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 Space Vo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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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유튜브에서 가장 주목받는 크리에이터들

당신과 나,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이 연결된다. 유튜브에서는 그게 가능하다. 이 거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많은 크리에이터 중 <더블유>가 가장 끌리는 12팀을 만났다. 주목받는 이유가 명징한 그들에게서 당신이 미처 몰랐을 그들 각자의 힘도 발견했다.

다재다능한 그녀 Sobong Official

NAME : 곽소현 CATEGORY : 뷰티 SUBSCRIBER COUNT : 310,983

프릴 장식의 셔츠 드레스는 문제이 제품.

아담하고 동글동글한 얼굴, 쌍꺼풀이 없는 눈매에 도톰한 입술. 말 할 때와 웃을 때, 심지어 걸음걸이까지 사랑스러움으로 가득한 그녀, 소봉. 화장품 회사의 상품 전략팀에서 일하며 유튜브를 병행하던 그녀는 얼마 전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회사를 다닐 땐 화장품을 ‘진짜 너무 많이’ 사서, 나만 보기 아까우니 남들에게도 소개하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했다. “저는 사진보다는 영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 당시 인스타그램에는 대부분 사진만 올렸는데, 저는 1분 꽉 찬 영상으로 올리곤 했죠. 그렇게 팔로어가 500명이 넘었을 때 1분 넘는 영상을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야겠다고 결심했어요.” 500명에 감격한 소녀의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현재 12만 명이 넘고 유튜브 구독자는 31만 명에 이른다. “화장으로 제 얼굴을 계속 바꿔가며 그릴 수 있다는 게 참 재밌어요. 뷰티 유튜버를 꿈꾸는 친구들도 단순히 ‘예쁘다, 안 예쁘다’의 기준이 아닌, 그런 재미를 꼭 찾았으면 좋겠어요.” 평소 그녀의 콘텐츠를 보며 색과 질감을 조합하는 센스가 비범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메이크업 영상을 만들 때 그 두 가지에 가장 주안점을 둔다고. 영상을 기획할 때 그저 한 가지 제품의 발색을 보여주기보다는 컬러와 텍스처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해 연출하는 걸 좋아한다. “남들이 소화하기 어려운 독특한 컬러를 이용해 메이크업하는 걸 좋아해요. 도전 정신이 생기거든요. 자칫 기피할 만한 컬러도 이렇게 잘 소화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면 뿌듯하더라고요”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녀에게서 남다른 자부심이 느껴졌다. 좋아하는 색과 질감에 소봉만의 해석을 가미한 대표적인 영상이 조회수 323만 회에 이르는 ‘무펄 글로우 메이크업’이다. 핑크와 브라운 등 어우러질 것 같지 않은 컬러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립글로스를 광대와 눈두덩에 터치하는 등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난 재미난 텍스처 플레이 덕분에 말 그대로 조회수가 폭발했다. 이야기를 더해갈수록 자신만의 또렷한 취향이 돋보이는 그녀가 즐겨 구독하는 유튜브 계정이 궁금해졌다. “‘Aylin Melisa’와 ‘Nathalie Paris’, ‘Claire Marshall’ 계정을 자주 봐요. 평소 아리아나 그란데와 카일리 제너, 현아, 제니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타일을 소화하는 인물에게서 영감을 받는 편인데, 그들 역시 자신만의 아이코닉한 콘텐츠를 만들어 눈길이 가더라고요.”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언젠가 자신이 만든 음원으로 뷰티 영상을 제작하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을 아껴주는 ‘소보루’를 위해 더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얼굴을 비치고 싶다는 그녀를 더 자주 볼 수 있길 기대한다.

진짜 김나영 김나영의 no filter TV

NAME : 김나영 CATEGORY : 패션, 라이프스타일 SUBSCRIBER COUNT : 175,781

줄무늬 드레스는 로에베, 폴라 이비자 컬렉션 제품.

