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힘을 주고 일상을 환기시키기에 그림만 한 오브제도 없다. 아트 라이프를 위한 세 전문가의 조언.
“공간에 그림을 들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 가치보다는 본인의 기호다. 어떤 작품을 볼 때 정신이 환기되고 감정의 풍요로움이 느껴지는지에 따라 구입하면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영국 출신의 현대 작가 로빈 데니, 데이미언 허스트 외에 로버트 인디애나, 마크 샤갈 등의 판화 작품을 추천한다. 특히 로빈 데니는 1970년대 말부터 명성을 얻기 시작해 테이트 모던, 모마 같은 다수의 뮤지엄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주가가 높은 작가다. 대칭된 정사각형과 직사각형의 구도는 안정감을 주지만 화사한 컬러를 동시에 여럿 사용해 형태와 크기의 대비 그리고 이중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같은 시리즈의, 다른 컬러 작품과 함께 배치하면 훨씬 더 매력적인 작품이다.” -조해진 abc갤러리 (@abcgallery_official) 큐레이터
“그림을 담는 액자는 ‘투명 메이크업’ 스타일을 찾는 게 포인트. 멋을 부린 듯, 아닌 듯한 액자야말로 그림을 돋보이게 하는 그릇이다. 이제 막 그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분이라면 딱 한 점만 들여놓고 자주 보면서 충분히 교감해보길 권한다. 갤러리프리다에는 신진 작가들이 내뿜는 특유의 신선한 무드를 합리적인 가격에 들이고 싶은 분이 주로 찾는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작가일지라도 철학이나 미학적 관점이 일치하면 주저없이 들여놓는 편이고, 국내 작가들과 협업한 한정판 에디션을 선보이고 있어 독특한 아트 피스를 발견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작가 한낮과 남현범의 작품을 추천하는 이유기도 하다.” -김지현 갤러리프리다 (@galeriefrida) 대표
“포스터의 희소성은 대개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 그리고 인쇄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 테이트 모던에서 2017년 봄에 진행한 볼프강 틸만스 사진전 포스터의 경우 저렴한 가격이지만 약 두 달간 50건 넘게 문의가 왔다. 가격이 오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지클레(Giclee)라는 고급 분사 방식으로 인쇄된 포스터는 발매 자체만으로도 몇 배의 프리미엄이 붙는다. 1980~1990년대 인쇄된 긱클리 방식의 빈티지 포스터는 50만~1000만원대를 호가하는데, 프린트면을 직접 쓸어보고 육안으로 확인하면 누구라도 가치를 인정하게 되는 아트 피스나 다름없다. 이런 귀한 포스터를 원통에 말아 넣어둘 수는 없지 않나. 와일드덕은 포스터의 구입만큼 보관과 전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액자 제작에도 힘을 쏟는다. 그중에서도 체리목, 참죽목, 오크, 벚꽃나무 같은 프리미엄 우드로 만든 프레임이 요즘 가장 인기다.” -홍원기 와일드덕(@wildduck_co) 대표
- 프리랜스 에디터
- 신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