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신에 새로 수혈된 이름들에 전략가란 별칭을 더 붙여야 할지도. 이들 간에는 버질 아블로와 럭셔리라는 연결 고리가 있다.
1. 새뮤얼 로스의 어 콜드 월(A- Cold-Wall)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장벽과 고정관념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는 어 콜드 월. 새뮤얼 로스는 어 콜드 월을 갈등을 완화하는 플랫폼으로 삼고자 한다 밝혔다. 패션 스쿨 출신이 아닌 그가 버질 아블로의 오프화이트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담당했고, 나아가 런던 패션위크에 입성하기까지의 과정은 브랜드의 비전과 묘하게 겹친다. 낡은 듯한 색감의 면, 캔버스, 폴리우레탄 소재를 주로 사용하며, 디스토피아에서 탄생한 듯한 인간이 등장한 쇼의 예술적 퍼포먼스는 스트리트 브랜드 이상의 철학적 가치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2. 헤론 프레스톤(Heron Preston)
DJ 겸 패션 컨설턴트, 디자이너인 헤론 프레스톤은 론칭과 동시에 유명세를 얻었다. 이는 버질 아블로와 빈트릴 크루였던 영향이 크다. 산업 소재를 활용하는 디자인에 능한 그는 뉴욕시 위생을 담당하는 DSNY와 NASA의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은 캡슐 컬렉션으로 주목받았으며, 옷을 만들 때 배출되는 유해 물질을 걱정할 정도로 생태적 사고를 갖춘 디자이너다. 이탈리아 제작으로 완성도를 높였으며, 스트리트 웨어도 모던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는 ‘선구자’를 꿈꾼다.
3. 어 플랜 애플리케이션(A Plan Application)
어 플랜 애플리케이션의 탄생 목적에는 트렌드를 피해 가는 디자인, 계절에 맞춰 입을 수 있는 작업복에 대한 존중이 있다. 그래픽 아티스트 피터 사빌, 독일 조각가 아나 브레스만, 그리고 버질 아블로가 나눈 대화를 통해 고속으로 질주하는 당대에 대한 반항과 시대 정신을 표현하고자 한 것. 그 결과 탄생한 로고리스 컬렉션은 어떤 브랜딩도 없이 자신만의 정체성을 갖는 방법을 제안한다. 의상은 오프화이트가 속한 뉴 가드 그룹에서 제작한다.
4. 워드로브 NYC(Wardrobe NYC)
호주 한 매체의 패션 디렉터이자 이지(Yeezy)의 스타일리스트인 크리스틴 센테네라가 지난해 말 론칭한 워드로브 NYC의 판매 전략은 독특하다. ‘럭셔리 에센셜’을 표방하는 이 브랜드는 최근 두 번째 컬렉션을 공개했는데, 크롭트 톱, 바이크 쇼츠, 아디다스 스니커즈 등으로 구성된 베이식 아이템을 5개, 10개로 묶어 판매한다. 낱개 구입은 불가, 10개 구성의 가격은 1,172,440달러, 한화로 약 13억원이다. 대중화된 스트리트 웨어를 조롱하는 ‘그림의 떡’이지 싶다.
- 패션 에디터
- 이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