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이라는 지역에서 발견한 생경한 아름다움.
낯선 것엔 늘 강렬하게 매료되는 법이다. 만약 그것이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이방인의 도시라면 아마 더욱 신비롭고 중독적으로 다가올 테다. 한 때 패션이 동양의 모든 문화를 세상 가장 고매한 것으로 여겼던 것 처럼, 이젠 그 모든 관심은 세상에 완전하게 공개되지 않은 중동 지역으로 옮겨졌다. 여전히 세상과 분리 된 듯 살아가는 중동 지역은 최근 몇 년 간 패션을 강렬하게 매료시키는 영감의 원천이 됐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늘 문화적 전유에 놓이며 시끄러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가령 몸은 물론이고 얼굴마저 가리는 초승달 무늬의 보디 수트로 히잡의 본질을 해친다는 오해와 비판을 받았던 벨기에 출신의 디자이너 마린 세르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은 여전히 그 지역에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고, 그를 바탕으로 좀처럼 보지 못했던 생경한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자주 곳곳에서 얼굴을 비추는 모델인 웅바드 아브디는 중동 지역의 문화를 가장 올바른 방식으로 풀어내는 패션의 아주 훌륭한 예가 된다. 소말리아에서 나고 자라 자연스레 무슬림이 된 그녀는 14살 때부터 히잡을 머리에서 내려놓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패션은 그녀에게 이를 벗기를 결코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위해 새로운 액세서리를 창조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패션 화보를 기획하는 것으로 존경을 표한다. 특히나 스타일리스트 카밀라 니커슨이 그녀의 히잡 위에 차곡 차곡 옷을 쌓아 완성한 화보는 좀처럼 잊을 수가 없을 테다. 하이 패션의 최전선에서 자유로운 이방인의 가장 이상적인 지점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최신기사
- 프리랜스 에디터
- 김선영
- 사진
- Instagram @iamugbad @marineserre_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