쾌활하고 밝은 웃음소리와 함께 김나영이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유튜버답게 오디션 캠을 켠 채로 말이다. 한동안 휴식기를 가진 김나영은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서, 다시 대중 앞에 섰다. 그리고 공개한 첫째 아들 신우와의 작은 여행기는 앞으로 의연하고 담담하게 살아갈 그녀의 의지를 보여준다. 1년 전 시작한 김나영의 유튜브 채널 ‘노필 터 티비(no filter TV)’는 행복한 에너지가 충만한 일상의 조각을 차곡차곡 모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뭘 좀 아는 언니’ 김나영의 필터링을 거친 그녀의 트렌디한 취향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녀가 조곤조곤 읊어주는 서울의 봄, 떡볶이와 짜장면 먹방, 종로구 어딘가에서의 브이로그 같은 소소한 일상에서 힐링을 얻기도 한다. 주근깨 가득한 민낯으로 씩씩하게 밥을 먹고, 울고 웃는 아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으며, 간결한 삶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선언한 그녀의 일상에 찾아온 어느 한 지점. 삶과 사랑을 향한 그녀의 애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노필터 티비는 앞으로도 꺼지지 않을 예정이다.

‘노필터 티비’라는 이름은 여과 없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고 짐작했다. 이름을 지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 자신이 정말 마음에 드는 사진을 올릴 때 쓰는 #nofilter 해시태그가 있지 않나. 단어의 뜻과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중의적 의미가 마음에 들었다.

유튜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원래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첫째 아들의 예쁜 모습을 순간순간 담고 싶어서 시작한 거다. 신우(첫째 아들)와 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갈증이 있었다. 방송의 각본을 거친 모습보다 집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이 더 사랑스러운 데 말이다.

그러지 않아도 ‘신우와 고기 먹방’이 가장 조회수 높은 영상이더라. 패셔니스타 이미지가 강해서 막연하게는 패션 콘텐츠가 인기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였다. ‘노필터 티비’의 구독자는 어떤 사람들인가? 사실 콘텐츠적으로 신우에게 많이 기대고 있다. 신우가 출연하지 않으면 조회수가 안 나와서 속상하다. 신우가 크면 이준(둘째 아들)이 그 자리를 메울 거다(웃음). 내 채널에는 신우의 랜선 이모가 정말 많다. 그리고 신우를 예뻐하는 중고등학생 팬도 많이 생겼다. 신우를 예뻐하는 10대 이모들이다.

자극적인 콘텐츠보다 밝고 소소한 삶에 집중해왔다. 이제까지 소재 선정은 어떻게 해왔나? 항상 내가 하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검색하는 것, 보여 주고 싶은 것,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등 좋아하는 것에 대해 즉흥적으로 소재를 선정해왔다. 다만, 대대적으로 도움을 받지 않은 채 콘텐츠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짜임새는 없었을 거다. 이를테면 일을 하고, 어린이집에 보낸 아이를 픽업하고, 밥을 먹고, 일주일 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를 만드는 식이다. 지금은 인원을 충원해서 팀을 꾸리고 있는데, 좀 더 기획된 콘텐츠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촬영 후에 ‘노필터 티비’ 미팅을 하러 간다고 들었다. 기획된 콘텐츠라니 기대된다. 대단한 건 아니다. 난 항상 원대하고 야심 찬 포부는 없었다. 나 자신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여서 콘텐츠 방향이 자연스레 바뀌었다. 영상에 가끔 등장하는 ‘소영 이모’가 있는데 기획과 촬영을 담당하는 ‘노필터인’이다. 전문적인 카메라맨이 와서 예쁘게 찍어주기보다는 찍어주는 사람의 시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어떤 호응을 해주느냐에 따라 콘텐츠 내용과 분위기가 달라지는 건 확실하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과 실제로 반응이 오는 유튜브 콘텐츠 사이에 간극이 있진 않나? 정말 그렇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걸 구독자들이 좋아해준다. 혼자만의 짝사랑이 아닌 쌍방향으로 작용하는 긍정적인 채널이라 다행이다.

가죽 코트는 토즈 제품.

