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 일주일이 지나도 용의자 파악 어렵다가 오늘 2일 검거.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이 수사에 진전이 없어 많은 이들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하루빨리 범인이 잡히길 바라던 중 드디어 경찰과 철도특별사법경찰대가 6월 2일 저녁 용의자를 붙잡았다.
용의자는 피해자가 진술한 것처럼 30대 초반의 남성이었으며 서울 상도동 거주지에 있다가 검거됐다. 서울역 특사경사무실로 압송되어 경찰과 철도경찰이 정확한 폭행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서울역 묻지마 폭행’ 사건은 지난달 26일, 서울역에서 30대 여성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에게 묻지 마 폭행을 당한 후 직접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사실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피해 여성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공항철도 입구 쪽으로 향하던 중, 한 남성이 다가와 어깨를 부딪친 뒤 욕을 하고는 주먹으로 얼굴에 폭행을 가한 것이다. 한 순간 벌어진 일로 인해 눈가가 찢어지고 광대뼈 한쪽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었다.
철도경찰은 5월 26일 오후 1시 50분경 공항철도 서울역에 있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근처에서 피해 여성이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처음 접수했다. 경찰은 사건 장소가 폐쇄회로 CCTV 사각지대인 점을 비롯해 가해 남성이 열차를 타거나 상점에서 결제를 하지 않아 흔적을 남기지 않은 점 등의 이유로 며칠 동안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다가 주변 CCTV 영상과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용의자 인상착의를 확보해 추적, 용의자 신원 확인 등을 위해 서울지방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공조 수사를 진행했다.
답답한 심경을 호소해온 피해 여성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날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하기도 했다. “나이는 확실하지 않지만 30대 초중반 정도이고 키는 178~180cm 정도, 얼굴은 조금 하얀 편이었다. 쌍꺼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깔끔한 흰색 면 티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를 입고 있었고, 머리는 꼬불꼬불 펌은 아니지만 살짝 웨이브가 있는, 왁스로 만진 듯한 웨이브 펌이었다. 덩치는 좀 있고, 겉으로 보기에 멀쩡해 보이는 그냥 평범한 30대 남성이어서 더 참담한 기분과 무서움을 느낀다”고 심정을 전했다.
폭행 장소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공항철도에서 내려서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쪽이다. 15번 출구와 연결돼 있는 공간이라 숨겨져 있는 공간은 아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이스크림 전문점) 앞쪽에서 택시를 부르려고 잠깐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모르는 남자가 제 오른쪽 어깨를 의도적으로 굉장히 세게 치면서 욕을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무섭고 놀라서 `지금 뭐라고 했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니까 또 욕을 하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주먹을 날려 왼쪽 광대뼈를 가격을 했다. 그때 안경을 쓰고 있어서 깊은 흉터가 지는 외상이 남게 됐다. 2m 정도 날아가서 기절을 잠깐 했다”고 밝혔다. 소리를 지르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니 한 대 더 치려고 했으며 계속 소리를 지르니 15번 출구 쪽으로 도주했다고.
그러나 사건 발생 시간, 목격자 진술, 용의자 인상착의 등이 확보되었어도 CCTV 사각지대라 폭행 장면이 없으므로 가해자가 잡혔을 경우,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거나 ‘저 여자도 나를 때렸다’라고 쌍방폭행을 주장하면 목격자의 진술이 확실한데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다시는 서울역에서 특히 대낮에 이런 약자를 타깃으로 한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된다. 그런 생각에서 더 공론화 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 디지털 에디터
- 금다미
- 사진
- Gettyimages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