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베일을 벗는 ‘신상’ 자외선 차단제 서바이벌의 서막이 올랐다. 진화를 거듭하며 쏟아져 나오는 자외선 차단제 중 국민 프로듀서만큼 엄격한 당신에게 꼭 맞는 제품을 찾아주기 위한 가이드.
주목해주세요
172 이번 시즌 자외선 차단제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요소는 어떤 ‘필터’를 사용했느냐이다. 자외선 차단제의 화학적, 물리적 필터에 대해서는 한 번쯤 들어봤을 터다. 화학적 필터를 사용한 자외선 차단제는 로션처럼 부드럽게 발려 많은 이들이 선호하지만 예민한 피부라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 화학 필터 성분이 자외선을 적외선 등으로 환원시키는 과정에서 화학 반응과 열 반응이 일어나 피부의 온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피지 분비가 증가하면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이나 여드름과 같은 트러블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도 피부 트러블을 자주 일으키는 옥토크릴렌과 파바(Paba) 성분을 배제하거나 하이포알러제닉 테스트, 논코메도제닉 테스트 등을 통해 안정성이 입증된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어, 본인의 피부에 맞는 안전한 제품을 사용하면 피부 트러블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는 광물성 성분이 피부에 얇은 막을 형성해 자외선을 피부에서 반사해 피부를 보호하는 것으로 무기 자외선 차단제라고도 불린다. 피부에 흡수되지 않아 민감성 피부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안전하지만 뻑뻑한 발림성과 피부가 허옇게 뜨는 백탁 현상이 단점으로 꼽히곤 했는데, 최근 유화 기술과 흡수제 배합법이 진화하면서 사용감이 한결 개선된 제품이 눈에 띈다. 마치 프이머를 바른 듯 피부를 코팅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른 후 바로 메이크업해도 들뜨거나 뭉치지 않는 SK-II의 ‘애트모스피어 극광 프로텍터’나 백탁 현상을 일으키는 징크옥사이드 성분에 코팅을 입혀 투명하게 발리도록 하는 오리진스의 ‘닥터 와일 메가 디펜스 UV 디펜더’가 대표적이다. 진화를 거듭한 화학적, 물리적 필터도 주목할 만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화학적 필터와 미네랄 필터의 장점을 결합한 오가닉 스크린이다. 물이나 오일에 녹지 않고 피부에 흡수되지도 않아 안전하고, 광 안전성이 뛰어나 최근 가장 핫한 자외선 차단제 필터로 떠오르는 중이다. 이번 시즌 출시된 제품 중에는 피토메르 ‘선 리셋’과 노에사 ‘선 프로텍션’이 대표 아이템이다. 피토메르는 헬리오프로텍트라는 물리적 필터 성분이 피부 표면을 보호하고, 화학적 필터 성분인 마이크로 알게가 피부 속에 들어가 자외선에 의해 손상된 피부 단백질을 복구하는 원리다. 이처럼 두 가지 필터가 결합된 제품은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 특유의 백탁 현상이 거의 없을뿐더러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의 장점인 부드러운 발림성이 더해져 만족스럽다. 이 밖에 올해부터 UVA를 차단하는 지수인 PA가 기존 3등급에서 4등급까지 확장된 것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PA 등급을 기존 3등급에서 4등급으로 확장하는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PA++++’를 표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별별 자외선 차단제
도심 공해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안티폴루션 제품부터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 가벼운 초경량 자외선 차단제까지,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구하는 안티폴루션 자외선 차단제
안티폴루션 제품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특수 코팅된 입자가 피부 표면에 얇은 막을 씌워 대기 중의 먼지가 피부 속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거나, 미세먼지가 음전하라는 점에 착안해 마치 자석의 N극과 N극처럼 같은 전하끼리는 서로를 밀어내는 원리를 적용한 제품, 그리고 미세먼지에 의한 피부 트러블을 완화하는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피부 자극을 줄여주는 제품이 그것이다. 제품이 추구하는 기능만 보면 마치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론 기타 기관을 통해서도 안티폴루션 기능을 입증할 만한 인증 절차가 마련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오는 5월 말부터 기존 기능성 화장품 분류였던 자외선 차단제를 단독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화장품법 시행을 앞두고 있으나, 미세 먼지와 관련된 별도의 인증 절차를 마련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는 표시광고 실증제를 통해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소비자가 더욱 꼼꼼히 살펴보고 구매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검증 방법이 없는 셈이다. 결국 안티폴루션 자외선 차단제는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제품이 아니며, 미세먼지로 인한 피부 자극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제품으로 인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민한 당신을 위한 저자극 자외선 차단제
자외선 차단제만 바르면 눈이 시큰하고 피부에 트러블이 생기는 예민한 피부라면 피부에 흡수되지 않는 100% 무기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길 권한다.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와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성분표에서 티타늄디옥사이드나 징크옥사이드 등의 성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에코서트는 화학적 자외선 차단 필터의 사용을 금하고 있어서 에코서트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면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라는 의미니 안심하고 사용해도 좋겠다.
