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목하지만, 아직 국내 개봉일이 확정되지 않은 네 작품의 신속한 개봉을 촉구한다.
1.<바이스(Vice)>
딕 체니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부시 대통령과 함께 재임하며 미 역사상 가장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정치인이다. 재임 시절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하고 무소불통의 권력으로 정계를 장악한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물. 영화는 체니의 젊은 시절부터 부시 밑에서 8년간 부통령직을 수행하고 정계를 은퇴하는 과정을 다룬다. ‘인간 고무줄’ 크리스천 베일은 이번 에도 체중으로 연기를 했는데, 무려 20kg을 찌웠다. 덕분에 최근 열린 제76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If Beale Street Could Talk)>
배리 젠킨스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화면 연출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이 상당하다. <문라이트>가 그랬다. 딱히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아도 유려한 카메라워크와 그에 어울리는 배경음악, 화려한 미장센으로 가득 차 있다. 영화는 제임스 볼드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할렘가를 배경으로 뱃속에 있는 아이를 돌보며 인종 차별에 맞서 남편의 결백을 입증하려는 여성 티시의 이야기. 두 남녀의 로맨스와 흑인의 인권 문제를 녹였다. 영화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94%, 관객과 전문가 모두에게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3.<블랙 클랜스맨(BlacKkKlansman)>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도시 할리우드에서도 인종 차별은 만연했다. 백인 감독과 배우들은 다양한 활동을 펼치지만 흑인 영화인은 그들 스스로 영화 환경을 개척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흑인 감독이 연출하고 흑인 배우가 주인공으로 전면에 등장하는 ‘블랙스플로테이션(Blacksplotarion)’이 등장한 이유다. 스파이크 리는 그 최전선을 진두지휘하는 감독이다. 1978년 백인 우월 집단 KKK에 잠복해 비밀 정보를 수집한 흑인 형사 론스툴 워스의 에세이를 영화화한 작품.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주인공인 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덴젤 워싱턴의 아들이기도 하다.
4.<퍼스트 리폼드(First Reformed)>
타고난 이야기꾼 폴 슈레이더 감독. 그는 감독뿐만 아니라 각본가로도 명성이 높을 정도로 탄탄한 시나리오를 쓴다. 영화는 초대형 교회에 밀려 신도가 줄어드는 어느 교회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두 주인공은 일기를 쓰고 전쟁에 참전한 적이 있으며 불의를 참지 못한다는 설정.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감독이 1976년에 집필한 <택시 드라이버>와 닮았다. 찝찝하고 모호한 열린 결말이라는 것도 비슷하다. 인체를 화면에 더 잘 담기 위해 일부러 16:9가 아닌 4:3 화면 비율을 택한 것도 흥미롭다.
- 프리랜스 에디터
- 박한빛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