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기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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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도 변하는 10년을 열 번이나 건너온 미도의 100주년. 이를 기념한 특별한 전시가 서울에서 열렸다. 마치 인류의 미래처럼 지속적으로 진화할, 또 다른 100년을 꿈꾸며.

미도의 100주년을 기념한 서울 전시. 모던존에는 100주년 기념 에디션과 오늘날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워치를 전시했다

미도의 100주년을 기념한 서울 전시. 모던존에는 100주년 기념 에디션과 오늘날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코닉 워치를 전시했다.

지난 10월 2일부터 이틀 동안, 가을의 문턱에서 시간의 흐름을 상기시킬 만한 미도(MIDO)의 전시가 열렸다. 1918년 조지 샤렌이 스위스에 설립한 ‘미도’, 스페인어로 ‘나는 측정한다’라는 의미를 지닌 이 브랜드의 탄생 100주 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잠실 롯데월드몰 아트리움에 위치한 넓게 탁 트인 전시장에 이르자 브랜드 특유의 검정 과 오렌지 색상이 어우러진 전시관이 드러났다. 전 세계의 기념비적 건축물에서 영감을 얻은 미도의 2018년 신제품 컬렉션을 보여주는 모던존과 100년 동안 꾸준히 명성을 이어온 미도만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하고 국내에는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특별한 워치를 공개한 뮤지엄 타임피
스존. 두 파트로 나눠 양측에 나란히 진열된 시계들을 찬찬히 훑어보자 마치 시간의 다리 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미도의 연도별 아카이브 워치를 공개한 뮤지엄 타임피스존

미도의 연도별 아카이브 워치를 공개한 뮤지엄 타임피스존.

우선 모던존에 자리한 건 현재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오롯이 드러내는 주인공들. 시드니 하버 브리지의 아치형 구조물에서 모티프를 얻은 미도를 대표하는 컬렉션인 멀티포트(Multifort) 라인을 시작으로 로마 콜로세움의 원 형태를 다이얼에 담은 올 다이얼(All Dial) 라인, 런던의 로열 앨버트 홀의 곡선을 응용한 벨루나(Belluna) 라인, 지중해에 위치한 유로파 포인트 등대에서 영감 받은 다이버 워치인 오션 스타(Ocean Star) 라인, 밀라노에 위치한 갤러리아 비토리오 엠마누엘의 클래식한 우아함을 담은 바론첼리(Broncelli) 라인, 파리 에펠탑 철골 구조물의 디테일을 모티프로 한 커맨더(Commander) 라인에 이르기까지, 총 6가지 컬렉션의 주요 워치를 만날 수 있었다.

100주년을 기념한 바론첼리 트릴로지 리미티드 에디션 중 미래를 뜻하는 2118 워치로 총 2,118개 한정 제작되었다.

바론첼리 트릴로지 리미티드 에디션 중 과거를 뜻하는 1918 워치로 클래식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여성을 위해 선보인 100주년 기념 바론첼리 리미티드 페어 워치.

그중 특히 눈에 띈 건 미도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특별한 타임피스였다. 새롭게 출시된 ‘바론첼리 트릴로지 리미티드 에디션(Baroncelli Trilogy Limited Editions)’은 프랑스 렌 오페라 하우스의 아름다운 곡선미를 모티프로 했으며 과거, 현재, 미래가 교차하며 1918, 2018, 2118년을 의미하는 총 3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되었다. 그 명칭은 미도가 100년 전에 탄생해 현재까지 발전해왔으며, 100년 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자부심과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더해진 것. 나아가 과거를 뜻하는 ‘1918’ 워치는 골드 컬러로, 현재를 뜻하는 ‘2018’ 워치는 화이트 골드 컬러로 디자인했으며, 두 버전의 제품은 동일한 다이얼 내부에 각각 레더와 메탈 스트랩으로 제작되었다. 한편 미래를 뜻하는 ‘2118’ 버전은 블랙 PVD 코팅으로 처리한 스틸 케이스에 최첨단 직물 소재인 코듀라 스트랩으로 구성되었다. 이 세 모델은 올 한 해 각각 1,918개, 2,018개, 2,118개 한정으로 출시되며, 고유번호가 새겨진 인증서와 함께 특수 제작된 상자에 넣어 전달된다. 그리고 ‘커맨더 빅 데이트’와 ‘바론첼리 빅 데이트’ 역시 미도 100주년을 기념해 출시된 새로운 에디션. 미도는 빅 데이트 컬렉션을 위해 ‘당신의 일생 중에 가장 중요했던 날을 떠올려보라’는 메시지를 담은 #MyMidoBigDate 캠페인을 함께해 그 의미를 전했다.

바론첼리 트릴로지 리미티드 에디션 중 현재를 뜻하는 2018 워치.

미도 커맨더 쉐이드 스페셜 에디션으로 투톤 그라데이션 다이얼에 새틴 마감 처리한 스틸 밀라노 메시 스트랩이 특징이다.

미도 커맨더 쉐이드 스페셜 에디션으로 투톤 그라데이션 다이얼에 새틴 마감 처리한 스틸 밀라노 메시 스트랩이 특징이다.

뮤지엄 타임피스존에 자리한 미도의 연도별 뮤지엄 타임피스 역시 놀라운 흥미를 선사했다. 특히 1920년대 스포츠를 즐기는 세련된 사교계 인사들의 패션 워치에 대한 관심을 반영해 제작한, 매우 작은 다이얼이 돋보이는 아카이브 워치는 독창적이었다. 미도 워치는 1930년대 세계 경제 공황을 겪으며 새롭게 진화해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공을 이끈 오토매틱 와인딩, 방수 기능, 항자성, 충격 저항성의 기틀을 잡았다. 또한 1950년대 파워 윈드 와인딩 시스템을 론칭하고, 1970년대 아날로그 쿼츠 워치와 크로노미터 제작의 가속화를 이끌었으며, 1980년대 스와치 그룹의 시대에 발맞춰 캐주얼한 오션스타 방수 워치로 명성을 얻었다. 1990년대에는 100데시벨이 넘는 세이프티 알람을 탑재한 보디가드와 각기 다른 타임존을 자동으로 보여주는 월드타이머를 출시하고, 2000년대 들어서는 건축에서 영감을 얻은 올 다이얼 컬렉션을 론칭하는 등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진화해온 지난 한 세기. 이처럼 ‘Inspired by architecture’라는 브랜드의 철학을 기반으로 한 미학과 기능성에 대한 도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담백하고 절제된 디자인을 통해 건축적인 아름다움을 상징하며, 역사적인 의미를 표현해내려는 그 진정 어린 가치와 함께.

패션 에디터
박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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