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볼 게 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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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디즈니 영화의 융단폭격.

맛집도 이런 맛집이 없다. 이 정도면 백종원도 한수 접을 기세. 개봉하는 작품마다 기록을 세우고 1위를 갈아치운다. ‘2019년 최고의 영화 맛집 간판은 디즈니’라는 표현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알라딘>이 개봉한지 한 달이 넘었건만 박스 오피스를 역주행, 몇 주째 정상 자리를 지키며 저력을 보여주는 중. 이제 막 7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기세가 주춤하기도 전에 4번 타자 <토이스토리 4>까지 지원사격에 나섰다. 결국 관객은 “두 디즈니 영화 중에 뭐 볼까?”하는 행복한 고민을 한다. 디즈니는 픽사, 루카스 필름, 21세기 폭스 등을 인수하며 더 몸집이 커졌다. 그 저력은 인피니티 스톤을 모은 타노스 그 이상이다. 올해 안에도 5편 정도의 작품이 더 개봉할 예정. 디즈니의 독주는 계속될까? 2019년 관객을 찾은 디즈니 작품을 모아봤다.

캡틴마블 (3월 9일 개봉)

MCU 사상 첫 여성 히어로이자 새로운 세계를 이끌 영웅. 여성 영웅의 자기소개서 한 편을 보는 것과 같은 이 영화는 그녀가 영웅이 되는 과정을 그렸다.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토르를 뛰어넘는 역대급 파워를 지닌 히어로로 그녀의 활약은 <어벤져스 4>까지 이어졌다. 한국에서는 580만 1천 명의 관객수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덤보 (3월 27일 개봉)

2014년 <말레피센트> 이후 디즈니에서는 매년 실사 영화를 한 편씩 선보였다. <덤보>는 2019년의 첫 주자로 팀 버튼이 감독을 맡아 기대를 모았으나 아쉽게도 흥행에는 실패했다. 원작 <아기 코끼리 덤보>는 1941년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으로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대부분이 덤보의 서커스를 보며 유년시절을 보냈을 거다. 와, 생각해보니 덤보는 광복 이전에 태어났으니 할아버지 뻘이구나.

어벤져스:엔드게임 (4월 26일 개봉)

국내에서 1389만 명을 동원하면서 대한민국 흥행 영화 5위, 역대 외화 흥행 1위를 기록하며 MCU 역대 최고 자리에 오른 작품. 이 영화 한 편으로 전 세계 수입 약 26억 불(한화 3조 1천 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거둬들였다. <어벤져스:엔드게임>은 지난 10년간의 마블 영화를 집대성한 영화로 마지막 격투 장면이 일품으로 꼽힌다. 영화가 끝나고 토니 스타크와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의 팬들은 꺼이꺼이 오열했다는 후문. 에디터도 그랬다.

알라딘 (5월 23일 개봉)

칸 영화제를 휩쓸고 온 <기생충>을 누르고 1위 자리를 탈환한 역주행 영화. 지난 1992년 개봉한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리메이크해 개봉한 작품으로 좀도둑이었던 알라딘이 램프의 요정 지니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입소문을 타고 지니 윌 스미스의 움짤을 생산하는 등 커뮤니티에서도 인기가 상당하다. 일일 관객수 40만 명, 역대 뮤지컬 영화 흥행 1위 <겨울 왕국>이 세운 기록까지 갈아치울 기세다.

토이스토리 4 (6월 21일 개봉)

9년 만에 돌아온 명불허전 최고의 명작. 에미넴, 톰 행크스 등이 인생 영화로 꼽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4편까지 전부 다 훌륭한 시리즈를 마주하는 놀라움”이라는 한 줄평을 남겼다.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21편의 역대 픽사 애니메이션 중 최단 속도를 기록했다. 이번 편에서는 잃어버린 친구를 찾아 나선 우디와 버즈의 이야기를 담았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7월 2일 개봉 예정)

<어벤져스:엔드게임> 이후 사라진 영웅들의 빈자리가 느껴지는 세상. 스파이더맨 ‘피터파커’는 학교 친구들과 유럽 여행을 떠나고 거기서 새로운 빌런을 만나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MCU 인피니티 서사를 완성시키는 작품으로 사실상 엔드게임의 뒷이야기, 마무리 작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슈트, 정체불명의 캐릭터 미스터리오(제이크 질렌할) 등 예고편에서 볼 수 있는 흥미진진한 떡밥이 가득하다.

