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를 누비는 힙스터의 여행법 vol.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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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좀 다녀본 취향 좋은 사람들에게 물었다. 기억에 남는 아시아 여행지, 그리고 거기서 발견한 흥미로운 스폿에 대하여. 패션, 음악, 미식, 호텔, 대자연을 아우르는 짧고 굵은 가이드북.

태국 , 치앙마이 

# 발품 팔아 찾은 최고의 카페

치앙마이_노웨어 커피 브루어스

거리엔 개들이 활보하고 소 울음소리에 잠이 깰 만큼 시골 같은 도시에 감각적인 카페는 어찌나 즐비한지. 요즘은 카페 호핑만을 목적으로 치앙마이로 떠나는 여행자도 많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정성스러운 드립 커피를 내어주는 ‘노웨어 커피 브루어스(Nowhere Coffee Brewers)’, 사진관과 갤러리 역할까지 하는 복합문화공간 ‘라쿠다 포토 아티산스 앤 카페 (Rakuda Photo Artisans and Cafe)’, 두고두고 생각나는 비주얼과 맛의 크루아상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 ‘ 반 베이커리(Baan Bakery)’, 이 세곳만은 믿고 방문하자. 치앙마이에 35일간 머물며 40군데가 넘는 카페를 방문한 필자가 단언컨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가성비 좋은 쿠킹 클래스

치앙마이_쿠킹 클래스 (3)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과 한데 어울려 팟타이, 망고 스티키 라이스, 그린 커리 등 태국을 대표하는 예닐곱 가지의 음식을 함께 만들고 이를 나누어 먹는 일은 치앙마이 여행자만의 특권이다. 님만해민에 위치한 바질 쿠커리 스쿨은 7명 이내의 소규모로 실내에서 진행돼 여행자끼리 친목을 다지기도 좋고 푹푹 찌는 더위에 기진맥진할 일도 없다. 숙소까지 픽업 및 드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보기와 레시피 북 지 포함된 이 6시간짜리 수업의 수강료는 놀랍게도 단돈 천 밧. 원화로 따지면 3만원 정도.

# 로컬 아티스트의 공방 탐험

치앙마이_노트 어 북 (1)

나무와 풀이 우거진 온통 초록빛의 반깡왓(Baan Kang Wat)은 로컬 아티스트들의 공방이 모여 있는 예술인 마을이다. 중심에는 한국인 아내와 태국인 남편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겸 편집숍 ‘이너프 포 라이프’가 동화같은 자태를 뽐내고, 마하사뭇 도서관에서는 따뜻한 바람을 맞으며 한국인 여행자들이 두고 간 책을 읽을 수 있다. 북바인딩 숍 ‘노트 어 북(Note a Book)’에서는 직접 북바인딩을 배워볼 수 있으며, ‘15.28 스튜디오’에서는 수채화 워크숍이 열린다. 좀 더 풍성한 볼거리를 원한다면 각종 먹거리와 핸드메이드 소품 및 의류 등을 판매하는 모닝 마켓이 열리는 일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방문할 것. 글 | 이정미(프리랜스 에디터)

중국 , 상하이 

# 비밀스럽고 힙한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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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1984도 멋지지만, 상하이에 있는 서점 ‘1984’ 는 그보다 조금 더 힙하다. 무거운 철문을 열고 짧 은 통로를 지나면 아기자기한 빈티지 가구와 다양한 책, 예쁜 정원과 고양이가 반긴다. 아담하고 작은 공간이지만 한편에는 책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작업하기 좋은 아지트 역할을 한다. 커피부터 주스까지 의외로 다양한 음료를 팔며, 중국 어디나 그렇듯 알리페이로만 결제할 수 있다. 상하이 내에서도 아는 사람만 갈 정도로 비밀스러운 곳이다.

# 지하에서 찾은 바이닐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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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타운 레코드 (Uptown Records)는 ‘이런 곳에 있다고?’ 싶을 정도로 평범한 주택가 상가 건물 지하에 있다. 어둡고 음침한 순간을 이겨내면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천국과 같은 곳이 등장한다. 서브 컬처, 전자음악, 힙합, 인디 음악 등 각 방마다 서로 다른 장르와 분위기의 음반을 배치해놓았다. 세계적인 힙합 밴드 더 루츠(The Roots)의 희귀 앨범부터 중국 인디 밴드의 바이닐까지 취향도, 큐레이션도 만만치 않다. 바이닐을 사랑하는 이들이여, 이제 알리페이 계정을 만들어 상하이로 가자. 그곳에는 아직 사람의 손길이 적게 닿은 천국이 있다.

