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 이즈 마이클 잭슨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현대미술가에게 미친 영향은?
2009년 마이클 잭슨은 런던 공연을 앞두고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약물 과다 복용이었다. 영원불멸, 지금도 여전히 어딘가에 살아 숨 쉴 것 같은 팝의 황제. 그의 죽음은 다소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마이클 잭슨이 여전히 사회와 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시가 런던 내셔널 포트레이트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데이비드 라샤펠, 케힌데 와일리 등 거물급 작가들의 작품을 한곳에 모을 수 있는 유일무이한 뮤지션 마이클 잭슨. <Michael Jackson: On the Wall>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번 전시에는 국적과 세대를 초월한 현대미술가 48명이 마이클 잭슨을 주제로 작업한 작품이 공개됐다. 그가 살아생전 얼마나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는지 엿볼 수 있다.
마이클 잭슨은 무수한 루머와 논란을 피해 갈 수 없는 존재였다. 그는 성형 중독과 백인이 되기 위해 피부를 벗겨냈다는 의혹에 시달려야 했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들은 마이클 잭슨에 대한 다소 논쟁적인 인종적, 정치적 해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시 카탈로그에서 평론가 마고 제퍼슨(Margo Jefferson)은 잭슨을 ‘포스트모던의 신’이라 불렀다. 미국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타네히시 코츠(Ta-Nehisi Coates)는 한 에세이에 이렇게 썼다. “마이클 잭슨은 신이었다. 권력을 가진 신일 뿐만 아니라 그의 위대한 불가사의함 그 자체로 신”이라고. 그러고 덧붙였다. “그는 항상 죽어가고 있었다. 백인이 되고 싶어서 죽어가는 중이었다.” 소설가 제이디 스미스는 마이클 잭슨을 두고 “정신분열증, 자기 혐오, 위선적이고 폭력적인 미국 인종 역사가 마이클 잭슨의 몸을 빌려 폭발한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대형 작품 사이로 눈에 띄는 작품 중 하나는 마이클 잭슨을 시인 보들레르와 비교한 뉴욕 출신의 작가 로랜 오그레이디(Lorraine O’Grady). 오그레이디는 마이클 잭슨과 보들레르가 비슷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찾아 그것을 나란히 붙여서 다양한 파스텔 색채를 입힌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잭슨을 ‘최후의 모더니스트’라 칭하며, “마이클은 단순히 백인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모든 가능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어필하기 위해 육체적으로 자신을 탈바꿈시켰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여러모로 마이클 잭슨을 재평가하는 다각적인 목소리의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전시회는 10월 21일까지 계속되며, 이후에는 프랑스, 독일, 핀란드를 순회할 예정이다
- 피쳐 에디터
- 김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