개인적 의견인데, 김나영의 여름 콘텐츠를 사랑한다. 김나영의 여름 패션, 여름 메이크업, 여름 여행기 등등. 난 정말 여름 러버다. 여름만 되면 기분이 좋고, 에너지가 샘솟는다. 아이들이 태어나고서부터 적금을 모아둔 게 있는데 이제 금액이 좀 된다. 이번 여름엔 어디에선가 한 달 살기를 해볼까, 생각 중이다.

랜선 집들이를 통해 집 안도 엿볼 수 있는 신기한 세상이다. 가구에 대한 관심도 만만치 않더라. 멤피스와 디터 람스라니. 대단한 취향이라기보다는 예쁜 걸 좋아한다. 난 좋아하는 것도 잘 바뀌고, 멋지게 포장도 잘 못하는 사람이다. 다만 산업 디자이너 디터 람스의 ‘좋은 디자인을 위한 십계명’을 종이에 출력해서 붙여뒀다. 그걸 보면서 아름답고 좋은 디자인, 오브젝트에 대해 생각해본다.

가장 최근의 콘텐츠가 ‘김나영 미니멀리스트 선언’이다. 미니멀리스트 디터 람스와 미니멀리스트 김나영. 무언의 연결 고리 같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우연의 일치인가(웃음).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정리를 좀 했는데, 내 짐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전개하는 지인들을 모아 플리마켓을 열었다.

사람들이 엄청 줄을 길게 선 것을 보니 플리마켓이 아주 대성황이었나 보다. ‘노필터 티비’ 채널과 함께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좋은 말이다. 오프라인에서 구독자분을 실제로 만나니 기분이 남달랐다. “노필터 티비 너무 잘 보고 있어요” “제가 댓글 남긴 사람이에요” 이런 얘기를 해주셨는데, 실제로 너무 힘이 됐고, 앞으로 더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김나영의 취향을 좋아한다. 외적으로, 내적으로 어떤 롤모델이 있나? 정말 많은 사람들이 롤모델이 되어준다. 이사배, 회사원A, 새벽, 오눅 등 많은 사람들의 유튜브를 즐겨 본다. 모두에게 조금씩 배우고 싶은 부분이 있다. 한 명의 독보적인 콘 텐츠가 전파되는 게 아니라 디지털 세상이 만든 수평적인 구조가 만든 긍정적인 측면이 아닐까.

패셔니스타인 동시에 대표적인 패션 유튜버로 꼽힌다. 최근에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또 여기에 수반되는 고충은 어떤 게 있나? 경쟁이라고 하기보다는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간다고 생각한다. 고충이라면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많은 유튜버들이 지치는 걸 경계하라고 하더라. 매주 콘텐츠를 올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체력, 소재 고갈과의 싸움이다. 다른 분 은 하우투를 많이 보여주던데, 나 자체는 하우투를 좋아하지 않아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

디지털 세상의 특성상 악플을 피할 수 없다. 악플에 대처하는 자세는? 포털사이트의 댓글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내 채널은 나의 공간이지 않나. 악플은 바로 신고하고 삭제한다(웃음). 사실은 마음이 약해서, 댓글은 잘 못 달겠다. 하지만 댓글을 보면서 Q&A로 소통하는 콘텐츠를 만든다.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신우에게 기대지 않고 자립적인 유튜버가 되고 싶다(웃음). 될 수 있을까?

나에게 ‘노필터 티비’란? 복귀를 하면서 노필터 티비가 정말 많은 힘이 됐다. 누구의 편집과 여과 없이, 가장 진솔하게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창구가 있다는 그 자체가 정말 든든하다. 방송인이라는 직업 성격상, 일이 없을 때 괜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는데, 그런 점에서 전혀 아쉬운 점이 없달까. 일을 한다는 그 자체로 행복하다. 유튜브로 계속 소소하고 행복한 일상을 전할 것이다.

