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주얼리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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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아르디(Pierre Hardy)의 기하학적인 미학을 품은 독창적인 주얼리를 만났다. 그의 관찰과 감각을 통해 탄생한 새로운 에르메스의 하이 주얼리 ‘린 상시블(Lignes sensibles)’ 컬렉션이 그것이다. 그리고 어둠 속에 고요히 존재감을 발하는 주인공은 여성의 인체와 어우러진 빛이자 소리, 그리고 감정을 드러냈다.

에르메스의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피에르 아르디가 ‘부드러운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목에 두른 팔처럼 부드럽게 메시 형태로 직조한 목걸이, 몸에 스며들어 하나가 된 듯한 반지 등을 선보였다. 또 형태를 사랑하는 디자이너답게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인 브로치도 선보였다.

에르메스의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피에르 아르디가 ‘부드러운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목에 두른 팔처럼 부드럽게 메시 형태로 직조한 목걸이, 몸에 스며들어 하나가 된 듯한 반지 등을 선보였다. 또 형태를 사랑하는 디자이너답게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인 브로치도 선보였다.

에르메스의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피에르 아르디가 ‘부드러운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목에 두른 팔처럼 부드럽게 메시 형태로 직조한 목걸이, 몸에 스며들어 하나가 된 듯한 반지 등을 선보였다. 또 형태를 사랑하는 디자이너답게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인 브로치도 선보였다.

에르메스의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피에르 아르디가 ‘부드러운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목에 두른 팔처럼 부드럽게 메시 형태로 직조한 목걸이, 몸에 스며들어 하나가 된 듯한 반지 등을 선보였다. 또 형태를 사랑하는 디자이너답게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인 브로치도 선보였다.

에르메스의 주얼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피에르 아르디가 ‘부드러운 움직임’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목에 두른 팔처럼 부드럽게 메시 형태로 직조한 목걸이, 몸에 스며들어 하나가 된 듯한 반지 등을 선보였다. 또 형태를 사랑하는 디자이너답게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인 브로치도 선보였다.

지난 9월 30일, 파리에서 에르메스의 ‘린 상시블(Lignes sensibles)’ 프레젠테이션이 열렸다. 어둠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 하이 주얼리에는 신선한 아름다움이 가득했고, ‘감각적인 선’을 의미하는 컬렉션 타이틀처럼 유려한 곡선과 직선이 교차한 주얼리는 단순한 주얼리 컬렉션을 넘어 작품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얼리 컬렉션은 마치 어루만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목걸이는 마치 목에 두른 팔처럼 부드럽죠. ” 코로나 시대에 반가운 프렌치식 비주조차 나누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터뷰가 시작되었지만, 피에르 아르디 특유의 아티스틱한 감각과 열정, 독창적이고도 확고한 세계관은 더 없이 가까이 전해졌다.

Pierre Hardy

새로운 에르메스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일반적인 주얼리 이상의 디자인이 엿보인다. 이번 컬렉션을 구상하며 특별히 염두에 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Pierre Hardy 나는 스케치를 매우 좋아한다. 형태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형태가 있는 것에 눈길이 가기 때문인데, 이번 컬렉션을 구상하면서도 우선 어떤 형태로 디자인해야 할지 고민했다. 일단 머릿속에 떠올린 것은 여성과 주얼리였다. ‘신체와 주얼리’가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 둘 사이에서 어떤 어울림이 생기는지, 둘 사이에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지, 그런 것들 사이에 주얼리의 가치를 어떻게 둬야 하는지 등을 생각해보았다. 나로서는 전례가 없는 추상적이고 비물질적인 접근이었다. 예를 들어 지난 컬렉션(Enchaînements Libres)을 보면 누구라도 그게 체인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이번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준비하면서는 나조차도 이러한 콘셉트와 사고방식이 어떤 형태로 표현될지 예측하기 힘들었다. 그간의 디자인에 대한 태도나 접근 방식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완성한 컬렉션이다.

