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햇살과 뜨거운 열기가 온몸의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계절, 여름이다. 하지만 높은 기온과 넘치는 유분, 자외선이 부르는 피부 스트레스 또한 만만치 않다. 이들로부터 피부가 자유로울 수 있도록 피부 시스템을 재정비하자.
온도를 낮춰라
‘여름 노화’라는 말은 뜨거운 열기로 인해 진피층의 콜라겐이 느슨해지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일단 눈에 보이는 상태를 진단해보자. 피부가 열(햇빛)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모세혈관과 모공이 확장되고 피부는 건조해진다. 하지만 변화는 피부 속에서 진행된다. 피부가 건강한 상태의 온도는 31°c인데 여름에는 피부가 햇빛에 단 15분만 노출되어도 피부 온도가 40°c를 훌쩍 넘겨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인 MMP가 급증한다. 이렇게 생기는 피부의 열 손상을 방지하려면 얼마나 효율적으로 화끈거리는 피부의 열을 제어하는지가 핵심이다. 그래서 여름이면 쿨링 제품이 전면에 나서는 거다. 만일 쿨링 제품에 담긴 멘톨 성분이 내 피부에 자극적이라면 화장품을 냉장 보관하자. 이때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단연 마스크다. 일시적으로 피부의 온도를 낮춰 모공을 수축시키는 동시에 마스크 속에 담긴 농밀한 유효 성분의 침투로 피부 탄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젤 타입의 제품일수록 쿨링 효과가 크고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주니 참고할 것.
마이너스의 미학
수은주가 눈에 띄게 올라가는 순간 여름용 화장품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피부가 변덕스러운 계절에 제대로 대항할 수 있도록 제품의 기능과 질감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다. 찬 바람과 혹한에 피부를 꽁꽁 싸매기 위해 두텁게 여러 번 도포하던 화장품을 한 꺼풀씩 벗겨내야 하는 거다. 더하는 것이 아니라 덜어내기다. 마이너스라는 키워드는 컨투어링이 아니라 스킨케어에도 필요하다. 여름에도 피부가 건조하다고 제품을 아낌없이 듬뿍 바르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수분과 영양 모두 피부 속으로 제대로 흡수되지 않을뿐더러 유·수분 균형이 깨지니 피부 겉은 피지로 번들거리고, 피부 속 수분은 증발해버린다. 푹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아침, 콧등이 지나치게 번들거리거나 얼굴 표면을 티슈로 눌렀을 때 유분이 많이 묻어 나온다면 스킨케어가 과해 피지 과잉 상태라는 신호다. 이럴 땐 스킨케어 단계를 확 줄이거나 무겁지 않게 수분과 유분을 공급해줄 제품 한두 가지만 바르자. 단, 하나를 바르더라도 제대로 바르는 게 중요하다. 먼저 토너 타입의 에센스를 서너 번에 걸쳐 발라 피부 속까지 수분을 확실히 넣어주거나 화장솜에 듬뿍 적셔 양 볼과 이마에 5분 정도만 얹어줘도 피부 보습과 결, 톤이 달라진다. 다음 단계는 수분을 피부에 잡아두기 위해 필수인 유분 공급이다. 모공을 막지 않는 가벼운 질감의 순도 높은 에센셜 오일을 한두 방울 손에 떨어뜨리거나 수분 에센스에 한 방울 섞어서 피부를 지그시 눌러주는 느낌으로 바른다. 지성 피부라면 ‘매티파잉’이라 명명된 제품으로 과도한 피지를 조절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1. Cosme Decorte 모이스처 리포솜
다중층 리포솜이 피부 속 수분을 오랫동안 잡아둔다. 세안 후 바로 바르면 다음 제품의 흡수력을 높여 스킨케어 단계를 줄일 수 있다. 60ml, 16만8천원.
2. Caudalie 비노수르스 SOS 써스트 퀀칭 세럼
빛과 자외선에 잔뜩 예민해져 뭘 발라도 성나기 일쑤인 피부가 되었다면 오가닉 그레이프 워터와 포도씨 폴리페놀이 듬뿍 처방된 이 세럼 하나로 피부를 케어하자. 30ml, 5만원.
3. Belif 뉴메로 10 에센스
세안 후 물기를 닦고 10초면 날아가는 수분을 잡아줄 에센스. 세안 후 2~3방울 펌핑해 바르면 다음 제품의 보습 효과가 극대화된다. 75ml, 3만4천원.
4. Jullai 슈퍼 12 바운스 씬 오일
오미자부터 콜리플라워, 아티초크, 석류, 블랙베리 등 12가지 식물 추출 성분에 아사이 베리 오일 등이 처방되어 세럼처럼 가벼운 텍스처의 페이스 오일. 바르는 즉시 쏙 스며들어 촉촉함만을 남긴다. 30ml, 6만1천원.
5. Estee Lauder 뉴트리셔스 마이크로 알게 포어 미니마이징
하이드라 로션 냉압착 과정을 거친 해조류의 풍부한 영양 성분이 과도한 피지는 잡아주고, 수분을 채워준다. 지성 피부라면 두 번 정도 겹쳐 바르는 것만으로도 스킨케어가 충분하다. 100ml, 6만3천원대.
6. Rovectin 스킨 이센셜즈 배리어 리페어 페이스 오일
네롤리 에센셜 오일이 피부 속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해주고 피부 장벽을 튼튼히 해준다. 30ml, 4만2천원.
7. SK-II 페이셜 트리트먼트 에센스
미네랄, 아미노산, 비타민 등이 풍부한 피테라TM 성분이 가득한 워터리 에센스. 팩 대신 사용하거나 세 번 정도 겹쳐 바르면 에멀션만 덧발라도 스킨케어가 충분하다. 230ml, 21만원대.