유튜브를 떠나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아름답게 잘 늙는 게 목표다. 영원히 젊을 수 없지 않나. 시간이 가도, 나이가 들어도 사람들이 나를 궁금해했으면 좋겠다. 언제나 나를 보면 기분이 좋고, 응원해주고 싶은 사람이었으면 한다.

책 권하는 여자 겨울서점 Winter Bookstore

NAME : 김겨울 CATEGORY : 책 SUBSCRIBER COUNT : 99,000

가죽 트렌치 코트는 골든구스 디럭스브랜드 제품.

‘겨울서점’의 영상은 종이 딸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나직한 인사말로 시작한다. “겨울서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김겨울입니다.” 문을 열자 문에 달린 종소리가 울리며 저 너머에서 손님을 맞아주는 안주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겨울서점의 김겨울이 조용히 맞아준다. 긴 글을 읽지 않는 시대에 독서라는 지극히 정적이고 아날로그적 행위를 주제로 삼은 채널을 유튜브로 찾아 즐긴다는 건 무슨 영문일까? 김겨울은 몇 년 전까지 홍대 인근에서 인디밴드로 활동하며 마포 FM 디제이를 했다. 혼자 이야기하면서도 다수와 소통하는 일이 가능한 라디오의 매력을 그렇게 알았다. 워낙 책을 좋아 하는 김겨울이 유튜브를 시작한 건 큰 각오나 의미가 없는 단순한 결심이었다. 책을 낭독해주는 팟캐스트는 있어도, 유튜브 채널은 거의 없던 때였다. 그녀는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고 싶었다. “누군가 겨울 서점 채널의 매력을 묻는다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8할은 책장, 2할은 목소리 덕분’이라고 말해요. 책으로 가득한 책장 앞에서 영상을 촬영하는데 다락방이나 서재 같은 그 모습이 시각적으로 먼저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해주거든요.”

각 잡히지 않게 얼기설기 꽂히고 쌓인 책, 독서를 하는 여자 곁의 홍 차 한 잔과 만년필(김겨울은 만년필 마니아다)이라도 목격한다면 독서를 연중행사처럼 여기는 이도 문득 책이라는 마법에 걸리기 시작한다. 여기에 아나운서만큼 신뢰감을 주면서 그보다 훨씬 부드러운 김겨울의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거든다. 피아노를 사랑했던 철학자들에 대한 <건반 위의 철학자>와 미학자이자 철학자 김진영이 암 선고 이후 몸과 마음, 정신을 지나간 작은 사건을 기록한 유고집 <아침 의 피아노>처럼 닮은꼴이 있는 책을 묶어 소개하거나, 생활 속에 녹아든 세상의 다양한 글자를 탐험하는 <글자 풍경>을 소개하며 영상이라는 시각 매체에 맞게 자료 이미지도 편집한다. 겨울서점은 이렇게 좋아하는 책을 소개하는 ‘주인장의 책장’과 더불어 요즘 출판시장의 중요 트렌드인 ‘굿즈 리뷰’, 영화 리뷰를 하는 유튜버와 협업해 원작이 있는 영화를 함께 소개하는 ‘영화관 옆 책방’, 책 문장 일부를 낭독해주는 ‘낭독의 즐거움’ 등 여러 카테고리로 구성된다. 그 사이사이, ‘책 덕후의 독서 루틴’이나 택배가 도착한 순간부터 책을 꺼내는 과정을 찍은 ‘언박싱’처럼 소소하지만 조회수를 부르는 게시물이 자리 잡는다.

기획과 촬영, 편집과 자막 작업 등을 혼자서 다 하는 김겨울의 일주일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프리랜서라는 사실이 무색하게도 밀도 있게 돌아간다. 책을 읽고 파악할 시간도 확보해야 한다. 작년에 낸 <독서의 기쁨>에 이어 최근 <활자 안에서 유영하기>를 냈고, 지금은 유튜버 생활에 관한 책을 쓰는 중이며, 가장 인기 있는 ‘북튜버’의 자격으로 강연을 한다. “제가 큐레이션한 책을 소개하면서 책이라는 것의 허들을 낮추고 싶어요. 누군가 제 콘텐츠만으로 책 한 권을 다 알았다고 생각해서 그 책을 굳이 안 보려고 한다면 그건 싫어요. 책을 더욱 궁금하게 만드는 사람. 그게 유튜버로서 제가 지향 하는 방향이에요.” 겨울서점을 클릭하고 책방의 문을 열면, 보는 것 만으로 떠들썩한 유튜브에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난다.

