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새 없이 인스턴트 정보가 쏟아지는 디지털 세상에서, 프린트에 관한 애정을 열렬히 품고 사는 패션 인사이더들에게 물었다. 새해에 다시 꺼내 보고 싶은 책은?
콜리어 쇼어의 <There I Was>, <A Magazine> 후세인 샬라얀 편
두 권 모두 일본 여행을 갔다가 친구가 추천해준 중고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샀다. 내가 그간 일하며 잊고 지낸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해준 책과 잡지라 의미가 있다. <A Magazine>에 담긴 사진가 마졸레인 라일리(Marjolaine Ryley)가 촬영한 ‘Portraitswith a Jacket’이라는 화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이들에게 재킷을 입혀서 찍은 사진이 인상적이었다. 양말로 옷을 만들어 촬영한 사진도 있는데, 다시 봐도 좋다. 콜리어 쇼어의 드로잉 북은 그 안에 담긴 사진도 좋지만, 다양한 아트워크가 참 좋다. 콜라주, 드로잉 모두! -유영규(사진가)
<Disobedient Bodies: JW Anderson at the Hepworth Wakefield>, <An Everyday Life Coloring Book> 제이 커버, 올림피아 자놀리 편
지난 몇 달간 신기하게도 주변 친구들에게 선물 받은 아이템 중 책이 가장 많다. 2017년 3월부터 6월까지, 헵워스 웨이크필드에서 디자이너 J.W. 앤더슨의 큐레이팅으로 열린 전시가 기록된 책도 그중 하나다. ‘인간의 몸’에 대한 앤더슨의 독특한 시선이 느껴져서 좋다. 이 책은 패션 에디터와 그래픽 디자이너인 친한 커플이 선물해준 것인데, 나의 취향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것 같아 받자마자 행복해졌다. 일단 표지부터 강렬한데 프런트 커버는 앤더슨과 제이미 혹스워스가 협업한 사진으로, 백 커버는 바버라 헵워스의 조각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지 역시 이런 식으로 대면 구성이 많이 보이는데, 매우 패션적이면서 동시에 패션적이지 않아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컬러링 북 두 권은 사랑스러운 배우이자 모델인 이호정이 여행을 다녀왔다며 안겨주었다. 누군가 여행지에서 나를 떠올리고 물건을 골랐다는 사실만으로도 감동인데, 책 자체도 귀여운 데다 컬러링 북 특유의 ‘아직 채워지지 않은 빈 모양새’가 머릿속 복잡할 때 들여다보기 좋다. A.P.C.와 좋아하는 <아파트멘토(Apartmento)>가 협업해 탄생한 컬러링 북들이다. -이경은(스타일리스트)
데이비드 호크니의 <Dog Days>
자크뮈스의 <Marseille Je T’aime>
<Dutch>매거진, <Art Is the Highest Form of Hope & Other Quotes by Artist>
<Dutch>는 어시스턴트 시절 김현성 실장님의 책장에 있던 많은 책 중에 꼭 갖고 싶었던 잡지였다. 지금은 폐간돼 아쉽기도 하고, 2002년도 잡지는 구하기 쉬운 것이 아니라 우연히 갖게 되었을 때 너무 기뻤다. 얼마 전 스타일리스트 최혜련 실장님이 소장하고 있던 것 중 두 권을 주신 것. 그걸 볼 때면, “요즘의 잡지는 얼마나 기억에 남을까?” 싶어진다. 예술가들의 짧고 긴 코멘트를 엮은 두 번째 책은 사실 커버가 마음에 들어 사게 됐다. 짧은 글은 쉽게 읽을 수 있고, 예술가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있다. 무엇보다도 인용구마다 각기 다른 타이포그래피로 구성한 점이 특별하다. -목정욱(사진가)
아네트 메사제의 <Les Tortures Volontaire>, \<Newer Odd or Even>, <폴 콕스의 Arbres>
- 패션 에디터
- 백지연
- 포토그래퍼
- 박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