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여는 순간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책 3권.
한국 괴물 백과 by 곽재식(글), 이강훈(그림) | 워크룸프레스

한국 괴물 백과

한국 괴물 백과
SF 소설가 곽재식은 2007년부터 한국의 괴물을 채집해왔다. 그가 11년 동안 촘촘하게 정리해온 282종의 괴물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자의적 해석과 감상을 배제하고 꼼꼼한 문헌 조사를 바탕으로 썼다. 삽화는 이강훈 작가가 그렸다. 형광 핑크 컬러 괴물들은 무섭기보다 피규어로 제작해 소장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되살아난 시체, 네발 짐승의 형체, 커다란 누에, 사람인 체하는 흰 여우 등등 생김새와 특징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출간되자마자 2쇄를 찍으며 화제를 모았고, 무작위로 페이지를 펼쳤을 때 나오는 괴물로 점을 친다는 우스갯소리도 돌고 있다. 거의 기묘한 체험에 가까운 책이다.
소설 지도 by 대니얼 하먼(글), 앤드루 더그라프(그림) | 비채

소설 지도

소설 지도
소설을 지도화한 책이 등장했다. 뉴욕의 일러스트레이터와 출판 에디터가 함께 만든 이 책은 문학의 바다에서 오히려 길을 잃어볼 것을 권한다. <오디세이아>, <햄릿>, <바벨의 도서관>, <80일간의 세계 일주> 등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19 편의 소설, 시, 희곡을 지도로 그려냈다. 상공에 드론을 띄워 아름다운 대작을 아주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작품 속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지형도와 장소를 2D와 3D를 넘나들며 그려낸 점이 놀랍다. 챕터마다 실린 에세이는 소설가 한유주가 번역했다. 책꽂이에 고이 잠들어 있던 고전의 시동을 다시 걸게 만드는 책이다.
푈클링엔 – 산업의 자연사 by 조춘만, 이영준(사진&글) | 사월의눈

산업의 자연사

산업의 자연사
조춘만은 중공업 현장을 찍어온 사진가다. 2013년 처음 독일 푈클링엔 제철소를 방문한 그는 작동이 완전히 멈춰버린, 생명력을 잃은 기계로부터 먹먹함을 느낀다. 1986년 가동이 중단되었다가 8년 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그곳엔 나무와 풀이 빼곡히 자라 있었다. 조춘만은 5년 동안 스무 번 방문해 쇠락한 제철소를 찍었고, 그렇게 113장의 사진이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이제는 폐허가 되어버린 제철소의 노쇠한 결, 그에 반해 여전히 생명력 넘치는 수풀이 교차로 편집되어있다. 이 책에서 기계비평가 이영준은 설명문, 캡션, 비평적 에세이로 조춘만의 사진과 제철산업에 대한 사려 깊은 해석을 시도한다. 거대한 기계와 자연의 압도적인 순간을 목도할 수 있는 책이다.
- 피처 에디터
- 김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