오늘 소개된 당신의 하이 주얼리는 현대적이며 기하학적이다. 당신이 그동안 디자인한 신발과 가방의 패턴을 보면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이런 것을 하이 주얼리에 시도하고자 할 때는 좀 다른 접근이 되었을 듯하다.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이번 컬렉션에서는 인간의 신체를 탐구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체형을 갖고 있지만, 신체의 기하학적인 구조는 동일하다. 나는 이러한 기하학적인 구조를 활용하고자 했으며, 새로운 형태를 찾고 어떻게 몸과 소통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예를 들어 큼직한 목걸이를 구상하며 목에 거는 일반적인 착용 방식 외에 목 주변에 얹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신체와 주얼리를 연결해 계속 상상하고 디자인했다. 그렇게 새로운 기하학적 디자인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당신의 창조물을 보면 그 시작점이 늘 궁금했다. 이번 컬렉션의 흥미로운 영감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내가 늘 해온 스케치를 통한 영감도 있지만, 이번에는 ‘관찰과 감각’이라는 요소에 집중했다. 난 주얼리가 여성들에게 큰 즐거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즐거움이라는 감각을 표현할 수 있을까를 떠올렸다. 미소나 부드러운 터치 같은 누군가를 휘감는 감정 말이다. 여기에는 행복해서 볼이 붉어지는 느낌도 있고, 행복감에서 비롯된 눈물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일시적이고 감각적인 것들을 표현하는 주얼리를 어떻게 구상할까를 고민했고, 결과적으로 많은 영감이 관찰과 감각을 통해 도출되었다.

당신이 슈즈를 디자인하는 과정과 주얼리를 디자인하는 과정, 그 사이에는 어떤 연결 고리가 있을까? 우선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내가 디자인하고 만드는 것이 발에 신는 슈즈이거나 혹은 손목에 착용하는 주얼리이거나 모두 몸에 걸치는 것이라는 점도 동일하다. 그래서 신체와 조화를 이루는 데 초점을 맞춰 디자인한다. 반면 둘 사이의 다른 점을 꼽자면 사용 주기가 아닐까. 슈즈가 패션을 위해 그 시점에 존재한다면, 주얼리는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지닐 수 있는 오브제다. 특히 주얼리는 누군가에게 물려줄 수도 있는 대상이기에 디자인할 때도 조금 다른 관점을 갖게 된다.

당신이 빚어내는 에르메스 하이 주얼리의 아이덴티티를 설명한다면? 우선 에르메스 하이 주얼리는 그것을 착용하는 여성의 신체와 융화가 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주얼리가 오브제 형태로 혼자 빛을 발하는 게 아니라 주얼리를 착용한 몸과 주얼리 간의 ‘소통’이 일어난다고 말할 수 있다. 다음으로 만드는 과정의 독창성과 퀄리티를 언급하고 싶다. 에르메스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들처럼 하이 주얼리 역시 에르메스다운 고급스러운 품질을 지닌다. 누가 봐도 에르메스다운 공정과 마감을 거쳐 세련된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번 하이 주얼리 프레젠테이션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평온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물의 이미지가 투영되었다. 몸에 비친 그림자도 물에 반사된 듯 보였는데, 여기에 어떠한 상징성이 있나? 내면과 외면, 자연과 사람의 몸, 광석과 피부 등을 떠올렸다. 그리고 주얼리를 잉태한 광물이라는 자연의 섭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광물이 여성의 몸에서 주얼리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녹여냈다. 보들레르의 표현을 인용하자면 주얼리는 ‘빛과 어우러지는 소리’이다. 이번 컬렉션은 조용한 소리를 지향했으며, 각 피스는 그 무게와 크기에 있어서 대단히 신중한 형태를 취한다.

당신이 선호하는 원석이 있나? 전달하고자 하는 스토리에 맞추어 원석을 마치 단어와 같이 선택하여 사용한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불확실하고 변속적인 색상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몸의 섬세함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후, 당신이 기획하는 일은? 이미 다음 컬렉션 작업을 시작했으며, 이는 2년의 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패션 에디터
박연경
사진
COURTESY OF HERMES, MATTHIEU RAFFARD(인물컷)
인터뷰
이길배(파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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