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라, 부숴라, 발라라!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요, 노출의 완성은 매끈하고 탄력 넘치는 살결이다. 너덜너덜한 각질부터 울퉁불퉁한 셀룰라이트까지, 올여름 매끈한 보디 피부를 위해 기억해야 할 세 가지를 꼽았다.
인기 패션&라이프스타일 유튜버 ‘런업’이 ‘남자들을 위한 체크리스트’ 영상에서 손발톱, 코털 정리와 함께 크게 강조한 것이 있다. 바로 보디 피부 관리다. 크롭트 팬츠 아래로 허옇게 각질이 올라온 정강이, 플립플롭을 신은 발의 뒤꿈치에 앉은 굳은살… 이런 소소한 부분을 챙기는 자세야말로 패션 센스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얘기였다. 제아무리 감각이 뛰어나고 꿀 보디를 지녔다 한들 얼룩덜룩한 톤과 한눈에 봐도 거칠어 보이는 피붓결, 생선 비닐처럼 각질이 쌓인 종아리는 그야말로 극혐 대상 일순위일 뿐! 재미있는 것은 대부분의 여성들 역시 얼굴 피부 케어에는 사활을 걸면서도 그 외 신체 부위 관리에는 무심하다는 거다. 하지만 신체 어느 부위든 햇볕에 노출되면 얼굴과 똑같이 두꺼워지고, 반점이나 색소 침착이 생기며, 주름지고 거칠어진다. 가슴과 등, 허벅지에 올라온 여드름은 얼굴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좀처럼 사라지지 않으며 때로는 진한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보디 피부도 얼굴과 똑같이, 혹은 그보다 더 세심한 케어가 필요하다는 얘기. 노출이 많아지는 더운 계절을 앞두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벗겨라
승패는 역시 각질 케어와 보습에 달렸다. 죽은 피부 세포( 각질)를 제거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클래식하게는 ‘이태리타월’로 ‘박박’ 벗겨내는 세신부터 AHA나 BHA 성분이 든 필링제로 각질을 녹이거나, 소금이나 설탕 같은 알갱이가 들어 있는 스크럽제 혹은 때처럼 각질이 밀려 나오는 고마주 제품을 이용하는 방법 등 다양하니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지성 피부라면 일주일에 2~3번, 건성 피부는 주말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 ‘벗기기’ 만큼이나 중요한 건 사후 관리다. 습한 계절일지라도 피부에 적당한 광택을 남기는 보습제는 필수. 모든 피부 손질의 기본은 ‘부드러움’에 있음을 기억하자. 물기는 아기를 돌보듯 수건을 톡톡 두드려 닦아내고(절대로 힘주어 밀지 말도록!), 몸의 수분이 채 증발하기 전 ‘욕실 내’에서 꼼꼼하게 모이스처라이저를 도포한다. 세안 후 ‘3초 보습’과 같은 원리! 묵은 각질을 정리하고 질 좋은 모이스처라이저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스타킹을 신은 듯 다리가 훨씬 매끈하고 아름답게 보일 수 있음을 명심한다. 춥고 건조한 때가 아니라면 젤이나 미스트, 드라이 오일 타입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다만, 어깨나 팔뚝, 엉덩이, 그리고 허벅지 아래쪽에 이른바 ‘닭살’이 있다면 상황이 좀 다르다. ‘모공각화증’이라 불리는 이 선천적 피부 트러블은 수백 개의 모공이 막혀 딱딱해지면서 발병하는데, 이를 제거하기 위해 만약 피부를 과도하게 문지르거나 자극하면 오히려 염증을 유발하거나 더 두꺼운 막을 형성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극도로 건조한 피부가 아니라면 모이스처라이저 사용 또한 자칫 모공을 막을 위험이 있으니 주의할 것.