가벼운 제형의 덧바르기 좋은 자외선 차단제
원칙적으로 SPF나 PA 지수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은 것은 맞지만, 실제로는 물이나 땀, 햇빛 등 외부의 물리적인 자극으로 인해 계속해서 지워지기 때문에 이론처럼 자외선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SPF 지수가 30 이상이면 실제 UVB가 차단되는 효과는 거의 비슷하다고 보는 경우가 많기에, SPF 30의 제품을 수시로 덧바르는 것이, SPF 50의 자외선 차단제를 한 번 바르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여름의 가장 큰 변수는 바닷가나 수영장이다. 흔히 워터프루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해결될 거라 생각하지만 워터프루프 또한 물에 닿았을 때 100% 자외선을 차단해주는 제품은 아니기 때문이다. 워터프루프 제품이라고 한들, 물속에서 완벽하게 자외선 차단 지수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니 지속적으로 덧발라야 한다. 다행히 덧바르기 좋은 다양한 제형의 자외선 차단제들이 대기 중이다. 제형이 가벼워서 메이크업 위에 발라도 밀리지 않거나, 쿠션 혹은 스틱 타입으로 나오는 제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1 La Mer UV 프로텍팅 플루이드 SPF 50 PA+++
마치 수분 로션을 바른 것처럼 촉촉하게 발리고 산뜻하게 마무리된다. 50ml, 15만원대.
2 Lancome UV 엑스퍼트 유스 쉴드™ 아쿠아 젤
피부에 바르는 즉시 흡수되고 많은 양을 발라도 뭉치지 않는다. 30ml, 5만7천원대.
3 Dr.Jart+ 에브리 선 데이 선 밀크
물처럼 흐르는 밀크 제형으로 잔여감 없이 쏙 스며든다. 40ml, 2만8천원.
4 The Body Shop 스킨 디펜스 멀티 프로텍션 SPF 50+ PA++++
에센스 제형의 자외선 차단제로 프라이머를 바른 것처럼 피붓결을 매끈하게 정돈해준다. 60ml, 2만9천9백원.
5 Chanel 에쌍씨엘 젤-크림 UV-폴루션 SPF 50
피부에 처음 닿았을 때는 젤 크림처럼 촉촉하게 펴 발리는데 흡수되고 나면 보송하게 연출해준다. 30ml, 7만2천원.
6 Loreal Paris 유브이 퍼펙트 슈퍼 아쿠아 에센스 SPF 50+ PA+++
수분 에센스를 바르는 듯 촉촉하게 스며든다. 30ml, 2만5천원대.
- 에디터
- 김선영
- 포토그래퍼
- KIM HEE JUNE, EOM SAM CHEOL(제품)
- 모델
- 이혜승
- 헤어
- 백흥권
- 메이크업
- 오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