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류의 삶을 근원적으로 뒤흔든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마스크 쓰는 인간, ‘호모 마스쿠스’가 도래했다. 비일상을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지금, 매일을 건강하고 강건하게 살아내기 위한 뉴 뷰티 보고서.
착붙 컬러
코로나 19 팬데믹에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것은 메이크업이다. 특히 하관을 모두 감싸는 마스크에 묻어나는 베이스와 립 제품의 매출은 급격히 하락했다. 컬러 잘 뽑기로 유명한 한국 ODM사들의 허리가 휘청했던 것도 잠시, 제조업자와 브랜드들은 재빨리 상황에 적응해 대안을 찾아나섰다. 모 ODM 업체의 관계자는 신제형 파우더에서 답을 찾고 있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시대를 위한 메이크업 제품의 미덕은 ‘착붙’입니다. 마스크를 써도 묻어나지 않거나, 부담스럽지 않은 타입의 신제형 파우더를 응용해 색조 제품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색은 ‘미묘할수록’ 맛이 난다. 코즈메틱 크리에이팅 서비스 컴퍼니 퍼플패치 최대균 대표는 이를 ‘자신의 건강함을 연출하는 룩’이라고 설명한다. 마치 피부 바탕에서 혈색이 피어오르듯 살결로 녹아드는 MLBB와 살구, 오렌지 베이지 컬러가 대세라는 것. 또 한 가지 특징은 눈, 치크, 입술 어디에도 적용 가능한 멀티 컬러, 멀티 텍스처여야 한다. “건강한 혈관의 컬러는 얼굴의 어느 부위라도 같으니까요. 실키 매트로 마무리되는 하나의 컬러를 덧바르고 덧발라 톤온톤으로 메이크업해 입체감과 생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물론 립 제품에 비해 베이스 품목의 대응이 조금 더딘 것은 사실이다. 가을 베이스 론칭 관련 기사 메일링에 ‘계획 없음’, ‘21년 상반기로 연기’라는 회신이 도착한 것만 봐도 그렇다. 가을 즈음이면 건조한 날씨에 적절히 대응하는 촉촉하고 쫀쫀한 쿠션과 파운데이션이 쏟아지듯 출시되어야 하는데, 많은 브랜드에서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이상 기획해 조합해놓은 포뮬러의 론칭을 포기한 것이다.
대신 OEM사에 새롭게 도착한 요구는 ‘커버력을 포기하는 대신 진정, 보습 등 스킨케어 기능이 강화된 제품’을 개발해달라는 것. 이에 색소를 캡슐에 감싸 젤 포뮬러에 부유시키는 등 다양한 시도가 진행 중이다. 아마 내년 상반기 쯤이면 세럼 파운데이션, 새로운 형태의 애플리케이터와 함께하는 컨실러 등 뉴 테크놀로지와 성분 배합으로 탄생한 신제형 베이스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쿠션은 도톰하고 축축해서 잘 묻어날 거야’, ‘크리미하고 촉촉한 파운데이션은 지속력이 약해’와 같은 선입견을 내려놓으면 현재 출시된 제품들로도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게 사용할 수 있다. 최근 ‘촉촉광’을 테마로 하는 새로운 쿠션을 출시한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은 제형보다 어떻게 바르느냐가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쿠션 퍼프를 지그시 눌러 한 번 묻힌 양은 얼굴 반쪽을 커버하기에 충분합니다.” 먼저 중간 덮개에 퍼프를 둥글게 러빙하듯 움직이며 포뮬러를 스펀지 전체에 고루 펴준다. 그런 다음 얼굴 광대뼈의 가장 튀어나온 부분(그리고 동시에 가장 커버를 요하는 부분)에서 코 옆까지를 잇는 사선부터 터치하기 시작해 이마까지 위로 영역을 넓혀가며 팡팡 두드려준다. 나머지 하관은 퍼프에 남아 있는 잔여물로 부드럽게 문지르듯 펴 바르면 된다. 이렇게 하면 촉촉한 포뮬러의 쿠션 제품을 사용해도 거의 묻어나지 않는다. 에디터가 몇 주간 테스트한 결과니 믿어도 좋다.
- 뷰티 에디터
- 이현정
- 포토그래퍼
- 박종하
- 글
- 백지수
- 모델
- 박희정
- 헤어
- 강현진
- 메이크업
- 오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