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머나먼 이야기로만 느껴지는 휴양지로의 여행. 로에베의 이번 시즌 ‘폴라(Paula’s) 이비자’ 컬렉션은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생동감으로 우리에게 설렘과 위로를 안겨준다.
스페인 발레아레스 제도에 속해 있는 세계적인 휴양지, 이비사(Ibiza). 24시간 잠들지 않는 섬으로도 명성이 자자한 이곳은 늘 풍요와 환희가 넘쳤다. 1970년대 이주한 유럽의 예술가와 귀족, 히피의 영향으로 다채로운 음악이 발전했고, 전 세계 젊은이들은 휴양과 환락을 즐기러 모이기 시작했다. 이비사의 구시가지에는 화려한 도시에 걸맞은 패션 숍이 즐비했는데, 독일에서 이주한 건축가 아르민 하이네만(Armin Heinemann)이 지은 ‘폴라스 (Paula’s)’ 부티크는 1980년대 이비사의 문화를 대표하는 디자이너 숍으로 꼽힌다. 섬 전체에 음악과 바다, 자연,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이 흐르는 이 천상의 휴양지는 영 감의 원천이 되기에 충분했다. 로에베의 크리이에티브 디렉터 조너선 앤더슨은 2017년 초, 어린 시절 휴가 때면 이비사에서 보낸 추억을 소환해 폴라스 부티크와의 협업으 로 ‘폴라 이비자’ 컬렉션을 론칭했다. 폴라스를 적은 필기체 로고와 바다에서 영감을 얻은 해양 생물, 인어 모티프, 나뭇잎과 꽃 같은 자연적인 무늬, 타이다 이 염색을 거친 경쾌한 컬러 등을 제품 전반에 담아냈다. 풍요로운 자연 친화적 무드에 로에베의 핵심 가치인 장인 정신과 동시대 감성을 접목한게 특징이다.
올해로 4번째로 선보이는 폴라 이비자 컬렉션은, ‘사랑의 여름(Summer of Love)’을 주제로 여름에 대한 사랑과 찬가를 담았다. 소매가 긴 주름 잡힌 로브, 밑단이 넓은 팬츠, 리넨 튜닉, 붉은 산호와 인어가 프린트된 페전트풍 맥시 드레스, 스윔웨어, 부드러운 테리 소재 등 로에베표 레저 의상을 선보인다. 클래식한 바구니 백은 발레아릭 섬의 전통적인 직조 방법을 적용해 야자잎 을 엮어 만들고, 에콰도르 토착민 공동체의 상징인 시그라(Shigra) 패턴을 가미해 이국적인 무드를 강조했다. 폴라 컬렉션이 단순히 휴양지를 위한 가벼운 옷으로만 끝나지 않는 건 조너선이 경의를 표해온 크래프트맨십을 곳곳에 담아냈다는 점이다. 다양한 패브릭을 패치워크하거나 프린지, 비즈와 같은 공예 장식을 활용하고 가죽과 라탄을 접목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폴라 이비자 컬렉션을 대변하는 또 다른 방식인 캠페인 룩북 이미지는 이번 시즌 역시 포토그래퍼 마리오 소렌티의 딸, 그레이 소렌티가 맡았다. 그녀는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를 지나 도미니카 공화국을 건너 이번 시즌에는 인도의 뉴델리로 떠났다. 스쿠터와 툭툭을 타고 도로와 골목을 내달리다 도착한 장소에서 만난 비보이 그룹과 하위문화를 담아낸 독특한 시선이 가득하다. 이비사섬이 표현한 현실 도피적인 무드와 대자연, 젊음의 코드는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태양과 바다가 빚어낸 경쾌한 색감과 레트로풍 프린트, 보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위트 있는 패턴과 해변의 향수에 젖고 싶다면? 4월 29일부터 폴라 이비자를 소개하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로에베 팝업 스토어로 향하면 된다.
- 패션 에디터
- 이예진
- 사진
- COURTESY OF LOE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