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조연 배우 전성시대.
얼마 전, 연남동의 카페에 갔다가 연예인을 봤다. 얼굴은 아는 사람이었다. 근데 도무지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옆에 있는 친구도 모르겠다고 했다. ‘아, 어디서 많이 봤는데!’ 답답해서 친구의 팔을 잡고 발을 동동 굴렀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경영만큼 많이 나오는 배우였다. 이름을 모르니 검색을 할 수도 없었다. 결국 ‘명품 조연’이라는 검색어를 치고 스크롤을 내려 이미지로 그의 이름을 찾았다. 최병모 배우였다. 실제로 보니 키가 무척 큰 훈남 포스를 자랑했다. <또 오해영>, <굿 와이프>, <비밀의 숲>, <아수라>, <공작> 등에 출연했던 배우다. 주로 비서 역할로 익숙하다. 슬며시 사진 요청을 해볼까 하다가, 아내분과 따뜻한 라떼 한잔 마시는 모습을 보면서 넣어두기로 했다. 이렇게 눈에 띄는 배우가 또 누가 있더라.
이규형
<하이바이, 마마>가 김태희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으며 그녀의 상대역은 누가 될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규형’이라는 이름이 언급됐을 때, “연기는 좋은데, 인지도가 낮다”라는 우려의 댓글이 지배적이었다. 1화가 방영되고 회차가 거듭될수록 “이규형 덕분에 드라마에 몰입이 된다”라고 할 정도로 호평을 얻고 있다. 그의 눈물을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는 여성 팬도 상당하다. 사실 그는 2001년 <신라의 달밤>의 단역으로 데뷔한 베테랑 배우기도 하다. 활동 영역은 주로 뮤지컬과 연극 쪽이었다. 2017년 <비밀의 숲>에서 대중 인지도를 쌓았고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마약범 역할을 소화하며 ‘신스틸러’라는 호칭을 얻었다. 팬들 사이에서의 별명은 귀엽게도 ‘뀨’, ‘290’이다.
이주영
검색어에 ‘이주영’이라는 이름을 치면 두 명의 배우가 나온다. 참 어렵다. 두 사람 다 연기파이며 개성이 강한 배우고, 데뷔 시기도 비슷하다. 굳이 한 명을 고르자면 요즘 <이태원 클라쓰>에서 열연하고 있는 92년생 이주영 배우를 꼽겠다. 그녀는 사실 체대생 출신이다.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갔다가 매력에 빠져 연극영화과로 전과했다. 다수의 독립영화에서 연기 경력을 쌓았고 2016년 장률 감독의 <춘몽>에 출연하며 부산국제영화제 레드 카펫을 처음 밟았다. <역도 요정 김봉주>, 영화 <메기>에서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금 방영하는 <이태원 클라쓰> 에서는 트랜스젠더 마현이 역으로 중성적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금광산
본명 김명호. 1976년생의 농익은 귀여움이 매력적인 배우다. 데뷔는 영화 <아수라>에서의 작은 단역이었다. 40세의 다소 늦은 나이에 배우라는 직업에 첫 발을 들였다. ‘금광산’이라는 예명은 자신의 성 ‘광산 김’을 거꾸로 배치한 것. 많은 이들이 영화 <범죄도시>에서 마동석에게 계란을 까주는 역할로 기억한다. <피리 부는 사나이>, <안투라지>, < 나쁜 녀석들> 등 경력은 짧지만 존재감이 뚜렷한 외모와 체형으로 팬층이 두껍다. 주로 조연으로 등장하며, 대사도 많지 않은 편. 눈빛 연기가 예술이다. 2018년에는 Road FC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으나 아직 격투기 대회에 출전한 적은 없다. 지금은 수목드라마 <포레스트>에 출연 중이다.
양현민
조직의 중간 보스, 사채업자 등의 악역으로 자주 등장하는 배우. ‘칼 없는 조폭 영화는 있어도 양현민 없는 형사물은 없다’고 할 정도로 찰떡궁합이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프렌즈>, <보고 싶습니다> 등의 연극으로 경험을 쌓은 배우로 첫 드라마 데뷔작은 2005년 <서동요>, 2006년 <연개소문>에서의 짧은 단역이었다. 양현민은 유독 이병헌 감독 과 케미가 좋다. 이병헌 감독의 <힘내세요 병헌씨>, <스물>, <극한 직업>, <멜로가 체질>에 모두 등장했으며 모든 장면이 기억에 남을 정도로 대사가 착착 붙는다. 지금은 수목드라마 <더 게임:0시를 향하여>에 출연 중이다.
- 프리랜스 에디터
- 박한빛누리
- 사진
- MBC, tvN, JTBC, 영화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