1억 뷰의 사나이 Sungha Jung

NAME : 정성하 CATEGORY : 음악 SUBSCRIBER COUNT : 5,659,814

검정 터틀넥 톱은 유니클로, 가죽 팬츠는 코치, 슈즈는 오디너리 피플 제품.

한국 최초로 콘텐츠 조회수가 1억 뷰를 넘은 유튜버, 제이슨 므라즈의 한국 공연에서 함께 기타를 친 소년, 비틀스의 커버 곡을 올리자 요코 오노가 감사 인사를 댓글로 달았다는 일화로 유명한 기타리스트 정성하.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열 살 꼬마였던 그는 아버지가 연주하는 기타 소리에 반해 기타를 잡게 되었다. 그의 음악 선생님 또한 유튜브. 그는 핑거스타일 기타를 영상을 보며 독학으로 익혔다. 그리고 지금 유튜브 영상 속의 기타 신동은 군대 영장을 기다리는 잘 자란 24세의 청년이 되었다. 먼저 그가 치는 핑거스타일 기타를 설명하자면, 밴드의 구성을 생각해봤을 때 멜로디를 부르는 보컬, 비트를 연주하는 드럼, 반주의 기타, 건반 이 모든 것을 기타 한 대로 표현하는 연주 기법을 말한다. 그의 연주는 마치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듣는 듯 풍성한 화음이 특징이다. “2006년에 유튜브를 시작했지만, 워낙 어릴 때라 유튜브 계정은 아직도 아버지 아이디로 되어 있어요.” 정성하가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는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조차 유튜브 시장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는 기타 커뮤니티에서 유튜브라는 매체를 접했고, 회원들의 권유로 아들의 기타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어린 꼬마가 어떻게 이런 곡을 많이 아냐는 반응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아버지는 매주 두세 개씩 아들의 영상을 올렸고, 지금까지 차곡차곡 모아온 연주 콘텐츠만 1100여 곡이 넘는다. “요즘은 유튜브를 시작한 지 1, 2년 만에 천만 구독자가 생기고 하지만, 저는 10년 넘게 콘텐츠를 쌓아왔어요. 사실 악기만 연주하는 사람이 이슈화되기는 쉽지 않거든요. 사람들보다 일찍 시작한 게 다행이었고,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한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신동 소리를 듣고 자란 아티스트에게 사람들은 아이가 성장하면 기대하는 잣대가 높아진다. 그로 인한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있을 법도 한데, 정성하는 그 부담을 자신을 갈고닦는 시간으로 바꾸어 버렸다. 1년에 한 번씩 정규 앨범을 통해 자작곡을 발표하고, 해외에서 정기적으로 공연하면서 그가 작곡이나 음악성에 있어서도 실력이 있음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이뿐일까? 이 잘 자란 청년은 자신을 보며 꿈을 키우는 음악 크리에이터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이렇게 말한다. “이 직업은 사실 생각보다 어려운 직업이고 진입 장벽이 굉장히 높아요. 특히 음악 크리에이터는 저작권 문제 때문에 다른 유튜버들과는 달리 수익성이 높지 않죠. 꾸준히 콘텐츠를 짜고, 자기 안의 계획성이 확실해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음악 크리에이터는 더더욱 돈을 바라고 시작하지 않아야 해요. 유튜브라는 콘텐츠를 순수하게 본인을 알리고, 팬들을 연결해주는 도구로 여기면 좋겠어요.” 이야기할수록 그의 사려 깊은 생각이 드러났다. 또한 자신과 같은 길을 가려는 실력 있는 친구들에게 자신이 받은 관심과 사랑을 되돌려주는 의미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최근 일본에서 열린 세계 기타 대회에 나가 우승한 고등학생 김영소라는 친구의 ‘Like a star’라는 곡을 꼭 한번 들어보세요. 저는 꾸준히 연주하며 팬과 소통하고 제 음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재능 있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이 저에게 있다고 생각해요. 열정이 있는 친구들을 돕고 싶어요.” 그를 만나기 전에는 직업이 유튜버인 음악 하는 사람을 만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터뷰가 끝날 즈음에 는 내가 만난 사람은 직업이 기타리스트이고, 그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스스로’ 소통하고 있는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하고 싶은 열정적인 기타리스트임을 알았다. 그가 음악을 매개로 대중과 소통하는 이 방식은 아마 그때까지도 멈추지 않을 것 같다.

