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 Obsession

여자의 몸은 풍만하거나 마르거나 그 어떤 형태로든 숭고하고 아름답다. 각기 다른 체형과 개성을 품고 몸으로 모든 이야기를 표현하는 패션 모델. 지금 이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모델 10명의 보디 스토리가 펼쳐진다.

최소라 CHOI, SO RA
179cm, 33-25-35inch, 250mm
가장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는 몸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모델 최소라. 그녀를 산속으로 데려간 이유도 날것처럼 파닥이는 야생의 몸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밋밋한 엉덩이와 조금 긴 듯한 허리, 근육이 잡힌 종아리. 모델로서 완벽한 보디라인은 아닐 수 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는 눈빛과 표정이 있기에 문제될 것은 없다. “집에서 무조건 1시간 이상 트레이닝을 해요” 30번씩 3세트를 뒤로, 옆으로, 사선으로 발차기를 한 후 누워서 엉덩이를 들고 40분 이상 버티며 게임과 인터넷을 한다. 덕분에 절벽이던 엉덩이는 차올랐고, 골반이 생기면서 허벅지와 종아리, 허리가 더 가늘어 보이는 효과를 얻었다. “여자의 몸에서 가슴과 엉덩이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어떤 체형이든지요.” 평소 풍부한 감정과 열린 시선에서 느껴지듯, 몸을 바라보는 관점도 성숙했다.

초커는 Dior 제품.

무민과 협업한 티셔츠는 Aalto by Tomgreyhound 제품.

Photographs by YOO YOUNG KYU
헤어 | 이혜영
메이크업 | 오미영

여연희YEO, YEON HUI
170cm, 32-23-34inch, 235mm
모델 7~8년 차에 접어든 여연희는 처음 데뷔했을 때보다 지금 살이 더 빠졌다. “맘고생하는 게 최고인 거 같아요.” 몇 년 전 물도 못 마실 만큼 힘든 기간을 보낸 후, 지금까지 마른 체형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한다. 작은 키가 흠이 되지 않을 만큼 프로포션이 좋은 점은 모델로서 훌륭한 장점이다. 주변의 힙합 크루들과 밤새 신나게 흔들고 땀 빼는 걸 좋아하는 걸 보면 정적인 필라테스보다는 킥복싱이나 현대 무용과 같은 활동적인 운동을 선호한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목선부터 이어지는 어깨 라인과 일자로 떨어지는 쇄골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늦은 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놀이터를 밝힌 건강한 피부 톤과 탄력 넘치는 보디라인이 인상적이다.

길게 떨어지는 열쇠 모양 펜던트는 Chanel, 붉은색 고무줄 바지는 Mischief 제품.

길게 떨어지는 열쇠 모양 펜던트는 Chanel, 붉은색 고무줄 바지는 Mischief 제품.

길게 떨어지는 열쇠 모양 펜던트는 Chanel, 붉은색 고무줄 바지는 Mischief 제품.

Photographs by YOO YOUNG KYU
헤어 | 이에녹
메이크업 | 오가영

김설희KIM, SEOL HEE
178cm, 31-21-34inch, 260mm
2년 전 등장한 김설희는 굴곡 없이 쭉 뻗은 다리, 많은 이야기를 담은 듯한 묘한 얼굴, 풍부한 표정으로 데뷔하자마자 바쁜 시간을 보냈다. “어렸을 때 태권도와 육상 선수를 한 경험으로 운동을 계속 좋아했어요.” 몸을 만들기 위해 시간을 내서 관리하기보다 뛰는 걸 워낙 좋아해 러닝을 즐긴다. 기록을 체크하는 NRC 러닝 애플만 있다면 혼자서,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러닝의 장점에 매료되어 최근 나이키 러닝 크루에도 합류했다. “조금만 운동해도 근육이 다리에 크게 붙기 때문에 조심스럽지만, 가장 해보고 싶은 건 암벽 등반이에요.” 늘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의 원천은 몸매를 가꾸기 위한 운동이 아닌, 활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즐거움을 얻으려는 마음가짐이었나 보다.

다홍색 홀터넥 수영복은 Surfea, 벨트는 Prada 제품.

로고 밴드가 포인트인 스포츠 브라톱과 브리프는 Tommy Hilfiger, 손목 아대는 Fila, 흰색 운동화는 Nike 제품.

Photographs by YOO YOUNG KYU
헤어 | 이에녹
메이크업 | 오가영

배윤영BAE, YOON YOUNG
177cm, 31-22-32inch, 250mm
알맞게 붙은 종아리 근육,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일자로 뻗은 다리, 튀어나올 듯한 입체적인 목뼈, 쑥 들어간 발뒤꿈치, 가는 허리와 몸통. 배윤영은 부분부분 살펴봐도 보기 좋게 다듬어진, 모델로서 단점을 찾기 힘든 몸을 갖고 있다. 가슴과 엉덩이가 크지 않고 뼈대가 가는 데다 프로포션이 좋아 런웨이든, 현장이든 제약 없이 활약하기 좋은 체형이다. 학창 시절 꾸준히 해온 수영 덕분에 기초대사량이 워낙 높아 지금은 따로 스케줄을 빼서 운동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쉽게 몸이 불지 않는 체질이 되었다. 대신 틈날 때마다 무조건 걷고, 집에서 스쿼트와 복근 운동으로 힙업 관리를 해주는 정도. 종아리 근육이 잘 생겨서 조깅 후에는 주먹을 쥐고 아플 때까지 문질러 알을 푸는 것을 잊지 않는다.

