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Met Gala>의 하이라이트, 상상 그 이상의 뷰티 룩!
올해에도 뉴욕 일대는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코스튬 인스티튜트가 주관하며 안나 윈투어가 디렉팅하는 기부금 모금 파티, <2019 Met Gala> 행사로 뜨겁게 달궈졌다. 2019년의 테마는 ‘캠프: 노트 온 패션'(Camp: Notes on Fashion). 이는 1964년 수전 손탁이 쓴 에세이 ‘Notes on ‘Camp’’에서 영감 받아 정해졌다. 여기서 ‘캠프’는 아이러니, 유머, 패러디, 혼성 모방을 뜻하는 패스티시, 책략, 연극, 과장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동 호스트를 맡은 뮤지션 레이디 가가와 해리 스타일스, 테니스 스타 세레나 윌리엄스를 비롯한 화려한 게스트들은 핑크 카페트 위에서 과한 장식과 과장이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랄 모습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코스튬을 보여줬다. 그 중에서도 뷰티 룩까지 완벽하게 공을 들인 스타들의 모습을 모아봤다.
깃털의 여왕
이번 시즌 트렌드 요소이기도 한 깃털은 레이디 가가와 지지 하디드에게 아주 좋은 메이크업 디테일이 되었다. 다만 보드라운 느낌보다는 강렬하고 보다 직선적인 무드를 내줄 소재를 선택해 속눈썹 라인을 파격적으로 장식했다. 마크 제이콥스 뷰티팀과 메이크업을 완성한 레이디 가가는 카메라 앞에서 연신 눈을 깜박거리며 메이크업을 뽐냈고, 메이블린 뉴욕팀과 함께한 지지 하디드는 마이클 코어스의 의상과 혼연일체된 하얀 아이래시로 존재감을 더했다.
두 얼굴의 핑크
순수하고 여성스러운 색으로 대변되기도 하는 분홍색은 어떨 때는 허영과 과장의 이미지를 표현하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여러 스타들이 핑크색이 두드러지는 메이크업을 하고 나타났다. 모델 애드와 아보아는 레브론의 채도 높은 핑크 컬러 아이섀도를 눈두덩과 C존까지 넓게 발라 마치 고전 연극 무대의 주인공 같은 무드를 연출했는데, 그녀의 피부톤과 주근깨, 레오퍼드 의상과 묘한 조화를 이뤘다. 구찌의 롱 케이프 슬리브 드레스를 입은 다코타 존슨은 구찌 뷰티의 새 립스틱 컬렉션 ‘루즈 아 레브르 ‘ 새틴 셰이드 중 203호 ‘Mildred Rosewood’ 컬러 립스틱과 핑크빛 아이섀도로 메이크업 했다. 구찌 특유의 위험한 화려함이 그녀에게 적절히 녹아 든 룩이다. 릴리 라인하트는 핑크 섀도와 투명하고 촉촉한 느낌으로 연출한 립까지 애드와 아보아와 거의 비슷한 형식의 메이크업을 보여줬는데, 생화를 장식한 헤어 스타일과 어우러져 브리트니 머피가 떠오른다는 반응이 많았다. 프라다의 보우 드레스를 입은 캐리 멀리건은 다른 핑크 룩을 선택했다. 닥터 하우쉬카의 스킨케어 라인과 메이크업 제품을 사용해 내추럴한 단발 머리와 잘 어울리는 사랑스러운 룩으로 카펫을 밟았다. 볼 전체에 발그레하게 바른 핑크 블러시가 포인트다. 모델 조세핀 스크라이버와 위니 할로우 또한 핑크 메이크업을 보여줬다. 이번 멧 갈라에서 가장 많은 셀럽들이 선택한 뷰티 컬러는 분홍색이다.
눈가에 맺힌 보석
화려함을 더하는데 비즈만한게 또 있을까. 벨라 하디드와 어벤져스의 여성 히어로, 폼 클레멘티에프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비즈 아이 메이크업을 연출했다. 모스키노의 드레스에 양 팔에 주얼리가 가득 둘러진 글러브를 끼고 나타난 벨라 하디드는 마치 인형처럼 인공적인 느낌으로 빗어 붙인 커트 헤어에 날렵하게 그린 아이라인, 눈 앞머리와 눈꼬리에 반짝이는 비즈를 장식한 룩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드레스와 밸런스가 잘 맞는 메이크업이다. 살바토레 페라가모의 더블 브레스트 재킷과 실크 케이프, 오버 사이즈 보우를 매치한 폼 클레멘티에프는 2019 S/S 시즌 발렌티노 백스테이지의 메이크업이 떠오르는 강렬한 룩에 도전했다. 핑크 계열 비즈를 눈가 전체에 붙여 이번 멧 갈라의 테마에 충실하면서도 하얀 피부톤과 잘 어울렸다. 옐로 & 라이트 블루로 만든 드레스와 색을 맞춘 카밀라 멘데스의 아이 메이크업에서도 포인트는 눈 앞머리에 장식한 비즈였다.