하찮은 호기심은 없다 공대생 변승주

NAME : 변승주 CATEGORY : 실험 예능 SUBSCRIBER COUNT : 2,044,455

검정 재킷은 선스펠×르메르 by 매치스패션닷컴. 팬츠는 사스콰치패브릭스 by 매치스패션닷컴 제품.

궁금한 건 뭐든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스물셋 평범한 공대생이 세상에 있는 모든 신기한 것을 해보는 채널인 ‘공대생 변승주’. 자신을 평범하다고 소개했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채널이다. 주제 없이 하고 싶은 것 다 하는 이 채널의 목적은 단 하나, 구독자와 자신의 즐거움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들과 내기 게임으로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누구의 영상이 가장 반응이 좋으냐에 관한 내기였는데, 변승주의 영상은 ‘좋아요’ 수가 3000개에 육박 하며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다. 그 이후 ‘남고딩의 흔한 일상’이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취미로 영상을 만들다가 대학교 1학년에 들어가자마자 휴학하고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유튜브 채널 이름이 공대생 변승주라서 거창한 실험을 할 것이라는 오해를 많이 받아요. 고등학생 때의 활동 이름이 ‘남고딩’이었던 것처럼 대학생이 되었기 때문에 ‘공대생’일 뿐인데 말이에요. 공대생이라는 이름에 부합하는 실험적인 콘텐츠는 해야겠는데, 지식이 너무 짧았어요. 그래서 하찮은 호기심이라도 댓글로 적어주면 제가 풀어주겠다고 했던 게 지금까지 쭉 이어졌어요.” 실제로 공대생 변승주의 채널에서는 평소 궁금하지만 쉽사리 도전하기 힘든 기상천외한 실험이 이어진다. ‘한 달 동안 씻지 않고 때를 밀면 몇 킬로그램이나 빠질까?’ ‘편의점에 있는 물건 다 사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한 병에 150만원짜리 물은 어떤 맛일까?’ ‘세상에서 가장 큰 사탕 만들기’ ‘라면을 고데기로 펴서 먹을 수 있을까?’ 등등의 콘텐츠들은 다소 엉뚱하지만 궁금해서 클릭하게 되고, 한번 보면 계속해서 보게 되는 중독성을 가졌다. 일주일에 5~6편 정도를 업로드하는 부지런함은 든든한 직원 여섯 명이 함께하기에 가능하다. 한 달 촬영비가 1천만원 가까이 들 정도로 콘텐츠에 대 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그는 아침 8시에 일어나 잘 때까지 콘텐츠만 생각하는 일벌레다. “직장인과 다른 점은 제게는 유튜버라는 일 자체가 노는 것이고, 노는 것이 일이라는 점이에요. 하루 종일 일한다고 생각하면 일을 하는 것이고, 노는 거라 생각하면 노는 거죠. 최대한 노는 거라 생각하고 살고 있어요.” 2백만 구독자를 가진 인기 유튜버지만 여느 또래 친구들이 하는 학업과 군대에 관한 고민도 많다. 지금의 가장 큰 고민이자 목표는 몇 년 후 군대를 다녀와서도 유튜브에 복귀할 수 있을지다. 그런 까닭에 그는 제대 후에도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콘텐츠를 탄탄하게 쌓아놓으려 애쓴다. “스스로 계속 질문해요. 유튜브가 언제 망할까? 저를 포함한 지금의 유튜버들에게 달린 거 같아요. 그리고 유튜브라는 플랫폼은 없어져도 공대생 변승주라는 사람은 없어지지 않잖아요.” 변승주는 이유 없이 우울한 날에도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매일매일을 즐겁게 산다. “세상에 하찮은 호기심은 없습니다! 유익함보다는 유쾌함이 주가 되는 채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꾸준한 것이 힘 Dasha Kim

