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 패딩? 롱 코트? 오버사이즈 코트? 이 겨울엔 무엇을 입어야 할까?
우아하고 따듯해
부드럽고 가벼운 캐시미어 소재를 단추 없이 벨트로만 고정하는 벨티드 코트. 막스마라의 우아한 벨티드 코트가 대표적이다. 벨티드 코트는 소재가 얇고 가벼워 추워 보일 수도 있으니 아뇨나와 질샌더처럼 형태가 크고 탄탄하게 잡힌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만약 벨티드 코트가 가운 같은 형태라 너무 밋밋하게 느껴진다면 가브리엘라 허스트, 디올처럼 프린지 장식으로 단순함을 일거에 해소한 벨티드 코트를 선택하자.
길고 길게 드레스처럼
이번 시즌 코트 트렌드에서 특이한 점이 하나 포착되었다. 바로 거의 모든 디자이너가 발끝까지 내려오는 맥시 코트를 선보였다는 것. 익숙지 않은 길이의 코트지만 입는 방식은 생각보다 쉽다. 미우미우, 마린 세르처럼 코트를 롱 이브닝드레스라 생각하고 스타일링하는 것. 반대로 니나리치, 하이더 애커만, 샤넬처럼 팬츠나 낮은 부츠를 매치해 매니시하고 웅장한 느낌을 주는 방법도 있다.
환골탈태한 패딩
디자이너들이 리얼 퍼 코트를 기피하는 시대의 흐름에서 대안으로 찾은 소재가 바로 패딩이다. 패브릭 안에 깃털을 가득 채운, 스포티하고 투박한 패딩은 이번 시즌 완벽하게 환골탈태한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패딩을 최대한 압축해 마치 코트를 입은 듯 가볍고 부드럽고 우아한 패딩을 선보인 버버리와 에르메스, 그리고 토즈가 눈에 띈다. 한편 스포티한 패딩의 원형을 그대로 살린 대신 로맨틱한 룩과 매치하여 패딩의 새로운 스타일링 방향을 제안한 디올,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와 협업해 패션 패딩의 무한한 가능성을 시도한 MM6 등 다양한 실험 속에 탄생한 패딩의 면면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멋 부리다 얼어 죽는다’는 어른들의 우스갯소리를 무색하게 만들 패딩의 변신이 반갑다. 방한 효과에 멋진 디자인까지 겸비한 프리미엄 패딩 덕분에 이제 더는 멋을 위해 추위를 감당해야 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얼.죽.코’족을 위한 오버사이즈
추운 겨울에도 멋진 스타일을 위해 코트를 고수하는 이들을 일컬어 ‘얼.죽.코(얼어 죽어도 코트)’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들을 위한 코트가 바로 두 사람은 들어갈 정도로 넉넉한 오버사이즈 코트가 아닐까? 아크네 스튜디오, R13, 스텔라 매카트니, 니나리치, JW 앤더슨에서 선보인 오버사이즈 코트는 안에 옷을 겹겹이 겹쳐 입어도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을 만큼 풍성한 크기와 볼륨감이 돋보인다. 코트의 멋을 포기할 수 없는 이들에게 방한을 보장하는 현명한 선택지가 될 듯하다.
무릎 위로 깡총
무릎 위로 깡총 올라오는 복고풍 미디 코트 역시 이번 시즌 시도해봐도 좋을 트렌디한 아우터다. 미디 코트는 겨울 시즌 레이디라이크 룩을 표현하기에 적절한 아이템으로, 이번 시즌에는 피코트를 변형한 뒤 파스텔 핑크 컬러를 입힌 지암바티스타 발리, 큼직한 단추와 둥근 칼라로 포인트를 준 마크 제이콥스가 대표적이다.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두 브랜드 모두 무릎 위로 한 뼘 정도 올라가는 코트를 입은 뒤 로퍼나 미들 힐을 매치해 복고풍 무드를 살렸다는 것. 복고풍보다 모던한 느낌을 더하고 싶다면, 랑방, 코페르니처럼 부츠를 매치하는 것도 세련된 접근 방식이다.
- 패션 에디터
- 김신
- 사진
- JAMES COHR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