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KIAF>에서 특별히 보고 싶은 것들이 있다.
바다 너머 아트 바젤, 카셀 도큐멘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올여름 미술 기행을 기사로만 접하며 엉덩이가 들썩거렸다면 이제 몸을 움직일 때다. 가을은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최대 규모의 미술 장터인 <KIAF 2017 Art Seoul>(한국국제아트페어, 키아프)이 열리는 계절이니까. 수많은 작품이 진열된 광활한 미로에서 헤매는 일은 제법 중노동이니, 올해 신설된 두 섹션과 특별전을 중심으로 키아프를 둘러보길 권한다.
먼저 ‘하이라이트’ 섹션은 수준 높은 10개 갤러리에서 엄선한 작가들의 신작이나 백남준과 박현기처럼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일본의 모리유 갤러리, 홍콩의 웰링턴 갤러리, 벨기에의 아트 로프트, 리-바웬스 갤러리 등이 참여하는데, 이 중 벨기에의 갤러리는 ‘Spirit(정신)’이라는 키워드로 동양의 정서가 묻어나는 작품을 선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솔로 프로젝트’는 국내외 11개 갤러리에서 각자의 대표 작가를 조명하는 섹션이다. 한 작가의 세계에 주목하기 어려운 아트 페어에서 미니 1인전이 열리는 셈. ‘미디어 특별전’에서는 국내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영상과 사운드 작업을 만날 수 있다. ‘팔리기 어려운 예술’ 로 불리는 미디어아트가 아트 페어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니, 이 구역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일 것 같다. 키아프 측에선 하나의 기준을 두고 작가를 선정하지 않고, 각각 ‘대양 위 작은 섬처럼 뾰족하게 솟아오른’ 작가와 작업을 골랐다고 한다. 키아프가 열리는 시점에 청담동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개인전을 하고 있을 양아치, 김준, 카입, 그리고 의외의 이름인 이강소 등 참여 작가는 15명. 이 밖에 올해에는 파리, 홍콩, 도쿄에 이어 작년 서울에 론칭한 갤러리 페로텡을 비롯해 싱가포르의 STPI 갤러리, 홍콩의 10 챈서리레인 갤러리 등 13개국에서 167개 갤러리가 출동한다. 스위스와 독일까진 못 가도 코엑스홀은 가깝다.
- 에디터
- 권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