8. Bobbi Brown 레미디 스킨 리바이버
시금치와 케일 발효 성분, 그린 알게 추출물이 지친 피부에 힘을 주고, 피부 톤을 개선한다. 세안 후 2~3방울을 바르고 그날의 스킨케어 단계를 결정해도 좋다. 14ml, 6만5천원대.
여름 수분의 법칙
유·수분 균형이 맞춰진 탄력 있고 쫀쫀한 피부를 여름에는 유지하기 힘들다고 생각했다면 당신의 여름 모이스처라이징 방법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제일 먼저 수분 부족을 판단하는 쉬운 방법은 눈동자에서 아래로 내려온 선과 콧방울에서 수평으로 연결한 선이 만나는 지점인 볼 부위 피부를 위로 밀어 올렸을 때 가로로 형성되는 잔주름의 양이다. 당연히 잔주름이 많거나 피붓결이 울퉁불퉁할수록 수분 부족이라는 신호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피부에 수분을 집중적으로 보충할 수 있을까? 먼저 스킨케어 시작 전 스팀타월로 얼굴을 덮은 뒤 양 손을 이용해 얼굴 전체를 누르듯 마사지하자. 이러면 까칠했던 각질이 말랑해지면서 제품 흡수력이 배가된다. 너무 건조해져서 무얼 발라도 각질이 일어난다면 얼굴에 수분크림(건성이라면 오일을 한두 방울 떨어뜨릴 것)을 듬뿍 발라 충분히 마사지한 뒤 스팀타월로 닦아내자. 피부가 촉촉하고 탱탱해지는 걸 바로 느낄 수 있다.
1. Chanel 이드라 뷰티 마이크로 크림
피부의 수분량을 책임지는 카멜리아 추출물과 피부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블루진저 추출물이 마이크로 버블에 담겼다. 피부에 버블이 닿는 순간 효능이 활성화되어 보다 확실하고 안정적으로 수분을 공급해준다. 50g, 12만원.
2. Hera 아쿠아볼릭 하이드로 젤 크림
탱글거리는 젤 크림으로 피부에 가볍게 발리지만 수분감은 꽉 채워준다. 연꽃 추출물이 피부 속 수분이 마르지 않도록 도와준다. 50ml, 5만8천원대.
3. Darphin 하이드라스킨
라이트 젤 타입의 수분 크림으로 살리코니아 성분이 피부 속 수분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버터플라이 라벤더 성분이 수분이 날아가지 못하도록 잡아준다. 50ml, 6만8천원.
4. Clinique 마이크로 써지 하이드레이팅 수퍼차지드 컨센트레이트
수분 자석 폴리머가 피부의 수분 손실을 막아주고, 수분을 피부 속으로 끌어당긴다. 바르는 즉시 수분광이 탱탱하게 살아난다. 48ml, 5만9천원대.
5. Iope 히아루로닉 세럼
자작나무 수액 성분과 마이크로 히알루론산 성분이 피부 깊숙이 수분과 영양을 채워준다. 45ml, 4만5천원대.
6 La Prairie 스킨 캐비아 에센스 인 로션
캐비아 워터 성분이 피부에 수분을 즉각적으로 공급하고, 다음 단계 제품의 효능을 높여준다. 150ml, 29만5천원.
7. Dior 하이드라라이프 딥 하이드레이션 소르베 워터 에센스
고농축된 수분감과 동시에 피붓결을 매끈하게 다듬어 빛이 감도는 피부로 가꿔준다. 40ml, 9만원대.
8. Guerlain 수퍼 아쿠아 세럼
아쿠아 콤플렉스 기술이 피부 속 수분에 숨겨진 불순물을 제거해 깨끗한 수분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도록 도와준다. 50ml, 28만8천원대.
9. Clarins 하이드라 에센셜 쿨링 젤
마다가스카르 출신의 칼란코에 잎 성분이 피부 본연의 수분 저장 능력을 높여준다. 50ml, 6만2천원.
여름을 위한 클렌징
피지와 메이크업이 뒤범벅이 되었다고 무조건 ‘뽀드득’ 소리가 나는 세안을 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열과 자외선에 한껏 자극받은 피부는 제아무리 피부 밀도가 두꺼운 지성 피부라도 한순간에 예민쟁이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각질이 잦아들 날이 없는 지성 피부라면 아무리 작더라도 알갱이가 있는 스크럽은 피하고 AHA나 BHA 성분이 담긴 액체 상태의 클렌저로 딥 클렌징을 하자. 모공의 블랙헤드가 심하다면 주 1회 정도 머드 팩이나 클레이 팩을 사용한 뒤 차갑게 식힌 알코올 프리 토너 를 듬뿍 바른 화장솜을 얹어주고, 건성 피부라면 스팀타월을 다시 한번 활용하자. 스팀타월을 씌운 뒤 클렌징 오일을 듬뿍 묻혀 마사지하면 각질이 자연스럽게 탈락되어 세안하면서 수분을 뺏길 염려도 거의 없다. 다음은 클렌저를 살펴볼 차례. 여름일수록 피부 타입을 막론하고 ‘솝-프리’라고 표기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지가 피부를 알칼리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알칼리성를 띠는 비누 성분은 피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약산성 클렌저로 피부의 pH 농도를 맞춰주는 것이 현명하다.
촉촉하게 투명하게
피부 속까지 수분을 잡아둘 똑똑한 수분 제품을 모았다.
- 에디터
- 송시은
- 포토그래퍼
- YOO YOUNG KYU
- 모델
- 최아라
- 헤어
- 메이크업
- 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