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의 영감은 어디에서든 온다.
계절이 뒤바뀌는 이 순간, 숲을 지배하는 곤충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주얼리가 자연의 숭고함을 일깨운다. 우선 풍요와 불멸의 상징인 ‘꿀벌’은 프랑스 왕실의 가장 오래된 문장이자 나폴레옹 1세를 대표하는 곤충. 쇼메는 1960~70년대에 이 왕실 모티프를 새롭게 재해석한 주얼리를 선보였다. 그리고 오늘날 한층 화려하고 기하학적인 형태로 진화한 주얼리는 동시대 여성의 삶에 친숙하게 안착했다. 한편 파리 방돔 광장에서 탄생한 또 하나의 유서 깊은 하이 주얼리 메종인 부쉐론은 ‘매미’를 모티프로 한 독창적인 주얼리를 공개했다. 왕실의 문장 중 하나로서 사랑과 기쁨을 의미하는 매미를 강력한 상징성을 지닌 하이 주얼리로 탈바꿈시킨 것. 그렇다면 올해, 리드 크라코프를 새 수장으로 맞이한 티파니앤코가 선택한 건? 종이로 만든 꽃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티파니 페이퍼 플라워 컬렉션, 그리고 탐스러운 꽃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반딧불이’다. 희귀한 옐로 다이아몬드를 통해 반딧불이가 내뿜는 따스한 빛과 생명력을 표현한 주얼리는 아련한 동심에 젖게 하며 어릴 적 꿈과 희망을 환기시킨다. 자연을 벗 삼아 온갖 상징으로 무장한 채 은유적이고 풍성한 메시지를 매혹적으로 전하는 주인공들. 이 주얼리들이야말로 가을밤의 풀벌레 소리처럼, 당신의 마음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지 않을까.
- 패션 에디터
- 이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