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니 대구 커피 무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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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감성 카페 4곳을 다녀왔다.

여행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관광 명소가 여행의 목적이었다면 요즘은 ‘맛집’이 우선이다. 금강산도 식후경, 잘 먹고 잘 쉬어야 여행 좀 했다고 할 수 있는 시대다. 경주에서 불국사가 아닌 황리단길을 걷고 제주도에서 차를 타고 카페 투어를 다닌다. 누군가는 ‘커피 한 잔 마시는데 유난을 떤다’고 한다. 하지만 좋은 걸 보고 듣고 여유까지 느낀다면 그만한 값어치로서는 충분하다. 대구는 경상도 중심이자 246만 명이 살고 있는 대도시다. 대한민국에서 서울, 부산, 인천에 이어 인구가 네 번째로 많은 도시기도 하다. 사람이 많으니 자연스레 먹고 마실 것도 많다. 우리나라에서 지역 카페 브랜드가 가장 많은 지역 대구. 최근 중구 대봉동의 방리단길, 앞산, 동성로, 팔공산, 수성못 등 다양한 카페거리가 생겼다. 대구의 감성 카페,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무작정 기차를 탔다.

얼리 모닝 익스프레스

동대구역 바로 앞에 있는 브런치 카페. 입구부터 가게 인테리어까지 미국 감성이 충만하다. 테이블 개수는 약 12개 정도. 번잡스러움 없이 깔끔하다. 메뉴도 심플하다. 샌드위치, 팬케이크, 수프. 그리고 기호에 맞는 음료가 전부다. 영화를 보면 팬케이크에 드립 커피를 많이 먹지만 방문 후기를 보니 이곳은 착즙 과일 음료가 맛있다는 의견이 많다. 그래서 레모네이드를 주문했더니 시큼하니 톡 쏜다. 팬케이크의 맛은 상상했던 맛 그대로. 그릴드 패티 샌드의 패티는 소고기 함유량이 높은지 고기 향이 물씬 풍긴다. 야채는 신선하고 식빵도 아삭하니 잘 구워져 오전 11시의 식사로 충분하다.

주소 : 대구 동구 동부로 34길 5-1

문의 : 053-215-1212

롤러 커피

대구의 인쇄소가 밀집된 골목. 오래된 건물 사이로 지게차가 오가는 이곳에 작은 카페가 있다. 롤러 커피의 롤러는 인쇄할 때 종이를 누르는 도구에서 착안했다. 5평 남짓한 이 작은 공간이 입소문을 탄 건 커피 있는 커피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서다. 메뉴도 딱 세 개다. 에스프레소 3000원, 아메리카노 3000원, 라떼 3500원. 사장의 커피 고집이 깐깐해서 직접 커피를 로스팅 한다. 롤러 모양의 번호표, ‘비락우유’라고 적힌 빈티지한 유리컵을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다.

주소 :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 414길 36

문의 : 010-4946-0998

검은 구상

카페 검은 구상의 이름은 이중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의 높은 산에서 자란다는 ‘검은 구상나무’. 두 번째는 ‘검은 것(커피 원두)을 구상한다’는 의미다. 이곳은 카페라기보다는 커피집에 가깝다. 오랫동안 담소를 나누는 장소가 아닌,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카페 내부는 작고 의자는 협소하며 서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스탠딩 테이블이 있다. 영업시간도 독특하다. 매일 아침 8시에 문을 열고 오후 5시에 문을 닫아 ‘카페 공무원’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매달 새로운 원두가 바뀌는 것도 재미있는 점. 그래서 1년 동안 이곳을 방문하면 12가지 원두를 경험할 수 있다. 이런 특이점에도 불구하고 늘 사람들로 붐빈다. 그만큼 커피가 맛있기 때문이다.

주소 : 대구 중구 경상감영길 287

문의 : 010-7557-8169

인더매스 삼덕

힙스터들을 만날 수 있는 카페. 규모부터 웅장하다. 총 3층 규모의 건물로 1층은 카페, 2층은 사무실, 3층은 화장실과 교육장으로 운영한다. 인더매스는 대구 삼덕동과 서울 마장동 두 군데 매장이 있다. 서울은 로스팅 쇼룸, 대구는 베이커리 쇼룸이다. 그래서 삼덕 매장은 베이킹 과정을 볼 수 있는 오픈 베이킹 룸이 있다. 빵은 고메 버터를 사용하여 매일 아침에 구워 그날 하루만 판매하는 게 원칙. 원두 종류는 50스케일, 55스케일, 65스케일, 매스 커피가 있는데 산미나 고소함, 단맛이 각각 다르므로 취향에 따라 바리스타의 추천을 받는 게 좋다.

주소 : 대구 중구 공평로8길 29

문의 : 053-215-8994

컨트리뷰팅 에디터
박한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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