# 호텔 바에서 듣는 상하이 스윙 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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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재즈는 제2차 세계대전 시기 굉장히 유행했고 또 유명했다. 스윙 재즈가 꽃을 피운 곳이었고, 중국 고유의 음악이 섞인 상하이만의 재즈가 존재했다. 이후 국가 정책에 의해 사라졌다가 규제가 풀리며 다시 살아난 상하이의 스윙 재즈를 들어볼 수 있는 페어몬트 피스 호텔의 재즈바(The Jazz Bar at Fairmont Peace Hotel)는 이제 재즈 팬이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명소가 되었다. 특히 96세의 재즈 연주자(!)가 아직도 공연한다고 하니 그가 살아 있을 때 가서 보도록 하자. 하우스 재즈 밴드의 연주와 연회장 분위기까지 있어 1930년대의 상하이를 직접 느낄 수 있다. 글 | 블럭(음악 칼럼니스트)

홍콩

# 항구 도시 느낌을 담은 로컬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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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밍 호텔 (The Fleming Hotel)은 요즘 홍콩에서 떠오르는 완차이 지역에 위치한다. 호텔 곳곳에서 항구 도시인 홍콩의 특징이 물씬 풍긴다. 특히 호텔 1층에 위치한 이탤리언 레스토랑인 오스테리아 마르치아(Osteria Marzia)는 완차이의 숨겨진 진주다. 해산물 위주의 메뉴를 선보이며 식사를 마치면 리몬첼로 한 병을 무료로 제공한다. 넉넉한 인심에 너무 취하지 않도록 조심할 것!

# 로컬들이 즐겨 찾는 은밀한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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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롱n°10’은 수요일 밤마다 열리는 ‘재즈와 라틴 음악 파티’로 유명해진 곳이다. 미국 금주법 시대의 스피크이지 바를 연상시키는 은밀한 분위기가 공간을 지배한다. 내부로 들어가면 르네상스 스타일의 거대한 벽화가 있어 ‘셀피’를 남기기에 제격이다. 늦은 밤까지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클래식한 스타일부터 펑키한 느낌의 칵테일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관광객보다는 주로 로컬들이 찾는 숨겨진 핫 플레이스다.

# 생동감 넘치는 홍콩 미식가들의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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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푹 (口利福)’은 ‘입에 좋은 행운’을 뜻하는 말로 홍콩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힙한 분위기의 레스토랑이다. 이곳은 홍콩의 노천 포장마차인 ‘다이파이동’과 차와 간단한 음식을 파는 ‘차찬탱’을 현대적으로 조합한 공간이다. 오픈 키친에서 뜨거운 웍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어서 생동감이 넘친다. 특히 강력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5가지 향신료가 들어간 소고기 요리다. 한 입 먹는 순간 홍콩 미식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글| 플레어 지안칼리(카피라이터)

인도 , 디우 

# 스쿠터로 달리는 해변가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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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우는 가로 길이가 11km 정도 되는 작은 고요한 섬이다. 교통체증의 지옥인 인도에서 스쿠터를 빌려 느긋하게 해변을 가로지르는 호사는 오직 디우에서만 가능하다. 게다가 디우는 인도의 주류 면세 지역이기 때문에 금주를 지키는 인도의 관습에 시달린 여행자에겐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한다. 또한 디우는 바닷가에 있기 때문에 풍성한 해산물을 싼 가격에 즐길 수 있다. 디우 최고의 레스토랑인 ‘오코롸이로 (O’Coqueiro)’에서는 인도식 생선 요리부터 서양식 브런치까지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 압도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역사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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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영국의 통치하에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중 일부는 포르투갈의 땅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디우는 인도양의 중요한 무역 거점으로 포르투갈이 마지막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한 곳이다. 디우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포트 디우’는 그 시절 대항해 시대를 주도한 포르 투갈의 일부를 엿볼 수 있는 요새다. 예전의 웅장한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아라아해의 풍광은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 신성하고 아름다운 힌두 사원

인도 디우_힌두기념비

도시 전체의 인구가 약 5만 명을 웃도는 이 작은 도시에 가톨릭, 힌두교, 무슬림, 자인교, 조로아스터교를 믿는 사람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대체로 힌두와 무슬림으로 나뉘는 인도 내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보기 드문 모습이다. 바닷가에 위치한 힌두 사원이 볼거리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마하데브 사원은 바다와 이어져 있어 파도와 함께 반짝이는 인도 최고의 인기 신 ‘시바’의 상징을 볼 수 있는 신 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꼽힌다. 글 | 강민영(매거진 <CAST> 편집장)

피처 에디터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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