하트 무늬 브리프는 &Otherstories, 러플 장식 스트랩 힐은 Saint Laurent 제품.

하트 무늬 브리프는 &Otherstories, 러플 장식 스트랩 힐은 Saint Laurent 제품.

Photographs by YOO YOUNG KYU
헤어 | 이혜영
메이크업 | 오미영

정소현 JEONG, SO HYEON
177cm, 33-22-34inch, 250mm
지난 시즌, 첫 해외 컬렉션에 진출한 까까머리 모델 정소현은 알렉산더 왕에서 인상적인 등장을 남긴 후 셀린까지 접수하며 기분 좋은 신호탄을 날렸다. 짧은 머리 때문인지 얼핏 보면 소년 같은 인상을 주지만, 자세히 보면 작고 부드러운 얼굴선과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이 저의 직각 어깨를 부러워해요.” 초등학생 때 수영과 높이뛰기로 다져진 상체 라인은 지금까지도 가장 자신 있는 부위다.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사람도 없고, 차도 없는 새벽에 습관적으로 걸었어요.” 살이 찌면 다리에 신호가 오는 체형이라 잘 때 항상 파스와 압박 스타킹을 신어 부기를 막는다. 요가와 필라테스, 헬스와 같은 반복적이고 정적인 운동은 맞지 않아 스트레스가 풀리며 땀 빼는 방식을 선택한다. 그 결과 지금은 검도장을 서둘러 알아보는 중이다.

파임이 깊은 흰색 오프숄더 드레스는 YCH 제품.

파임이 깊은 흰색 오프숄더 드레스는 YCH 제품.

아래ㅣ등이 시원하게 파인
홀터넥 검정 드레스는 Alexander Wang 제품.

Photographs by YOO YOUNG KYU
헤어 | 이혜영
메이크업 | 오미영

신현지SHIN, HYUN JI
175cm, 32-23-33inch, 230mm
스무 살이 넘은 성인의 피부가 이만큼 뽀얗고 깨끗할 수 있을까. 신현지를 처음 보는 스태프들은 감탄부터 시작한다. 모공이나 잡티 하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우유 같은 피부는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가늘디가는 몸통과 허리에 비해 볼륨 있는 엉덩이 덕분에 고등학생 시절, ‘뒤태미인’이라는 별명도 얻었다는 그녀는 워낙 뼈대가 작고 가늘어 살이 붙어도 쉽게 티가 나지 않지만, 대신에 원래 키보다 더 작아 보이는 불편도 있다. 쉽게 붓는 체질인 데다 잦은 비행으로 하체 관리에 특히 힘쓰는데, 한국에서는 필라테스를, 뉴욕에서는 복싱을 번갈아 하며 부기를 잡는다. 자기 전 먹지 않기, 늦게 먹었다면 소화되기 전에 잠들지 않기 등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흰색 쇼츠는 American Eagle, 운동화는 Vans, 줄무늬 스윔웨어는 Polo Ralph Lauren 제품, 티셔츠는 에디터 소장품.

흰색 쇼츠는 American Eagle, 운동화는 Vans, 줄무늬 스윔웨어는 Polo Ralph Lauren 제품, 티셔츠는 에디터 소장품.

진한 노란색 비키니는 Daze Days 제품.

Photographs by KIM HEE JUNE
헤어 | Rimi Ura

티아나 TIANA TOLSTOI
179cm, 33-23-35inch, 250mm
동서양의 신비로운 얼굴을 동시에 가진 프랑스 국적의 혼혈인 티아나 톨스토이. 유난히 긴 종아리와 길게 뻗은 다리, 한껏 올라붙은 엉덩이에 더욱 부각되는 잘록한 허리 라인은 동양인에게서 보기 힘든 체형이다. “필라테스를 가장 좋아해요. 하고 나면 근육을 만든 기분이 든달까요. 파리로 가면 복싱을 하고, 뉴욕에서는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죠. 조깅은 힘들기만 하고 몸이 다듬어지는 기분이 나질 않아요.” 단단한 코어와 엉덩이, 허벅지의 잔근육을 키우며 지젤 번천과 같은 80, 90년대 슈퍼모델의 몸을 가꾸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구슬땀을 흘린다. 1년에 두 번씩 병행하는 디톡스 프로그램은 그간 쌓인 독소와 노폐물을 빼기 위한 필살기. 3주 동안 셰이크 외에 빵, 파스타, 고기, 술, 커피 아무것도 먹지 않고 식단 조절에 들어가는 이 시기를 버티고 나면 도너츠와 햄버거와 같은 정크푸드를 몸에서 스스로 거부하는 경험을 맛보게 된다고. 전신 운동보다는 부분 집중 관리와 디톡스를 병행하며 몸 관리에 열을 올린다.

