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가 간다

예쁘고 싸움 잘하는 여성 히어로들

<헬보이>, <엑스맨>, <샤잠>, <조커>, <스파이더맨>, 그리고 <어벤저스 앤드 게임>까지. 남자 히어로들의 활약했던 2019년. 이제 2020년은 여성 히어로들이 활약할 차례다. 뮬란부터, 원더우먼, 블랙 위도우, 할리 퀸까지. 올해를 들었다 놨다 할 걸크러시 군단이 대거 몰려온다. 벌써부터 팝콘 각인 영화판, 슬며시 들여다봤다.

버즈 오브 프레이

‘망작’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거둔 수확 하나. 바로 ‘할리 퀸’을 연기한 마고 로비의 발견이다. 산으로 가는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섹시하고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덕분에 2016년 할로윈, 이태원 거리는 할리 퀸 분장을 한 이들로 북적였다. 머리 좋은 DC는 다른 캐릭터는 다 버리고 ‘할리 퀸’만 데리고 새로운 판을 짰다. DC 코믹스에 등장하는 여성 히어로를 모아 팀을 구성,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이라는 여성 팀업 무비를 제작했다. 할리 퀸, 범죄자를 처단하는 헌트리스, 죽여주는 목소리의 블랙 카나리, 부패한 고담시 경찰 조직을 경멸하는 몬토야 형사, 사건의 열쇠를 숨긴 아이 카산드라로 이뤄진 다섯 명이 그 주인공. DC 영화 사상 최초로 아시아계 여성 감독인 캐시 얀이 메가폰을 잡았고 마고 로비는 주연을 비롯해 제작까지 참여했다. 이 외에도 각본, 의상까지 모두 여성들이 참여했다는 후문. 2월 5일 개봉한다.

블랙 위도우

2020년 마블 스튜디오의 첫 신작. ‘어벤저스’ 멤버로 활약했던 블랙 위도우의 솔로 무비가 드디어 윤곽을 드러냈다. 대망의 슈퍼볼 광고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동안 공개되었던 트레일러 영상에 몇 가지 장면이 추가되며 마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영화는 <시빌 워>와 <인피니티 워> 사이의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가 담긴다. “넌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어벤저스는 나의 첫 번째 가족이 아니었다.”라는 독백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시빌 워>에서의 래프트 감옥 탈출 이후 도망자가 된 블랙 위도우, 그녀가 원래 ‘가족’과 재결합해서 싸운다는 내용이다. 지난 10년간 늘 베일에 감춰져 있었던 그녀의 인생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을까? 제2대 블랙 위도우는 누가 될까? 2020년 5월 1일, 북미 개봉 예정. 우리나라에서는 그보다 앞선 4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뮬란

<뮬란> 역시 ‘2020 슈퍼볼’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뮬란>은 1998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애니메이션으로 무려 20여 년 만에 실사화 리메이크되었다. 디즈니 실사 영화 중 최대 규모 제작비가 투입됐고 배우 유역비가 뮬란 역할에 완벽 빙의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화려한 액션신을 거의 대부분 직접 소화한 것은 물론, 남장해도 예쁘고, 갑옷을 입어도, 활을 쏴도 예쁘며 칼을 뽑아 들어도 예쁘다. 중국 황제가 나라를 지키기 위해 가족당 1명씩 군사로 차출하자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 무사의 장녀인 뮬란이 전장에 뛰어드는 이야기. 유역비는 무려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배역을 차지했으며 이연걸, 공리, 견자단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다.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팬들이 있는 한 편, 부정적 여론도 만만찮다. 유역비가 홍콩 시민을 강경 진압하는 중국과 홍콩 경찰을 공개 지지해 <뮬란> 보이콧 운동이 일었고 원작에서 인기 캐릭터였던 용, 무슈와 남자 주인공 리샹 캐릭터도 등장하지 않기 때문. 반대 여론을 뒤집을 수 있을까? 한국에서는 3월 27일 개봉 예정이다.

원더우먼 1984

원더우먼이 처음 세상에 등장한 건 1941년 DC코믹스에서다. 진주만 기습공격이 있었던 해이고 한국에서는 독립운동이 한창이던 때다. 1941년에 태어난 사람은 지금 80세를 바라보고 있다. 그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여성 히어로답게 전 세계적인 팬층도 두텁다. 1970년대 린더 카터 주연의 <원더우먼>이 TV 시리즈로 방영되며 그 위상은 더 단단해졌다. 캐릭터 탄생 76년 만인 2017년, 원더우먼의 첫 실사판 솔로 무비가 개봉했다. 갤 가돗은 전무후무한 캐릭터가 되었으며 허탕만 치던 DC를 멱살잡이했다. 전작은 1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었다면 이번에는 1984년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6월에 개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