부숴라
각질이 비교적 다루기 쉬운 상대라면 셀룰라이트는 역대급 적수다. 전문가들조차 입을 모아 ‘셀룰라이트는 완치가 어렵다’고 말할 정도. 일단, 셀룰라이트는 원인이 불분명하다. 보통 셀룰라이트를 비만의 증표라 생각하기 쉽지만, 마른 체형에서도 셀룰라이트는 흔히 관찰된다. 셀룰라이트에 관한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친 <제3의 살>의 저자 린 클리닉 김세현 원장은 다리를 꼬고 앉는 버릇이나 뒤뚱뒤뚱 걷는 습관 등으로 인한 ‘근육의 마모와 변형’을 ‘비만’과 함께 셀룰라이트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근육 조직이 과도하게 사용되어 변성, 염증이 일어나고, 이 영향으로 주변 피하층의 ‘바탕질’까지 변질되어 셀룰라이트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독소와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고 흡수되는 ‘새는 장 증후군’이 있거나 여성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어도 셀룰라이트가 쉽게 생길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울퉁불퉁, 흐늘흐늘, 찐득찐득… 셀룰라이트를 없애고 매끈한 피부를 되찾으려면 먼저 셀룰라이트의 개념부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아시다시피 우리 몸은 수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포와 세포 사이는 ‘바탕질’이라 불리는 점액 물질로 채워져 있는데, 이 바탕질이 자리하는 곳이 바로 ‘피하지방층’이다. 이름은 비록 피하지방층이지만 지방세포뿐 아니라 바탕질이 함께 존재한다는 얘기다. 그 런데 만약 이 피하지방층에 자리한 바탕질이 사이즈가 커지면서 찐득찐득해지거나 딱딱하게 굳고, 그로 인해 살성까지 변한다면? 이것이 바로 셀룰라이트의 정체. “단순히 지방이 늘어나서 생긴 것이 아니라 지방세포가 자리한 배경(바탕질)이 변질되면서 생긴 살이므로 굶거나 운동하거나, 지방 섭취를 줄인다고 해서 셀룰라이트가 바로 제거되지는 않습니다.” 김세현 원장의 설명. 바닷물이 오염되었는데 돌연변이 물고기만 잡는다고 해서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니 셀룰라이트를 줄이려면 바탕질에 독성 물질이나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 기능을 돕거나 바탕질을 정화 및 해독시키는 데 효과적인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며, 장 속 유산균을 보호할 수 있는 발효 식품을 가까이할 것. “증세가 심하지 않다면 심부 마사지나 경락 마사지도 셀룰라이트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유익한 자극을 통해 피하 조직의 재생을 유도하는 거죠. 다만 과한 압력은 조직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정 강도와 빈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세현 원장은 스스로 강도를 조절하기 어려운 마사지보다는 폼 롤러를 이용해 반죽을 밀어 펴듯 능동적으로 근막을 푸는 방법을 추천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피부 노화가 진행되듯 나타나는 노화성 셀룰라이트나 오랜 시간 스트레스가 쌓여 내분비 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염증이나 자율신경계 장애로 심해진 셀룰라이트는 보다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 흔히들 ‘셀룰라이트는 지방 흡입술로도 못 없앤다’고 말하는데, 이는 앞서 말한 대로 셀룰라이트의 원인이 지방세포가 아닌 오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장애로부터 야기된 ‘바탕질’ 변질에 있기 때문. 내과적 치료와 함께 끈적끈적하게 들러붙어 석회화된 조직을 뜯어내는 특수 관리가 요구된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충격파와 고주파다. 피하층에 직접 작용하는 치료용 심부열 고주파로 조직을 자극하고, 근막의 유착이나 셀룰라이트 병변의 정도에 따라 피하층 깊숙이 작용하는 방사형 충격파 혹은 하이엔드급 집중형 충격파를 써서 단단하게 뭉친 조직을 꽝꽝 깨부수는 작업이다. 시술하는 의사는 물론 환자도 에너지 소비가 상당한 정교한 시술이므로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가도록. “유착 정도가 심해 고주파나 충격파 치료로도 해결되지 않는 셀룰라이트에는 주사 시술도 병행합니다. 주로 조직 재생을 위한 영양 성분이나 고농축 포도당, 자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나 재생 인자를 사용하는데 단 1회 시술만으로도 눈에 띄는 개선 효과가 있어 만족도가 아주 높죠.”
발라라
희망적인 것은 아직 나이가 어리고, 비교적 변성이 적은 단순 지방성 셀룰라이트 혹은 코로나 등으로 인해 생활습관이 바뀌면서 갑작스럽게 생긴 어린 셀룰라이트라면 폼 롤러와 셀프 마사지 등의 케어로도 증상이 개선되고 보디라인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이번 여름, 매끈하고 부드러운 보디 피부의 완성을 도와줄 쓰기 쉽고 효과 좋은 각질 케어&슬리밍 제품을 한데 모았다.
- 컨트리뷰팅 에디터
-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