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를 찬한하게 밝힌 쇼메 전시.
베이징과 도쿄를 반짝임으로 물들였던 쇼메의 주얼리 전시가 모나코를 찬란하게 밝혔다. <Chaumet In Majesty : 1780년부터 이어져온 황실 주얼리>가 그 주인공. 사랑을 노래하는 한 편의 시처럼 쇼메의 매혹적인 이상이 빛난 그날 그곳.
쇼메(Chaumet)가 쌓아온 유구한 역사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하이 주얼리 쇼메에게 주얼리는 단순한 장신구 그 이상이다. 239년이라는 시간 동안 장인 정신을 축적해온 프랑스의 유서 깊은 주얼리 브랜드로서 황실과의 오랜 연결 고리, 독보적인 예술성을 이어오고 있다. 그 두터운 시간만큼이나 무수히 많은, 더구나 현재에도 여전히 진행 중인 황홀한 아카이브가 모나코에 한데 모여 그 빛나는 위용을 드러냈다. 7월 12일부터 8월 28일까지 모나코 그라말디 포럼에서 ‘쇼메 인 마제스티 : 1780년부터 이어져온 황실 주얼리(Chaumet in Majesty: Jewels of Sovereigns Since 1780)’라는 제목의 대규모 특별전으로 말이다.
쇼메의 전시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7월 11일, 쇼메는 모나코 몬테카를로 카지노(Casino de Monte–Carlo)에서 이번 행사를 축하하는 갈라 디너를 마련했다. 디너쇼가 열린 몬테카를로 카지노는 모나코의 역사적인 공간으로 1879년 프랑스의 건축가 장 루이 샤를 가르니에가 지은 이 카지노는 벨에포크(Belle Epoque) 건축 양식의 전형으로 유명하다. 쇼메는 몬테카를로 카지노를 ‘드높은 창공, 창공 속의 무수한 변화, 창공을 나는 아름다운 새들’이라는 콘셉트로 화려하게 장식했는데, 언뜻 ‘창공’이라는 말이 조금은 뜬구름처럼 추상적이긴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하늘’은 오랜 시간 쇼메의 아티스틱한 피스 제작에 영감을 준 원천이었기 때문이다. 고대 이집트의 프레스코화 속 태양에서부터 일본 판화에 등장하는 새, 피카소와 마티스의 새, 반 고흐의 이글거리는 태양, 인상주의 화가 터너의 하늘에 대한 묘사, 시인 제라르 드 네르발의 작품 ‘Own Star’와 시인 스테판 말라르메의 ‘겨울의 태양’에 이르기까지, 쇼메는 위대한 거장들의 발자취에 담긴 하늘과 관련된 소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주얼리로 재탄생시켜왔다. 갈라 디너 중간에는 올해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인 ‘르 씨엘 드 쇼메(Les Ciels de Chaumet, 쇼메의 창공)’가 공개되었다. 아름다운 시폰 드레스를 입은 무용수들이 ‘르 씨엘 드 쇼메’를 착용한 채 걸어 나오다가 춤을 추기 시작했고, 그들의 몸짓에 따라 유려하게 반짝이는 ‘르 씨엘 드 쇼메’ 컬렉션을 만나는 경이로움과 환희는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을 전했다.
전시품은 누가 봐도 진귀하다. 이번 전시에서 쇼메는 메종의 상징과도 같은 디아뎀을 포함해 총 250점에 달하는 하이 주얼리 피스와 수많은 드로잉, 다양한 오브제를 통 해 하이 주얼러로서의 저력을 마음껏 과시한다. 특히 전시품 중에는 쇼메 소장품 외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포함 한 15개의 박물관 소장품, 모나코의 알베르 왕자 2세, 덴 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을 포함한 40여 명의 개인 소장가들로부터 대여한 익스클루시브 피스가 포함돼 있다. 모나코에 들를 기회가 있다면,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거나 훼손되지 않는 본질적 아름다움, 창공으로 비상하는 듯한 쇼메의 우아함을 만나길 바란다. 쇼메가 펼치는 그 황홀한 신세계는 평생토록 잊지 못할 테니까.
궁극의 황홀경
강렬한 빛과 생명력, 파동을 일으키는 관능적 자태. 쇼메 컬렉션이 내뿜는 그 영감에 관하여.
1. 금빛 구름 NUAGES D’OR
노란빛을 띠는 스리랑카산 사파이어가 세팅된 누아쥬 도르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중력 상태의 황금 구름을 떠올리게 한다. 장인의 특별한 주얼리 세공기법이 더해져 골드 소재는 풍부한 반짝임과 화려함을 지니며, 원석의 빛은 더욱더 극대화되었다. 곡선과 직선의 대조는 날카로운 태양 광선을 닮았다.
2. 불의 태양 SOLEIL DE FEU
강렬하고 생동감 넘치는 불꽃은 오렌지빛 만다린 가닛, 짙은 레드 컬러의 미얀마산 스피넬로 완성했다. 여기에 옐로 사파이어의 투명함으로 온기를 더했다. 격렬한 움직임 속으로 녹아들 듯 소용돌이치는 태양을 닮은 솔레유 드 퓌는 강렬하고도 찬란한 빛을 뿜어낸다.
3. 자정의 태양 SOLEIL DE MINUIT
마치 화가의 팔레트처럼 푸른색, 붉은색, 녹색, 노란색을 머금은 탄자니아와 베트남산 스피넬의 폭넓은 컬러 그러데이션은 보기 드문 조화를 구현한다. 고도의 세공 기술을 통해 어두운 밤 물 위에 비치는 태양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했다.
4. 별 별 TOILÉS TOILÉS
에투알 에투알 컬렉션은 쇼메의 컬렉션에 영감을 준 천체의 요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대표적인 주얼리로 장인들의 전통적 기법으로 제작했다. 네크리스는 필쿠토 기법을 사용해 천연 그대로의 다이아몬드가 별이 흘러 내려가듯 세팅되었다. 마치 어두운 하늘 속 은하수를 발견한 듯 찬란한 빛을 발한다.
5. 흐름 PASSAGES
파사주 컬렉션에는 마법과도 같은 신비한 빛이 깃들어 있다. 우주의 밤과 같이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2개의 호주산 블랙 오팔이 세팅된 링은 눈부시게 밝은 블루 오팔과 파스텔 컬러의 고귀한 투르말린의 네크리스와 만나 완벽하게 거듭난다.
6. 퍼레이드 PARADE
신화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백로의 우아함을 표현한 파라드 컬렉션. 발레와도 같은 움직임은 다이아몬드, 핑크 사파이어, 옐로 사파이어로 표현되어 격조 있는 화려함을 자아낸다.
7. 영광의 태양 SOLEIL GLORIEUX
태양은 자연이 지닌 가장 강력한 힘을 상징한다. 옐로 다이아몬드와 다이아몬드의 반짝임은 이 컬렉션에 장엄한 힘을 부여한다. 필쿠토 기법으로 세팅된 주얼리는 눈부시게 발산하는 빛과 궁극의 여성미를 지녔으며, 하늘을 관통하는 광선을 연상케 한다.
8. 비상 ENVOLE
쇼메의 자연주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이 주얼리 컬렉션은 제비를 상징한다. 아프리카산 그린 차보나이트 가닛이 세팅된 엉볼 컬렉션 속 새는 유혹적인 날갯짓을 하며 자유롭게 비상한다.
- 패션 에디터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