해진 듯한 느낌의 슬리브리스 톱은 Faith Connexion by Boon the Shop, 사이하이 부츠는 Balenciaga 제품.

데님 쇼츠는 H&M 제품.

Photographs by YOO YOUNG KYU
헤어 | 이혜영
메이크업 | 오미영

권지야 KWON, JIYA
177cm, 30-23-34inch, 245mm
“수영을 시작한 지 2주 차예요.” 체온보다 낮은 물에서 하는 운동이 칼로리 소모가 크다는 말을 듣고 주저 없이 수영을 선택했다. 척추와 목이 약해서 3개월 정도 기구 필라테스를 하다가 최근에 시작한 수영은 이제 겨우 킥판을 잡고 발차기하는 정도지만 물속에 있는 시간이 꽤 즐겁다. 골반 덕에 눈에 띄게 가는 허리 라인이 도드라지는데, 방심하면 허벅지와 엉덩이에 금세 살이 붙어서 식단 조절에 신경 쓰는 편. GI지수가 높은 감자와 흰쌀밥은 자제하고 샐러드를 밥처럼 먹는 등 영양소를 생각해서 먹는다.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유튜브로 홈트레이닝 영상을 보며 하체 운동에 집중하는데, 그것만 잘 따라 해도 허벅지가 타들어가는 듯하고, 땀이 비 오듯 온다고. 자기 전에 승모근과 목을 오일로 풀어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도트 무늬 붉은색 비키니는 Daze Days 제품.

도트 무늬 붉은색 비키니는 Daze Days 제품.

도트 무늬 붉은색 비키니는 Daze Days 제품.

Photographs by YOO YOUNG KYU
헤어 | 이에녹
메이크업 | 오가영
로케이션ㅣ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현지은 HYUN, JI EUN
179cm, 32-24-34inch, 250mm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합기도를 했어요. 모델 데뷔하면서 그만뒀는데, 그 이후로 근육이 빠졌죠.” 수줍게 얘기하는 그녀는 조용한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게 합기도라는 의외의 운동으로 몸을 다졌다. 아주 말랐지만 근육이 고르게 분포된 탄력과 적당히 볼륨감 있는 가슴과 엉덩이까지. 모델로서도, 여자로서도 누구나 좋아할 만한 체형을 가진 그녀는 일상에서 운동을 이어가는 편이다. 의식적으로 많이 걷기, 조깅하기, 양치할 때 스쿼트 동작과 설거지할 때 다리 들기와 같은 예. 연어를 무척 좋아해 연어회, 연어 구이, 연어 샐러드, 연어 스파게티 등등 모든 음식에 연어를 곁들여 먹는 ‘연어 다이어트’를 병행한다.

반짝이 스톤 스티커를 붙인 검은색 하이웨이스트 브리프는 Daze Days, 크리스털 장식 플랫폼 힐은 Sergio Rossi 제품.

Photographs by YOO YOUNG KYU
헤어 | 이에녹
메이크업 | 오가영
로케이션ㅣ잠실 팀랩월드
작품명ㅣ 크리스탈 유니버스(Crystal Universe)

혜박 HYE, PARK
178cm, 33-24-34inch, 250mm
tvN의 리얼 뷰티 쇼, <팔로우 미>에서 최근 자신의 몸매 관리 비법을 공개한 혜박. 그녀의 SNS만 팔로해도 알 수 있듯, 누구나 알 만한 운동 마니아다. “저는 몸무게를 재지 않아요. 근육이 많아지면 몸무게가 올라가기 마련이에요. 그걸로 스트레스받고 싶지는 않아요.” 운동하는 사람들 가운데 ‘눈바디’라고 부르는 용어로, 오로지 거울에 비친 모습으로 자신의 바뀐 몸을 그때그때 확인하며 몸매를 확인한다. 12년 전 데뷔 당시. 무조건 마르기만 한 몸이 좋았다면 지금은 근육이 올라 탄탄한 몸이 예뻐 보이는 식으로 시점이 바뀌었다. 그래서 최근 집중하는 부위는 복근과 허벅지. 실내 사이클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근육만 쓰기에 동선과 능선이 다양한 야외에서 자전거를 타며 근육량을 늘린다. 특히나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시애틀에서 남편과 즐기는 더할 나위 없는 취미이자 운동이다.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흰색 브라톱은 Dior 제품.

반짝이 자수가 새겨진 니트 톱과 은색 롱부츠는 Dior, 밴드형 브리프는 Calvin Klein Underwear, 크리스털 장식 헤드 피스는 Stephen Jones by 10 Corso Como 제품.

로고 밴드 브리프는 Calvin Klein Underwear 제품.

Photographs by YOO YOUNG KYU
헤어 | 김선희
메이크업 | 오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