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프의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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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일, 파리가 아닌 뉴욕에서 치러진 라프 시몬스(Raf Simons)의 2017 F/W 시즌 맨즈 컬렉션 현장. 펑크 정신과 뉴욕의 영감이 깃든 백스테이지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디자이너, 라프 시몬스를 만났다.

<W Korea> 뉴욕에서 당신의 이름을 건 남성복 쇼를 처음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에 영감이나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인가?
RAF SIMONS 우선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고맙게도 나를 매우 환영해준 뉴욕에도 말이다. 사실 이번 컬렉션은 뉴욕이라는 도시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 처음으로 뉴욕을 경험하는 젊은이의 사고 방식을 떠올리며 접근했으니까. 그들이 흠모하던 도시에 와서 발견한 신선한 매력이랄까. 뻔한 관광지인 자유의 여신상과 ‘I love you’ 문구 같은 것 역시 새롭게 해석하고 싶었고 말이다. 내가 지난 20년 동안 뉴욕을 방문하며 느꼈던 건 지금과는 매우 다르다. 뉴욕에서는 많은 일이 새롭게 일어나고 있고, 그 기운은 완전히 다른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난 옛날로 돌아가 처음으로 이 도시를 경험했던 순간의 느낌을 지금의 뉴욕의 상황에 담아 표현하고 싶었다.

뉴욕에서 일어나는 변화 가운데 당신이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주제가 있나?
‘펑크(Funk)’다. 단, 심미적인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본래의 펑크 정신이 지닌 의미와 생각을 담고자 했다. 즉, 젊은 세대(Youth)의 반응이 그것이다. 그들은 펑크 정신의 표상으로서 패션 코드를 창안했다. 정치적 의사에 대한 일종의 감각적인 표현으로서 말할 수 있고, 다시 생각하고, 믿는 것을 위해 일어서는 펑크의 에너지를 담고 싶었다. 이것이 나의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표현의 일부로 새로운 무드와 태도를 강조하고 싶었다. 특히 이번 컬렉션의 키워드인 남성성과 여성성의 ‘대조(Contrast)’, 처음 뉴욕을 경험하는 젊은이의 ‘순진함(Naivety)’, 그리고 펑크 정신이 지닌 ‘인식(Awareness)’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강조해 컬렉션 곳곳에 녹여냈다. 또 가장 일상적인 것부터 정교한 소재까지 다양한 시도를 했다. 유스 프로젝트라고 적힌 테이프를 코트의 벨트처럼 허리에 감아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곁들였고, 고급스러운 실크 재킷이나 여성스러운 골드 주얼리도 선보였다.

디자인 과정에서나 쇼를 진행하는 동안 당신의 비전이나 뉴욕적인 감각에 대한 느낌이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뉴욕에 대한 느낌은 처음과 같다. 여전히 이 도시를 영감이 넘치는 사람들의 도시이자 신생의 에너지가 가득한 곳으로 여긴다. 나는 특히 내가 사는 곳과 어디서 왔는지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뉴욕의 거리에는 엄청난 자유가 있고 또 그 자유가 깃든 유스 컬처의 패션 코드는 굉장히 매력적이다.

당신은 펑크를 젊은이의 반응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뉴욕은 사회적 반응의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
우리는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말하고, 관찰하고, 행동해야 한다. 나 같은 사람이 패션을 통해 영감을 주고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나는 행복하게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 표현할 것이다. 또 궁극적으로 청년에게서 영감을 얻는 컬렉션이었지만, 역으로 그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도 항상 생각한다. 브랜드는 나이를 먹지만 여전히 청년을 생각하며 디자인한다는 건 좋은 에너지를 가져온다. 그 에너지를 우리가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상품화해서는 안 되지만 젊은 세대가 지닌 강하고도 단단한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도록 도울 수는 있지 않을까. 특히 청년들은 순진함을 넘어 두려움이 없기에 강하다. 이처럼 두려움이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뿐만 아니라 패션과 예술 및 건축 분야에 있어서도 우리는 더는 두려워하지 말고 행동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함께 대처하고 좀 더 강해져야 한다.

이러한 역동적인 젊은 정신이 본질적으로 창의성에 어떻게 기여하나?
10명이든 또는 10만 명에게 메시지가 도달하든, 이러한 수적인 부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나는 목소리가 있다면 바로 지금부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창의성이다.

에디터
박연경
포토그래퍼
Nick DeLieto(backstage)
진행
이길배, 최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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