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눈여겨 볼 브랜드 2.
패션 업계에서 가장 크게 떠오르는 화두는 단연 ‘환경’이다. 가치 있는 소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덕이다. 지구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두 브랜드를 소개한다.
세이브더덕
따뜻함이라는 단어로 무장한 오리털 혹은 구스 다운 제품의 감춰진 진실 쯤은 이제 모두 알 터. 일반적으로 구스 다운 패딩 하나를 만드는 데에는 15~20마리의 거위가 희생된다고 한다. 거위들은 머리가 강제로 고정된 채 털을 뽑히는데, 이 과정에서 생살이 찢기거나 질식해 죽는다.
2012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패딩 브랜드 ‘세이브더덕’은 동물성 원료를 배제하는 100% 애니멀 프리를 내세운다. 동물에서 얻어지는 소재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동물 학대나 착취가 없는 재활용 원료 활용 등을 통해 자연, 미래, 윤리적 이슈를 해결하는 것을 핵심적인 가치로 삼고있는 것이다. ‘Save the Duck(오리를 살리자)’라는 이름에서부터 동물 보호의 모토가 느껴진다.
오리털이 아니면 따뜻하지 않을 거라고? 세이브더덕의 패딩 제품은 오리털이나 거위털 같은 동물의 깃털 대신 브랜드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소재 플룸테크(PLUMTECH®)를 주요 충전재로 사용한다. 보온성을 논하는 기준인 필파워는 실제 다운 제품의 평균 성능과 흡사하지만, 건조 속도가 오히려 다운 패딩보다 빨라 비에 젖어도 쉽게 마르고, 집에서도 손세탁이 가능하다.
이 외에도, 버려진 페트병을 100% 재활용해 만든 ‘그린 뱃지 컬렉션’, 가죽과 모피 대체재를 사용한 ‘에코퍼(Eco Fur)’라인 등을 선보인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온라인몰 S.I.VILLAGE에서 구매 가능.
No.21
알렉산드로 델라쿠아가 이끄는 No.21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다.
브랜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테마로 한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그 방법이 가히 칭찬받을 만 하다. 브랜드 내에 남아있던 패브릭을 활용해 펜슬 스커트와 그와 매칭하는 브라를 총 12가지의 스타일로 만든 것.
그래서 이번 컬렉션은 패브릭의 재고 상태에 따라 제작되는 수량도 다르고, 필연적으로 한정판일 수 밖에 없다. 100피스 이하로 생산되는 각 제품에는 시리얼 넘버가 쓰여있다. 구매하는 이로서는 더욱 특별할 수 밖에! 패션 산업 폐기물이 넘쳐나는 시대에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기보다, 창고에 남아있던 패브릭을 재활용함으로써 10주년을 축하한 방식이 똑똑하다.
9월 3일부터 밀란, 서울, 도쿄, 홍콩 등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구매 가능하다.
- 콘텐츠 에디터
- 장진영
- 사진
- Instagram @peta, @numeroventuno, Courtesy of No.21, Savethedu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