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사이로, 호젓한 산책

배그림

나무의 정제된 아름다움, 고요한 그림자가 보이는 전시 <Wander from Within>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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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타계한 일본 건축가이자 산업 디자이너 우치다 시게루(Uchida Shigeru). 그가 대나무를 이용해 디자인 한 ‘다실’은 해체 후 어느 장소에든 다시 설치될 수 있다. 차를 따라 마시기 위한 이 작은 공간이 전시장에 들어서면, 그 모습은 사각 형태의 가구 같기도, 빛을 머금고 뿜어내는 신비한 장소 같기도 하다.
<Wander from Within> 전시는 우치다 시게루와 문화사업가이자 홍콩의 ‘슈퍼 손’ 콜렉터로 잘 알려진 애드리언 청(Adrian Cheng)이 협업한 설치 가구를 선보인다. 두 사람은 우치다 시게루의 작품인 다실에서 마지막 디자인 회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가나 아트, 우치다 시게루 디자인, 다실_교안, 1993, 목재, 대나무, H2000x2400x2400mm

가나 아트, Khora_AU 1, 2017, 아키타, 도호쿠 지역의 밤나무, 규슈 지역의 대나무, W1060xH1400xD600mm

가나 아트, Khora_AU 2, 2017, 아키타, 도호쿠 지역의 밤나무, W1428xH940xD541mm

가나 아트, Khora_AU 2, 2017, 아키타, 도호쿠 지역의 밤나무, W1428xH940xD541mm

가나 아트, 우치다 시게루 Uchida Shigeru

가나 아트, 애드리언 쳉 Adrian Cheng

<Wander from Within>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두 사람의 협업물은 ‘코라(Khora)’ 시리즈다. 벽 역할을 하는 3개의 면에 얽히고설킨 나무 사이로 빛이 은은하게 들어오는 의자, 대자연이 나를 품어주는 듯 부드러운 나무 곡선이 아늑한 공간을 만들어주는 의자, 모듈 가구처럼 형태를 변형할 수 있는 파티션과 벤치, 일본 전통 종이인 ‘와시’에 옻칠을 하여 완성한 조명 등. 이 작품들은 모두 일본 자연 풍광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자태가 고운 나무 가구에서 정제된 아름다움, 고요한 그림자가 보인다. 한 나라의 정서와 두 디자이너의 감수성이 ‘자연’이라는 대주제를 만나 가구로 태어난 셈이다.
지난 4월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처음 선보인 이 전세계 순회전은 밀라노에 이어 서울에 안착했다. 가구 사이를 거니는 호젓한 산책길이 기다린다.

장소: 가나아트센터 3 전시장 (서울시 종로구 평창 30길 28)
기간: 2017. 9. 20 – 10. 22
문의: 02-720-1020

에디터
권은경
출처
가나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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