프. 리조트 룩으로 등장한 브리프가 모던한 아우터를 만나 전혀 색다른 무드를 만들어냈다. 아노락 점퍼와 트레킹 슈즈 등으로 아웃도어 룩을 만든 베르사체와 휴양지를 위한 돌체&가바나의 브리프, 릭 오웬스의 아이코닉한 아우터와 부츠에 매치한 브리프도 시선을 끈다.

ERMENEGILDO ZEGNA

HERMES

KENZO

DOLCE & GABBANA

CELINE

침대에서 거리로

남성보다 여성 컬렉션에서 우아한 옷 입기 방식으로 더 많이 활용되어온 파자마 룩. 편하면서 세련된 방식으로 옷 입기에 몰두하는 이 시대에 파자마 패션의 인기는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다만 여성복에서 수시로 목도한 실크 파자마 셔츠나 팬츠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가는 줄무늬나 밴딩 디테일, 흐르는 조거형 팬츠를 선보인 셀린느, 에르메네질도 제냐, 에르메스, 또는 가운과 동일한 화려한 패턴으로 셋업 스타일을 완성한 돌체&가바나, 더없이 실용적이고 편안해 보이는 점프슈트를 선보인 겐조에서 확인할 것. 홈웨어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아우터나 재킷, 셔츠 등 포멀한 아이템을 적절히 믹스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BERLUTI

MICHAEL KORS

EMPORIO ARMANI

FERRAGAMO

ERMENEGILDO ZEGNA

ERMENEGILDO ZEGNA

릴랙스 릴랙스

이번 시즌 디자이너들이 주요하게 다룬 슈트 팬츠는 더 편안하고 여유로워진 실루엣을 기꺼이 즐기라고 설파한다. 걸음걸이에 드라마틱한 실루엣을 만들어주는 조퍼스 팬츠, 하체에 어떤 구속도 없을 것 같은 XXL 사이즈 실루엣 등 오버사이즈 슈트 팬츠에 눈을 돌려볼 것. 바지 길이를 자신의 키에 딱 맞게 자르는 방식은 이제 구시대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른다.

패션 에디터
이예진
포토그래퍼
LES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