NAME : 다샤킴 CATEGORY : 뷰티, 라이프스타일 SUBSCRIBER COUNT : 266,812

니트 톱은 다샤킴 소장품. 팬츠는 코스 제품.

금발의 칼 단발에 섹시하고 건강한 피부 톤, 음영 짙은 스모키 화장, 그리고 ‘다샤킴’을 꼬리표 처럼 따라다니는 ‘승무원직 탈탈 털기’라는 제목의 영상. 항공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느낀 불합리를 가감 없이 솔직하게 밝힌 모습은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당당한 애티튜드와 솔직함, 감각적인 스타일이 많은 여성이 닮고 싶어 하는 다샤킴의 인기 비결이라 짐작했다. 강해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실제로 만난 그녀는 차분하고 섬세하며 배려심 넘쳤다. “다샤는 러시아 이름이에요. 어렸을 때 10년 동안 우즈베키스탄에 살았거든요.”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는 이 때문일까? 성장기를 다른 땅에서 보낸 다샤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뷰티 유튜버로 유명하지만 패션과 운동, 여행 등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한다. “메이크업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은 없어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얼굴에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으로 메이크업을 많이 연습한 것 같아요.” 승무원으로 일한 경험을 토대로 만든 승무원 면접 헤어 메이크업 영상은 70만 뷰를 넘어서는 놀라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결혼식 준비 과정을 담은 영상 또한 크게 주목받았는데, 합리적인 가격의 드레스와 본인이 직접 한 자연스러운 메이크업과 헤어는 많은 화제가 됐다. “영상을 만드는 이유 중 하나는 제가 말로는 설명을 잘 못하기 때문이에요. 동영상은 몸짓과 표정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아요.” 대학생 때 싸이월드 뷰티 블로그를 하다가 영상으로 자신의 콘텐츠를 전달하고 싶어 자연스럽게 유튜브를 하게 됐다고. “저는 단순히 제품만 보여주며 리뷰하는 것보다 매 콘텐츠에 스토리를 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래서 콘텐츠 하나 완성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려요. 일주일에 콘텐츠 하나를 업로드하고 있어요. 기획과 촬영, 편집까지 모두 혼자 해요.”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영상이 올라오는 유튜브 시장에서 묵묵하게 콘텐츠 하나하나에 정성을 가하는 뚝심이 통한 걸까. 그녀는 26만에 이르는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크리에이터다. 그만큼 활동 영역도 다양한데, 뷰티 관련 행사에 참여해 구독자들과 직접 대면하며 뷰티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구독자 수에 연연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꾸준함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유튜버는 게을러지기 쉬운 직업이거든요.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목표예요.” 힘든 순간에도 자신의 영상이 누군가의 삶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댓글을 보면 힘이 난다는 그녀의 꿈은 유튜버에 멈춰 있지 않다. “계속해서 더 많은 영상을 제작해보고 싶어요. 제 것만 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영상도 좋고요. 언젠간 다양한 분야의 영상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고 싶어요.” 다샤킴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에디터
김선영(소봉), 이예지(김나영), 권은경(김겨울), 김신(정성하), 김민지(다샤킴, 변승주)
스타일리스트
박정아(소봉)
헤어
박수정(소봉), 장해인(김나영, 김겨울, 정성하), 장하준(다샤킴, 변승주)
메이크업
장해인(김나영, 김겨울, 정성하), 장하준(다샤킴, 변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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