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캡틴 판타스틱>을 관람하면 일러스트레이터 곽명주가 그린 엽서들이 따라온다.
극장가에 굿즈가 계속 출몰하고 있다. <라우더 댄 밤즈>의 마스킹 테이프나 <할머니의 먼집> 포스터 속 분홍 스웨터 그대로 제작된 브로치는 영화와 상관 없이 탐나는 아이템이었다. 올초 영화 <캐롤>이 불 지핀 영화계 굿즈들은 관객을 끄는 데 꽤 몫을 해냈을 것으로 짐작한다. 실제로 굿즈를 모으기 위해 여러 차례 극장을 찾는 이들도 있었으니. 아이돌 굿즈의 경우 필수적으로 존재해야 하는 그 속성 때문인지 ‘이걸 누가 사?’라는 대사가 육성으로 터져 나오는 것들이 적지 않다(누가 사나 싶지만 다 사주는 팬들이 있다). 영화 굿즈는 좀 다르다. 영화의 감성, 포스터나 스틸컷 등으로 뽑아낼 수 있는 디자인 등에서 굿즈로 발전시킬 만한 요소와 정서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나온 굿즈가 제법 괜찮고, 극장을 가긴 가야겠는데 지금 어떤 영화를 봐야 할 지 모르겠다면, 굿즈 보고 영화를 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주와 다음주, 그러니까 2016년 11월 말이나 12월 초 상황처럼 썩 당기는 영화가 없을 때 <캡틴 판타스틱>의 일러스트 엽서 8종을 알게 된 자라면 눈 한번 번쩍 뜨고 예매에 나서겠다. 개봉일인 11월 30일부터 소진시까지 CGV 압구정,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신촌아트레온, 서면, 대구 등 CGV 각 극장의 아트하우스 상영관에서 관람객에게 선착순으로 증정되는 굿즈다. 일러스트레이터 곽명주가 그린 영화 속 캐릭터와 인생 태도에 관한 메시지가 함께 한다. 세상과 떨어진 숲 속에서 유쾌하게 살던 비고 모텐슨과 아이들이 도시를 찾으면서 맞닥뜨리는 일들을 그린 영화의 울림과 더 없이 간결한 메시지가 어울린다.
- 에디터
- 권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