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범한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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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웨이 위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패션 듀오, 오디너리 피플 디자이너 장형철, 스타일리스트 채한석과의 수다.

의 카메라 앞에 선 스타일리스트 채한석과 디자이너 장형철

W KOREA의 카메라 앞에 선 스타일리스트 채한석과 디자이너 장형철.

디자이너에게 든든한 조력자란 컬렉션을 자기다움으로 채우면서 동시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흡수해 진화하고 발전하는 데 힘을 주는 귀한 존재다. 서울컬렉션을 통해 성장을 거듭하고, 몇 번의 해외 쇼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17 F/W 피티 워모에서 열정적 쇼를 마친 이 콤비, 장형철과 채한석이 그런 관계다. 오디너리 피플의 데뷔 이후 두 번째 시즌부터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둘 사이에는 상반되지만 불꽃 튀는 대단히 조화로운 에너지가 흐른다. 축구를 좋아하는 상남자 타입의 디자이너 장형철, 그리고 변화하는 패션계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섬세함과 연륜 넘치는 스타일리스트 채한석. 열정과 끈기로 피티 워모 쇼를 마치고, 해외 프레스와 바이어의 관심을 독차지한 둘을 만났다.

피티 워모에서 선보인 2017 F/W 오디너리 피플 컬렉션.

피티 워모에서 선보인 2017 F/W 오디너리 피플 컬렉션.

피티 워모에서 선보인 2017 F/W 오디너리 피플 컬렉션.

컨셉코리아를 통해 쇼를 진행한 한국 디자이너 중 유독 많은 포스팅이 올라왔고, 쇼가 끝난 직후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오디너리 피플이 그토록 관심을 받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장형철 해외 쇼를 위해서 프린트와 색깔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그 변주가 좋았다고 하더라. 실용적인 면도 고려해야 해 내 특기인 코트, 패딩 점퍼 같은 외투에 특히 공을 들였다.
채한석 접근 가능한 옷이라는 점이 좋은 평을 얻은 것 같다. 실험적인 스타일이나 사진으로 봤을 땐 예쁘지만 실제로 부담스러운 디자인은 마니아층의 반응이 좋은 편인데, 오디너리 피플은 이번 쇼를 통해 지금의 패션계가 요구하는 ‘웨어러블한’ 면모에 부응했다고 생각한다.

스타일링에 있어서 특별하게 신경 쓴 부분은?
채한석 형철이 만든 컬러 의상을 믹스 매치하는 데 집중했다. 원래 컬러 플레이를 즐기는 편인데, 쇼적으로도 보다 풍성하고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레이어링했다. 또 스카프를 허리에 매서 걸을 때 휘날리게 한다거나 벨트를 목걸이처럼 활용하는 등 액세서리 활용법도 신경썼다. 동시에 그런 요소들이 지나치지 않게, 절제미가 드러나도록 했다.
장형철 벨벳 터틀넥 톱처럼 런웨이에서 극적인 무드를 더할 수 있는 피스를 만들기도 했다. 니트에 비즈를 장식하는 등 수고스러운 과정도 있었지만 쇼에서 보니 보람이 있더라. 최근 남성복이 더욱 웨어러블해지고 있지만, 그조차 예쁘게 포장해서 선보이고 싶었다.

백스테이지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장형철 테마가 뭐냐는 것(웃음.)

그렇다면 이번 2017 F/W 시즌 테마에 대해서 이야기 해달라.
장형철 ‘OMGMSF’이다. 풀어서 말하면, ‘Oh My God, Me So Fine’.
채한석 그 단어는 바로 내가 어릴 적부터 쓰던 이메일 아이디에서 따온 것이다. ‘나 너무 잘났어. 나 이 정도는 잘 알아’라는 의미의 말이다. 패션적으로 풀자면, 핑크 팬츠 같이 남들에겐 부담스러울 수 있는 스타일을 센스 있는 잘난 척으로 표현해보려 한 거다. 자신감과 당당함이 패셔너블한 애티튜드에서 필수인 것처럼.

아직 해외 멀티숍 등에 입점된 상태는 아닌데, 이번 쇼를 계기로 바이어의 반응에서도 긍정적 신호가 보였나?
장형철 파리에서 쇼룸을 진행할 예정이다. 열심히 준비했고,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힘든 2주를 보냈는데, 세일즈 미팅도 많이 잡혀서 희망이 보인다. 한국 디자이너들의 경우 쇼피스 판매를 잘 하지 않고 세컨드 레이블로 회사를 운영하는 게 현실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쇼피스를 적당한 가격대로 판매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보고 싶다. 분더샵 등 국내 멀티숍에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

이번 쇼를 준비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채한석 모델을 하루에 200명 넘게 보고 캐스팅해야 해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결국엔 모델들이 모여 있는 곳에 직접 나가서 마치 길거리 캐스팅을 하듯 번호표를 나눠주며 즉흥적으로 캐스팅을 진행했다. 대부분 마음에 들어 흡족했다.

젊은 디자이너와 연륜 있는 스타일리스트의 조화는 새롭다. 보통 젊은 디자이너들은 또래와 일하기 좋아하는데?
채한석 룩북으로 인연을 맺었는데. 처음에 만났을 때 형철에겐 다소 고지식한 부분이 있어서 그걸 좀 트위스트해 새로운 방향으로 컬렉션을 이끌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형철 자체가 고급스러운 감성이 있고, 나와 작업했을 때 가장 만족도를 느낀다고 하니 서로 잘 맞는 것 같다. 형철은 정말 아이디어가 많은 친구다. 그의 참신하고 혁신적인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일은 내게도 참 보람 있는 일이다.
장형철 대화하고, 일하는 데 있어서 나이에서 오는 불편함은 없다고 생각한다. 일을 하면서 배울 점도 정말 많고, 무엇보다 채한석 실장님이 오디너리 피플 일을 나보다 더 본인의 일처럼 열정을 쏟아주시니 언제나 고맙다.
채한석 형철의 남자다운 감성을 내가 보다 섬세하게 채워 완성해주고 싶었다. 나는 단순한 사람인데, 형철은 나보다 더 고단수인, 잠재력 넘치는 디자이너다. 옷을 잘 만들고 핏을 잘 이해한다. 하지만 뭔가 아니다 싶으면 냉정하게 바로바로 이야기해 고쳐나간다. 누군가는 내게 오지랖이 넓다고도 하겠지만, 정말 내 일같이 임하고, 형철의 능력을 이끌어내는 게 내 몫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장형철 밀란과 파리 등 해외의 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려보려고 한다. 남성복, 여성복을 섞어 판매처도 넓혀가는 것도 목표다.
채한석 카페 형태의 자그마한, 개성 있는 플래그십 숍을 론칭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오디너리 피플 디자인의 강점을 꼽는다면?
장형철 입고 싶은 옷을 잘 만든다는 것! 기분 좋은 옷!
채한석 형철 특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해내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오디너리 피플 쇼 백스테이지 전경.

오디너리 피플 쇼 백스테이지 전경.

에디터
백지연
포토그래퍼
JUNG JI 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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