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말똥말똥한 열대야 밤엔 패션채널.
뜨거운 여름밤 잠이 오지 않는 그때, 불 꺼진 방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켠다. 동네 모든 가게가 문 닫았을 시간, 매운 떡볶이가 먹고 싶을 때는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줄 먹방 유튜버의 채널을 찾고, 스트레스 받을 때는 자연의 물 흐르는 소리, 빗소리, 바람 부는 소리를 asmr로 들려주는 채널. 처음 다루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공부할 때도, 절대로 빠지지 않는 뱃살은 어떻게 빼는지 궁금할 때도 유튜브 채널을 찾았다. 그래서 살은 뺐냐고? 이만 넘어가도록 하자.
유튜브-1인 크리에이터 파워
2015년 MBC<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연예인들이 개인 콘텐츠를 가지고 방송을 하면서 개인 방송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일반 방송과 다르게 시청자들과의 소통을 하면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메이크업을 하기도 하고, 마술을 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의 방식의 모티브가 된 개인방송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방송 당시 <마이리틀텔레비전> 스트리밍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방송 자체가 잠시 멈춰진 에피소드도 있었다.
그로부터 3년 뒤인 지금은 어떨까? 지금 방송국은 <마이리틀텔레비전> 보다 더 적극적으로 개인방송을 활용하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MBC 인터넷 중계방송을 축구 관련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버 감스트가 맡아 이슈가 됐고, 지난달 시작한 JTBC의 <랜선라이프: 크리에이터가 사는 법>은 대세 연예인 이영자와 김숙이 진행하고, 구독자 수가 많은 스타 유튜버가 고정 출현해 그들이 방송을 만들어 가는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공감하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초등학생의 장래희망 직업 1위가 유튜버라는 조사 결과도 말하듯 유튜버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말이 ‘두말하면 입 아픈’ 말이 됐다.
스타일에 따라 골라 보는 채널
텔레비전 방송 채널이 다양해지고 있다지만, 개인방송의 스펙트럼을 소화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이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은 스트리밍 채널엔 당신이 뭘 원하건 모든 것이 있다. 먹방 채널과 뷰티 채널은 눈에 띄게 많은데 비해 패션 관련 채널은 꼭 마음에 드는 유튜버를 찾지 못했다면 입맛에 맞게 골라 채널을 구독해 보자. 스타일링 팁부터, 한정판 제품 언박싱, 가격대별 추천하는 핸드백 그리고 그들의 채널 개성에 따라 올라오는 다양한 예능적 요소들이 기다리고 있다.
1 슈스스TV (구독자 약 10만/ 누적 조회수 약3백10만 이상)
“안녕 베이비들~” MBC<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현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슈퍼스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신상백 하울, 셔츠 한 벌로 일주일 나기 같은 스타일링 전문가로 오랜 시간 활약해온 그녀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스타일링 팁뿐 아니라 맛없는 건 먹지 않는다는 그녀의 맛있는 다이어트, 시그니처인 아이라인 그리는 고도의 스킬도 전수받을 수 있다. 물론 솔직하고 거침없는 입담은 빼놓을 수 없는 재미요소.
2 데프콘TV(구독자 약11만 이상/ 누적 조회수 약 6백10만)
<1박 2일>과 <아이돌룸>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유명 연예인이자 평화를 사랑하는 힙합 비둘기 데프콘은 알고 보면 오랜 기간 활동한 슈덕이다. 프로그램 속 게스트를 빛내주는 그의 역할이 아닌 그의 채널에는 데프콘이 좋아하는 데프콘의 취미에 대해 방송한다. 자칭 ‘국내에서 가장 취미가 많은 연예인’으로 채널을 소개할 정도. 운동화는 물론이요, 오토바이, 피규어, 맛집 탐방처럼 그가 좋아하기에 지루할 수 없는 컨텐츠로 채널 운영 1년 4개월 만에 구독자 11만을 돌파했다. 운동화를 다루는 데프콘의 진지한 모습과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으로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 덕후의 행복한 덕질을 즐길 준비가 됐다면 데프콘TV를 추천한다.
3 안젤라 BEAK stage(구독자 약3천 이상/ 누적 조회수 약11만 이상)
안젤라는 패션 블로그, 인스타그램에 이어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다. 공식적으로 유튜브 채널에 콘텐츠를 업로드 한지 약 1개월 차 신생 유튜버라고 할 수 있지만 1개월 만에 구독자 수 3천명 이상, 누적 조회 수 11만 회를 넘어섰다. 그녀는 현재 뉴욕에서 거주하며 뉴욕의 라이프스타일과 패션 스타일링에 대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1템 2스타일링’, ‘트랙 팬츠로 드레스업하기’ 등 캐주얼 하지 않은 그녀의 스타일링은 여성스럽다고 한정 짓기엔 다양해 앞으로 지켜볼 만한 채널이라 할 수 있다.
4 ITSJINAKIM(구독자 약17만 이상/ 누적 조회수 1천1백만 이상)
지나킴은 2012년부터 약 6년간 활동한 패션 유튜버다. K 스타일, K 뷰티를 포함해 한국 문화와 한국에 대해 갖는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는 모든 콘텐츠를 영어로 운영하기 때문에 그녀는 오히려 해외에서 더 유명한 편이다. 패션 이외에도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한국의 데이트 스팟등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업로드한다. 일상적인 스타일링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업로드 하는데 작은 키를 커버하는 스타일링 팁, 오래된 옷 다시 스타일링하기, 작은 가슴 커버 스타일링 등의 콘텐츠다. 그녀의 채널을 보다 보면 패션에 대한 실용적이고 유용한 팁뿐만 아니라 자연스레 영어공부도 겸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5 혜인HEYNEE’s showwindow(구독자 약17만이상 / 누적 조회수 약1천9백만 이상)
덕업일치를 이뤄낸 혜인은 방탄소년단과 퓨마 광고를 찍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유튜버다. 2013년부터 활동하기 시작해 17만 구독자와 누적 조회 수 1천9백만을 뛰어넘었다. 그녀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는 데는 스타일과 눈에 띄는 화장법뿐 아니라, 똑똑한 키워드 제시법이 아닐까. 혜인은 ‘하객룩’, ‘할로윈데이 스타일링 아이디어’, ‘모자덕후’ 이런 식의 키워드를 던진다는 점이 다르다. 패션브랜드의 프레젠테이션 행사 또는 스타일링 클래스, 패션쇼를 발 빠르고 부지런히 참석해 궁금하기만 했던 패션 브랜드 행사의 모습을 공유해 패션계의 모습과 일상에서 고민 해왔던 스타일링을 시원하게 제안해준다. 패션 이외에도 시원시원한 이목구비에 독특한 메이크업 영상과 과감하게 시도하는 헤어 스타일링 영상도 이 채널의 묘미다.
- 프리랜스 에디터
- 오지은
- 출처
- @슈스스TV @데프콘TV @안젤라 BEAKstage @itsjinakim @ 혜인HEYNEE’s showwind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