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로 육가공품을 뜻하는 샤퀴테리(Cahrcuterie) 전문점인 이 곳을 ‘와인바’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샤퀴테리가 있는 곳에 와인이 빠질 수는 없는 법! 리스트를 가득 메운 양질의 와인들과 프랑스 정통 샤퀴테리, 둘의 최고 궁합을 보여주는 ‘메종 조’는 김대리가 가본 그 어떤 와인바보다도 훌륭했다.
서초동 예술의 전당 근처 주택가 골목에 숨은 이 곳을 찾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심지어 오후 8시면 문을 닫는, 와인바스럽지 않은 영업시간에, 내부에는 많아봤자 8명이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 하나가 전부다. 일반적인 와인바를 상상하고 갔다간 실망하기 십상이니 반드시 참고할 것. 하지만 서울 어디를 가도 흔히 볼 수 없는 여러 종류의 샤퀴테리들을 한 번이라도 맛본다면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고서 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 (메종 조를 안 간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조우람 샤퀴티에가 직접 만드는 잠봉 블랑, 빠떼, 소시쏭, 테린 등 다양한 종류의 샤퀴테리들은 맛은 물론이거니와 생김새도 마치 예쁜 디저트처럼 여심을 자극한다. 육가공품이라고 하면 부담스럽고 기름진 맛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곳의 샤퀴테리는 그 어떤 안주보다도 담백하고 부담스럽지 않게 와인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김대리의 최애 안주로 꼽는다.
작은 프랑스 마을의 빈티지하고 아기자기한 가게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는 아늑한 인테리어는 낮술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으로, 밤늦게까지 마실 수 없는 아쉬움을 단숨에 상쇄시킨다. 직접 만드는 샤퀴테리 외에도 간단한 파스타나 샐러드, 디저트 등을 함께 즐길 수 있어 한 끼 식사를 하기에도 충분하다. 한 술 더 떠서 내추럴 와인을 좋아하는 사장님의 추천 와인까지 있다면 말 그대로 술이 술술 들어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것.
김대리 추천 와인 & 메뉴
와인 – La Sorga Fier Hérétique
오렌지 와인인지, 로제인지 헷갈리는 오묘한 색을 띠는 라 소르가의 피에르 에레티크. 프랑스 랑그독 지역의 와인으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개성이 강하고 특별한 향기를 풍긴다. 내추럴 와인 입문자에게 쉬운 와인은 아닐 듯하나, 샷젠(Chatzen)이나 프렌치 와인 이즈 낫 데드(French Wine is not Dead) 같은 라 소르가 특유의 느낌을 좋아한다면 꼭 시도해보길.
메뉴
매일 직접 만드는 다양한 종류의 샤퀴테리 중 김대리의 최애 메뉴는 메종 조의 시그니처이기도 한 ‘잠봉 블랑(Jambon Blanc, 돼지 다리 살을 아주 얇게잘라낸 연한 핑크색 햄)’과 매번 들어가는 재료를 바꿔서 다양하게 선보이는 ‘빠테 엉 크후트(Pâté en croute, 페이스트리로 감싼 빠떼)’! 어떤 와인과 먹어도 어울린다.
전체 감상평
나만 알고픈, 김대리 최애 와인바 중 한 곳을 소개해봤다. 낮술을 즐기고 싶을 땐 어김없이 이 곳으로 가자!
<메종 조>
주소: 서초구 남부순환로 315길 84
인스타그램: @maison_jo_
연락처: 02-584-3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