라이언킹 (7월 17일 개봉 예정)

사실상 디즈니의 2019년 필살기라고 봐도 무방한 작품. 요즘 친구들이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는 몰라도 <라이언킹>은 안다. 이유는 간단하다. 1994년 개봉했을 당시, 9억 6848달러(한화 약 1조 1387억)의 수익을 올리며 전 세계 전체 관람가 1위 기록을 세웠는데 여태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 그해에 아카데미상을 비롯하여 무려 34개 부문에서 상을 수상했고 2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다. 이번에도 심바가 영화판의 왕이 될 수 있을까? 이번 영화는 <아이언맨>, <정글북>의 존파브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도날드 글로버, 비욘세가 목소리를 연기했다.

말레피센트2 : 미스트레스 오브 이블 (10월 18일 개봉 예정)

1959년작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악역이었던 말레피센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실사 영화. ‘디즈니 사상 최악의 마녀’라는 타이틀이 붙지만 영화를 보면서 점점 그녀에게 몰입하게 되는 마력이 있다. 2014년에 1편이 개봉했을 때 앤젤리나 졸리의 파격적인 변신으로 화제를 모은바 있다. 이번 2편은 <캐리비안의 해적:죽은 자는 말이 없다>의 요아킴 뢰닝 감독이 연출했다.

겨울 왕국2 (12월 개봉 예정)

1편 이후 무려 6년 만이다. 얼마 전 정식 예고편이 공개되며 많은 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편은 세계관을 확장시켜 물의 정령, 거대 거인 등 새로운 등장인물이 등장하고 새로운 마법까지 선보일 예정. 게다가 이번 작품은 디즈니 3D기술의 끝판왕이라고 불리는데, 무려 안나 손에 있는 솜털까지 구현되었다고 한다. 그 섬세한 기술을 보기 위해서는 영화관을 가야겠구나. 이래서 디즈니 노래를 부르나 싶다. <겨울왕국2>는 북미에서 2019년 11월 22일 개봉하지만 국내에서는 12월에 개봉할 예정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9 (12월 20일 개봉 예정)

‘이 영화가 그렇게 대단해?’ <스타워즈> 시리즈를 생각하는 대다수의 속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각종 장난감이 불티나게 팔리고 한정판 굿즈를 갖기 위해 경쟁이 치열할 정도로 마니아층이 탄탄한 이유가 뭘까? 기록이 말해준다. <스타워즈>의 세계관은 영화를 넘어, 소설, 게임 등으로 제작되기도 했는데, 디즈니가 루카스 필름을 인수하기 이전에 발행했던 <스타워즈> 서적은 약 850편으로 총합 1억 부 이상 판매되었다. 그야말로 영화 시리즈를 토대로 한 가장 성공적인 책 시리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는 북미에서 <아바타>, <쥐라기 월드>를 가볍게 누르고 흥행 수입 등 40개의 신기록을 수립했었다. <스타워즈> 팬들이 세운 기네스 기록도 상당하다.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피규어 역시 1980년대에 생산된 스타워즈 피규어로 최종 낙찰가 18만 파운드. 낮게 잡아도 2억 5천만 원 가량에 판매된 것이다. 2015년 12월 맥시코시티에는 <깨어난 포스> 머그컵으로 높이 8m의 피라미드를 세웠는데 이때 들어간 머그컵 숫자는 무려 4만2925개나 된다. 디즈니가 루카스 필름을 인수할 때 약 40억 달러를 지불한 건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일 거다. <스타워즈>의 아홉 번째 에피소드인 이 영화는 레이(데이지 리들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속편 3부작 중 최종편에 해당한다. 42년 시리즈 역사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팬들의 기대가 크다. 누군가에게 절대로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선물도 되기를.

프리랜스 에디터
박한빛누리
사진
디즈니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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