머리카락 끝까지
볼륨 넘치는 업 스타일, 과감한 숏 커트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싶을 때, 머리카락을 원하는 데로 물들인다면 존재감은 보다 확실해진다. 이번 멧 갈라에서도 많은 셀럽들이 다양한 헤어 컬러로 코스튬 의상에 화룡정점을 장식했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오랜만에 신선한 모습으로 등장했는데, 다른 셀럽들에 비해 얌전한(?) 스타일의 샤넬 룩을 입은 그녀의 필살기는 바로 멀티 컬러 헤어였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아드르 아버젤Adir Abergel은 데이비드 보위에게서 영감을 받아 샤넬의 레드 컬러와 블랙, 밝은 옐로 컬러가 모두 어우러진 스타일을 연출했는데, 탈색한 노란 눈썹과 그 아래 그린 볼드한 화이트 라인까지 어우러진 매우 세련된 뷰티룩이었다. 장미빛 시퀸 뷔스티에 드레스를 입은 루시 보인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와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페일한 아쿠아 컬러로 염색한 헤어에 신비로운 스와로브스키 장식 아이 메이크업으로 청초함이 느껴지는 멧 갈라 스타일링을 선보였다. 특히 헤어 컬러와 드레스의 깃털 컬러가 일치해 더 아름다웠다.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역시 패션의 여왕다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녀는 드레스 자락과 혼연일체된 네온 그린 컬러로 머리카락 끝 부분을 물들이고 카페트 위를 누볐다. 만약 헤어 컬러가 그냥 금발이었다면 2% 아쉬웠을지도 모르겠다. 드레스와 슈즈까지 모두 연한 분홍색으로 이어지는 니키 미나즈의 핑크 헤어 또한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손끝으로 평정
머리카락을 드레스만큼 부풀리고 호화로운 장식을 가득 온몸에 두르는 방법 말고도 손가락 끝에 ‘캠프’를 담은 셀럽들도 있다. 미우미우의 레트로풍 의상을 입은 엘르 패닝은 목에 아이코닉한 참을 주렁주렁 단 네크리스와 핑크색 네일 끝에 치약, 감자튀김, 전화기 등 키치한 장식으로 테마를 소화했다. 의상과 어울리는 탐스러운 포니테일 헤어와 빈티지 무드에 충실한 메이크업, 그리고 손가락을 자랑하는 귀여운 포즈까지 더해지니 꽤나 신선한 풍경이 연출되었다. 프라발 구룽의 체리 컬러 타프타 소재 드레스를 입은 할시는 마치 여전사 같았다. 볼드한 타사키의 골드 컬러 주얼리와도 잘 어울렸는데, 그녀의 기다랗고 빨간 네일도 스타일링을 완성하는데 큰 몫을 했다. 불규칙하게 넣은 골드 디테일로 지루함은 덜어주고 강렬함은 배가되었다.
한 땀 한 땀 주렁주렁
커다랗고 화려한 헤어 피스가 아니라 멧 갈라의 주제에 맞게 소소한 장식을 정성껏 더한 헤어 스타일링도 볼 수 있었다. 빅사이즈 모델로 유명한 애슐리 그레이엄은 대퍼 댄이 디자인한 구찌 룩을 입었는데, 뒷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비엔나 소시지 같은 포니테일 헤어에 여러 개의 핀이 주렁주렁 꽂혀 있었기 때문. 헤어 스타일링을 담당한 justine marjan은 핀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안티프리즈 헤어 제품을 사용해 완성했다. 릴리 콜린스는 지암파티스타 발리의 실크 가운 드레스와 까르띠에 주얼리에 어울리는 빅 헤어를 하고 나타났다. 여기에는 로맨틱한 꽃 장식이 더해졌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Gregory Russell의 정교한 손길과 슈퍼 볼류마이징 파우더, 헤어 스프레이, 띠크닝 크림 등 볼륨을 고정시켜줄 제품들의 도움을 받아 올린 머리에 하나 하나 꽃을 심어 완성. 소녀적인 반묶음 헤어에 아기자기한 꽃을 예쁘게 장식한 엠마 로버츠의 스타일링 또한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아름다운 드레스와 잘 어울렸다.
보고 또 보고
멧 갈라를 위한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했지만 두 번 세 번 다시 보게 되는 독특한 자태로 핑크 카펫을 밟은 이날의 진정한 ‘인싸’들은 따로 있었다. 단연 돋보인 인물은 에즈라 밀러. 버버리의 영국식 핀 스트라이프 슈트까지는 사실 놀라울 것도 없었다. 그가 셔터 세례를 받는데 큰 몫을 한 건 여러 개의 눈이 그려진 착시 메이크업 덕분이었다. 이는 초현실적인 작업으로 유명해진 벤쿠버 출신의 한국인 메이크업 아티스트 미미 최의 손 끝에서 완성된 것으로 그의 독특한 정신 세계와도 어울리는 선택이었달까. 행사 당일 새벽 4시부터 작업한 보람은 충분한 것 같다. 그런가 하면 그 못지 않은 존재감을 자랑하는 카라 델레바인의 메이크업 또한 흥미로웠다. 속이 훤이 비치는 디올의 스트라이프 코스튬에 해리 코틀러의 이어링에 팝아트 적인 헤어 피스를 쓰고 등장한 그녀는 눈가 바로 밑을 가로지르는 오렌지색 선 하나로 완벽히 룩과 어울리는 메이크업을 연출했다. 양쪽 입가에만 살짝 바른 연노랑 립 컬러도 신박했다. 이게 바로 총천연색 인간 스트라이프. 과감한 스타일인데도 자꾸만 눈길이 간다.
- 디지털 에디터
- 금다미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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