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의 스타일리스트로 알려진 브랜든 맥스웰을 그저 가가의 친구로만 기억하긴 아쉽다.
맥스웰 브랜든은 레이디 가가를 떼어놓고 봤을 때도 아주 훌륭한 디자이너다. 그는 아메리카 패션 디자이너 위원회의 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미셸 오바마의 드레스를 만들면서 명성을 얻었다. 더 놀라운 건 당시 그가 겨우 2년 차 디자이너에 불과했다는 사실. 맥스웰은 주로 테일러 재킷과 시가렛 팬츠, 점프슈트, 그리고 검정이나 아이보리색 크레이프와 새틴으로 만든 홀터넥 드레스를 만든다. 한눈에 봐도 알 수 있는 럭셔리 의상이다. 그런데 그가 만드는 럭셔리 의상에는 기존의 럭셔리와는 조금 다른 면모가 보인다. “밤에 집에 돌아온 소녀가 혼자서 등에 달린 드레스 지퍼를 내리는 모습은 마치 서커스의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상시켜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면 이것을 더 쉽게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죠.” 입는 이를 헤아리는 섬세함이 담긴 맥스웰의 컬렉션은 소비자들과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심지어 그는 모델들이 무대에서 얼굴에 미소를 띠고 워킹할 수 있도록 하며, 의상을 구매한 이도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패션쇼는 전형적인방식으로 통일되는 경향이 있어요. 다들 같은 머리에 같은 메이크업을 하고, 살짝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워킹하죠. 저는 옷을 입을 때는 반드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매장에 있을 때 바가지 머리를 하고 화가 난 얼굴로 빠르게 걷는 여성을 상대로 판매하지 않잖아요. 여자 형제들과 자란 오빠로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소셜미디어에서 제 컬렉션을 우연히 접한 한 소녀가 제 옷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는 것이에요. 이 소녀는 흑인뿐만 아니라 원주민, 아시아인, 그리고 히스패닉 누구나 될 수 있죠.”
알다시피 맥스웰은 많은 뮤즈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레이디 가가는 그의 열혈 지지자로, 그녀는 그의 첫 쇼에서 백스테이지를 개인적으로 돕기도 했다. 토니 베네트와 함께 가가의 투어용 의상을 제작한 맥스웰은 이제 그녀의 스타일리스트가 아닌 패션 디렉터로 일한다. “그녀의 지원은 늘 진심이에요. 마치 그녀가 노래의 가사 하나하나를 직접 적어가는 것처럼 진실되죠.” 맥스웰은 자신의 열렬한 지지자인 레이디 가가와의 진솔한 우정을 과시했다.
맥스웰은 매일, 하루에 18시간에서 20시간 정도 일하며 다방면의 일을 대부분 혼자 처리한다. 디자인 작업은 저녁에 시작해서 다음 날 아침에 끝나는 일이 빈번하고, 이 작업이 끝나면 또다시 스타일링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팅을 시작한다. 스타일리스트 출신답게 그는 디자인을 할 때 스케치를 하지 않는다. 그런 탓에 컬렉션의 모든 의상은 일일이 피팅 모델이 원단을 착용을 한 상태로 완성되어간다. 이렇게 밤낮없이 일하는 브랜든에게 일하지 않을 때에는 대체 무엇을 하는지 묻자 그는 답한다. “저는 항상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어요. 그리고 늘 1시간 내에 탑승할 수 있는 비행기 티켓을 준비하죠.” 여행을 할 때 비로소 자신이 세상에 존재함을 깨닫는다고 말한다.
이어 지난 대통령 선거 또한 자신에게 꽤나 난감한 일이었다고 그는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이유인즉슨 그가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선거 때 사람들과 버스를 타고 여러 주를 다니며 그의 지지 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이 여성에 관해 말하는 것 중 일부가 저를 너무 화나게 만들었어요. 제게 여성의 권리와 게이의 권리는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죠. 저는 학교에 갈 때마다 오늘도 또래에게 맞겠구나, 무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나겠구나, 생각하곤 했던 끔찍한 시기를 보냈고, 그 안에서 저를 지켜준 건 바로 예술이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빛이 될 것이라 믿어요. 궁극적인 제 목표는 여성들이 제가 그들 옆에 있으며 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항상 제가 있음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거예요.”
- 포토그래퍼
- CHARLOTTE WALES
- 글
- 리 카터
- 에디터
- 김신
- 모델
- 조앤 스몰스
- 헤어
- 마크 쉬크렐리
- 메이크업
- 젠 마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