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짠 레이스를 의미하는 크로셰. 기계로는 어떻게도 구현할 수 없는 절대 손맛.
21세기에는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비행접시가 날아 다니고, 산소통이 달린 옷을 입을 줄 알았다. 하지만 웬걸, 미래는 우리가 생각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번 시즌 런웨이에 잔뜩 등장한 크로셰 의상만 보아도 그렇다. 디자이너들은 지금 수공예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재정의하는 중이다. 그들은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공장에서 대량생산할 수 없는, 장인의 손길이 담긴 유일무이한 피스에 더 집중한다. 알렉산더 맥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라 버튼이 아일랜드의 마지막 남은 레이스 공방에서 크로셰 기술을 연마해 옷에 적용한 것처럼. 장인 정신의 가치를 먼 미래까지 전승하려는 럭셔리 브랜드의 행보는 우리의 선택과 소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 패션 에디터
- 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