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었다 펴는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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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스마트폰의 시대

삼성전자가 접었다. ‘2018년, 상여금 나온 회사 접어’ 같은 손병호 게임을 하는 게 아니다. 만화, 영화에서나 봤던 접었다 펴는 스마트폰 이야기다. 이미 오래전부터 유튜브를 통해 떠돌던 영상들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 휴대폰에 4화음 벨 소리 기능이 생겼을 때, “이러다가 핸드폰으로 사진도 찍는 거 아니야?”하며 깔깔거렸는데, 이제 사진은 물론 스마트폰으로 게임도 하고 영화, 광고도 만든다. 조만간 종이처럼 구겨지는 스마트폰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미 나왔을지도. 지난 2월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삼성 갤럭시 언팩 2019’ 행사에서 접이식 스마트폰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전 세계는 흥분으로 들끓었다. 마치 인류가 불을 처음 발견했을 때처럼, 다른 차원의 물건을 만난 것처럼 인터넷이 뜨거웠다. 새로운 스마트폰의 시대, 최근에 모습을 드러낸 폴더블폰(접이식)을 소개한다.

갤럭시 폴드

‘펼치면 미래를 만난다’ 갤럭시 폴드의 슬로건이다. ‘힌지 기술’로 책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접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접었다 피면 혹시 부러지지는 않을까?’ 의구심이 든다. 신기하게도 20만 번을 접었다 펴도 괜찮을 정도로 튼튼한 내구성을 지녔다고 한다. 지금은 한 번 접히는 것이 전부지만 나중에는 판막을 더욱 얇게 하여 2번 이상 접겠다고 선언했다(삼성은 이미 그 기술까지 갖고 있을지도).  제품 사양도 상당하다. 현존 삼성의 기술력을 모두 담아냈다. 접으면 4.6인치, 펼치면 7.3인치, 두께는 17mm, 배터리 용량은 4380mAh다. 멀티 액티브 윈도 기술은 무려 3가지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유튜브를 보며 웹서핑을 하면서 SNS 메시지를 보내는 게 가능하다. 카메라는 후면 1600만 화소, 전면 1000만 화소. 웬만한 디지털카메라 버금간다. 크기와 무게는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가격은 1980달러. 약 220만 원 정도다. 국내에는 5월쯤 출시할 예정. <더 가디언>지는 ‘눈물 날 정도로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한계를 깨뜨렸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갤럭시 폴드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8년이 걸렸다. 한 아이가 태어나서 걷고 말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기까지의 시간이다. 향후 8년 뒤에는 만화 <위제트>처럼 시계에서 홀로그램이 나오는 스마트폰을 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화웨이 메이트 X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화웨이도 폴더블폰을 공개했다. 이름하여 ‘메이트 X’. 갤럭시 폴드와 비슷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밖으로 접는 아웃 폴딩 방식이다. 크기는 접었을 때 6.6인치, 펼쳤을 때 8인치로 크기는 갤럭시 폴드보다 크다. 두께는 더 얇은 11mm. 화면을 펼쳐 화면을 분할해 3가지 앱을 동시에 쓰는 것 역시 가능하며 배터리 역시 4500mAh로 비슷하다. 눈에 띄는 건 슈퍼 충전 기술. 30분만 꽂아두면 배터리를 85%까지 채울 수 있다. 카메라는 라이카와 합작했다. 단, 화소 수, 정확한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가장 혹평을 받는 부분은 바로 가격이다. 2299유로, 한화 약 290만원 수준이다. 영상편집은 물론 3D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슈퍼 컴퓨터를 모니터까지 풀세트로 맞출 수 있는 가격이다. 시연 당시 메이트 X를 펼칠 때 가운데에 주름진 부분이 포착되었다. 가격에 비해 기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화웨이는 올해 중반쯤 메이트 X를 출시한다고 했으나 정확한 출시일은 알려지지 않았다. 화웨이가 ‘대륙의 실수’가 될지, ‘대륙의 실패’가 될지는 하반기에 판가름 날 예정이다.

LG V50 ThinQ 5G

“LG전자가 닌텐도 DS를 출시했다” LG전자가 공개한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이 혹평을 받고 있다. 논란이 된 제품은 V50의 듀얼 스크린 액세서리. 마치 폰 두 개를 붙인 것 같은 스마트폰을 보고 언론과 인터넷 커뮤니티는 비꼬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혹자는 “삼성은 스마트폰을 접었고 LG는 스마트폰 사업을 접었다”라고 평가한다. 사실 LG가 기술력이 부족해서 폴더블폰이 아닌 듀얼 스크린을 선택한 건 아니다. 지난 1월, 폴더블보다 앞선 기술인 롤러블TV(액정이 둥그렇게 말리는 방식)를 선보인 바 있다. 접히는 LCD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미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LG 입장에서 폴더블폰은 아직 불확실한 시장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300만 원을 호가하는 스마트폰은 대중화되기 어렵다는 의견.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시장에 무작정 뛰어들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LG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물론 V50의 성능 자체는 훌륭하다. 무게는 183g, 배터리 용량은 4000mAh, 퀄컴의 최신 칩셋 ‘퀄컴 스냅드래곤 855 모바일 플랫폼’을 장착해 집에서 웹서핑하듯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세계 최초로 동영상을 아웃포커스로 찍을 수 있는 카메라까지 장착되어 있다. 출시일과 가격은 미정. LG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늘 후발주자로 있을까?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프리랜스 에디터
박한빛누리
사진
삼성전자, 화웨이,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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