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WORLD 박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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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현재 이들의 초상이 한국 문화의 한 장면을 구성한다. 더블유매거진닷컴과 더블유코리아가 함께 만난 서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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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경

드론이 안양천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며 부감으로 도시를 비춘다. 긴장을 고조하는 효과음이 흐르면서 미술 작가들의 이름이 자막으로 스쳐간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알록달록한 풍경 속에 일상이 펼쳐져 있다. 미술 작가이자 기획자, 영화감독인 박찬경이 연출한 올해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 트레일러가 화제였던 건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의 참혹한 조악함과 대조적이어서 더 그랬을지 모른다. “형(박찬욱 감독)이 런던에서 갑자기 잘 만들었다고 문자를 보냈더라구요. 전시 참여 작가인 바이런 킴은 트레일러에 작서품의 모티프를 얻었다는 이야기도 했고요.” 그러고 보니 최근의 정치 스캔들과 결부되어 시끄럽기 오래전부터 그는 한국 사회와 문화를 구성하는 중요한 주제지만 외면받은 주제인 무속을 꾸준히 다뤄오기도 했다.

2016년은 어떻게 보냈나?
2014년 미디어시티 서울 예술감독을 하느라 2년 가까이가 비었다. 2014년엔 일을 했고, 2015년은 놀고 쉬었다. 오랜만의 본격 신작인 <시민의 숲>을 가지고 얼마 전 타이페이 비엔날레에 다녀왔는데, 국내에서는 내년 초의 개인전에서 프리미어를 갖게 될 거다.

뉴욕의 티나킴 갤러리에서도 개인전이 있었다.
뉴욕에서의 첫 개인전이라 나에게는 중요했다. 분단이나 냉전, 그리고 무속 신앙 관련된 영상과 사진을 모은 세미 회고전이었다. 남북 관계에 관심이 많은 관객들이기 때문에 흥미롭게 받아들인 것 같다.

최근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트레일러가 알려졌는데, 본편 격인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는 한참 전에 만들어진 영화다.
2010년에 안양에서 두어 달 지내면서 만든 100분 정도 분량의 장편 다큐멘터리였다. 만화경으로 들여다보듯이 한 도시의 아이덴티티를 역사나 노동, 여러 관점에서 구성했다. 주최측에서는 매년 참여 작가들에게 안양을 알릴 수 있는 교육용 자료로 유용하게 썼다고 하더라. 오랫동안 안양에 사신 분들이 좀 많이 봤으면 싶었는데, 올해는 다행히 극장 상영을 했다.

안양이 그렇다면, 당신이 살고 일하는 서울은 어떤 도시인가?
서울은 내가 태어나 자랐지만 잘 알 수가 없는 도시다. 정현종 선생 시 가운데 ‘눈 감 으면 고향이 눈 뜨면 타향’이라는 구절이 아마 서울에 어울릴 것 같다. 유럽의 복지 국가 도시들이 지루한 천국이라면 서울은 재미난 지옥일 수도 있겠다.

올해가 가기 전의 계획은?
추워지면 뭘 하기가 힘드니까 그전에 작업을 많이 해놔야 한다. 내년 전시와 함께 그동안 썼던 글을 책으로 내게 된다. 본격 평론이라 하기는 어렵지만 평론에 가까운 잡글을 모을 거다.

미술과 영화 작업을 오가는데, 조만간 장편 상업영화를 찍을 거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시나리오 단계인데 상업영화는 예산이 워낙 많이 들어가니까 만들어지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 빨라야 2017년 말이나 2018년에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피쳐 에디터
황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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